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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열심히 따라왔더니, 상대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있었다. 이준혁은 자존심이 상했다. 게다가 윤혜인은 이제 주훈에게 사모님이라고도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다른 남자의 차에 올라타기까지 하다니,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미움받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경찰관이 둘을 보며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거예요? 아는 사이에요, 모르는 사이에요?"

이준혁은 끈질긴 경찰관이 상당히 거슬렀지만, 일단 짜증을 억눌렀다. 그는 윤혜인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은 채, 당당하게 대답했다.

"남편이에요."

그 말을 들은 윤혜인은 순간 사고가 정지됐다. 그녀는 이준혁의 품에서 벗어나려 애썼지만, 그가 더 세게 끌어안는 바람에 소용없었다.

"헛소리 좀 하지 마세요."

양쪽에서 계속 상반된 대답이 들려오자, 경찰관이 또다시 물었다.

"이분 남편 맞나요?"

윤혜인은 이준혁의 변덕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까는 물론이고, 전에 술집에서 마주쳤을 때도 이준혁은 매우 냉랭한 태도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남편이라고 주장하다니, 정말 황당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 전까지 경찰관이 떠날 것 같지 않아, 얼른 설명했다.

"지금은 아니에요. 전남편이에요."

이준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애써 화를 참으며 경찰관에게 말했다.

"여기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하지만 경찰관은 믿음이 안 가는지 계속 머뭇거렸다. 결국 참다 못한 이준혁이 자신의 신분증 번호를 불러주며 상황이 일단락 되었다.

"앞으로 이쪽에 문제 생기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

그제야 경찰관은 안심한 듯 아까 윤혜인을 공격했던 남자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이제 남은 건 마을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준혁을 마치 구세주처럼 붙잡고 비켜주지 않았다.

좀 전에 그가 윤혜인의 남편이라고 자청했던 것을 그들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윤혜인이 안 된다면, 돈 있어 보이는 남편한테라도 매달리자는 심산이었다.

이때, 주훈이 미리 인출한 현금다발을 가지고 외쳤다.

"받을 돈 있으신 분들, 다 이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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