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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소원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무릎을 꿇은 채 힘없이 유리창에 몸을 기댔다. 육경한의 아파트는 8층, 순찰 도는 보안요원이나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고개를 들면 쉽게 노출되는 위치에 있었다.

소원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육경한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남은 샴페인을 긴 유리잔에 채운 뒤, 소원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시라는 듯 눈짓했다.

"흘리지 말고 다 마셔."

소원은 피부가 알코올에 젖어 따끔거리는 고통을 참으며 욕설을 내뱉었다.

"육경한, 너 정말 제 정신 아니야!"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소원은 육경한에게 잡혀 강제로 술을 들이켜야만 했다.

"커, 쿨럭...."

소원은 사레에 걸려 기침을 멈출 수 없었다. 삼키지 못한 샴페인이 입가를 타고 흐르며 턱을 적셨다. 온몸에서 샴페인 냄새가 진동했다.

곧 컵이 바닥에 떨어지며,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 과정에서 소원의 팔뚝에 생채기가 생겼다. 그가 한쪽 무릎을 꿇더니, 소원의 턱을 거칠게 잡아 비틀었다.

"그래, 나 미쳤어."

소원은 기침하느라 제대로 그의 말에 대꾸하지 못했다.

"그럼 넌 뭐야?"

육경한이 소원의 뺨을 툭툭 건드리며 비웃었다. 그녀는 샴페인이 눈에 들어가 쓰라린 와중에도 그의 모욕적인 언사에 분노가 치밀었다. 소원은 자신의 기분을 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뱉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그러자 육경한도 화난 표정으로 그녀의 턱을 더 억세게 잡아 올렸다.

"다시 말해봐."

소원이 차갑게 그를 응시하며 다시 말했다.

"넌 여자 괴롭힐 줄만 알지? 이 더러운 놈!"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육경한이 그녀를 유리창에 밀치며 목을 졸랐다.

"이 정도로는 교훈이 안 됐나 보네."

그렇게 그의 분풀이가 시작되었다. 소원은 반항했지만, 남자의 힘에 밀려 결국 그에게 유린당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육경한이 멀끔히 씻은 모습으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가 나른한 표정으로 침대에 기댄 채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희뿌연 연기 사이로 소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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