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5화

윤혜인이 다급히 둘을 말리며 외쳤다.

"싸우지 마요! 그만들 하라고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이준혁이 잠시 멈칫한 순간, 한구운이 또다시 도발해왔다.

"그쪽은 끝났겠지만, 나랑 혜인 씨는 이제 시작이야. 두고 봐, 혜인 씬 반드시 나랑 결혼하게 될 테니까."

이 말을 들은 이준혁은 또다시 도발에 넘어가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지만, 이내 윤혜인이 달려오는 모습에 팔을 내렸다.

그 틈을 타, 윤혜인은 얼른 이준혁을 밀치고 한구운을 부축했다.

"괜찮아요?"

한구운은 마지막엔 공격을 멈췄지만, 이준혁은 멈추지 않고 계속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었다. 누가 봐도 한구운이 더 많이 다친 상황이었다. 그녀가 이준혁이 아닌 한구운을 걱정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였다.

한구운이 고개를 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괜찮아."

그 모습을 본 이준혁은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윤혜인의 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정말 저 인간 선택할 거야?"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윤혜인은 빚지는 걸 유독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안 그래도 차까지 얻어 탔는데, 한구운이 그녀 때문에 이준혁한테 맞기까지 하자 윤혜인은 그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매우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이준혁 씨, 왜 이렇게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저희 이혼한 사이잖아요. 함부로 제 사람한테 손대지 마세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윤혜인은 한구운을 부축해 차로 향했다.

이준혁은 자신이 마치 외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주먹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좌절과 무력감, 온갖 감정들이 그의 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윤혜인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 이준혁이 차갑게 말했다.

"윤혜인, 저놈 따라가면 우린 정말로 끝이야."

이걸로 협박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가만히 멀어지는 윤혜인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를 붙잡기 위한 이준혁의 발버둥이었다.

윤혜인의 발걸음이 잠시 멈칫했다. 둘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 아이를 잃은 순간 끝난 거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