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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할머니도 안 계시는 마당에, 그녀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어주었던 아기가 떠났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아이마저 빼앗아 가는가?

그동안의 모든 울분을 토해내듯, 윤혜인은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애원했는데...."

그 절망적인 순간, 오지 못할 거면 최소한 신고라도 해줬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다. 그가 한 선택은 정말 최악 중 최악이었다. 조금만 더 일찍 구조가 되었더라면, 아이가 살았을지도 몰랐다. 정말 힘겹게 몸을 웅크리며 아이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이준혁도 그때를 떠올리면 후회돼 미칠 것 같았다. 그가 무릎을 꿇으며 사죄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무리 사과해도 그녀에게 닿지는 않겠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이거밖에 없었다. 죽음 앞에선 인간은 너무나도 무력한 존재였다. 마음 같아선 아이 대신 자신의 수명이라도 주고 싶었다. 윤혜인의 고통과 비교할 바는 안 되겠지만, 그도 아이만 생각하면 바늘이 가슴을 수천 번 찌르듯 아팠다.

윤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쥐어짜듯 그에게 애원했다.

"제발 부탁이야. 더 이상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 않아...."

이 말을 들은 이준혁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온몸에 힘이 빠지며, 입안에서 신맛이 올라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준혁이 단념한 듯 잠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다음 날 오후.

퇴원 절차를 마친 뒤, 두 사람은 함께 이준혁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정법원으로 향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시기를 늦추기 위해 40분 되는 거리를 돌고 돌아 한 시간을 더 돌았다.

두 사람 사이엔 오직 침묵뿐이었지만, 최근 들어 가장 평온한 순간이었다. 윤혜인도 마지막인 마당에 굳이 재촉하지 않고 차에 몸을 맡겼다.

잠시 후,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법원 직원이 다짜고짜 사과부터 건넸다.

"죄송해요. 인터넷이 불안정해서 수리하는 데 조금 걸릴 것 같아요. 괜찮다면 내일 다시 오실래요?"

이준혁의 마음에 희망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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