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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구운은 그런 그의 표정에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윤혜인만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

윤혜인이 고개를 위아래로 살짝 끄덕였다. 이준혁은 그런 한구운의 태도에 화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지난번에도 안 좋게 끝났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마주치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이준혁이 이를 갈며 말했다.

"정말 끈질기네”

마주 보고 있던 둘의 눈빛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건 제가할 말 아닌가요?"

한구운이 콧방귀를 뀌며 맞받아쳤다.

"분명 이혼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건 예의가 아니죠. 행동가짐을 조심해야 할 건 제가 아니라 그쪽인 것 같네요."

이준혁의 귀에 이혼했다는 말이 꽂혔다. 윤혜인과 그는 법적으로 이혼 도장을 찍긴 했지만, 끝난 사이는 아니었다. 적어도 이준혁한테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한구운이 사정도 모르고 자꾸 끼어들려 하자, 분통이 터졌다.

이준혁이 한구운의 멱살을 잡으며 위험하게 말했다.

"그럼 그쪽은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끼어드는 거지?"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지자, 윤혜인이 급히 이준혁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대로 가다간 또 이준혁이 한구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준혁 씨, 이거 놔요."

그는 놓고 싶지 않았지만, 윤혜인의 눈빛에 담긴 긴장감에 어쩔 수 없이 한구운을 놔줬다.

이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구운은 안 되고, 질 안 좋다고 말했잖아. 이 남자랑 자꾸 엮이지 마."

누구든 그의 눈에 거슬리면 다 나쁜 사람으로 둔갑하는 논리, 윤혜인은 이제 지긋지긋했다.

이준혁이 계속해서 불쾌한 티를 내며 말을 이어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인간은 절대로 안 돼. 내가 분명히 말했어."

윤혜인은 화가 나 물었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요?"

"널 위해 하는 말이야."

"참 고맙네요."

두 사람은 분명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구운은 왠지 모르게 연인 사이에 낀 병풍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참다 못한 그가 윤혜인의 말을 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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