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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하지만 그것은 그의 착각이었다. 윤혜인은 뒤돌아본 적이 없었다.

깨어나 보니 어느새 그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윤혜인이 아닌, 주훈이 그를 발견하여 병원으로 옮긴 것이었다. 며칠간 스트레스와 불면이 가져다준 결과였다.

그런데 의식을 차린 이준혁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윤혜인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병문안 왔었어?"

앞뒤가 잘린 물음이었지만, 주훈은 단번에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아니요."

이준혁이 단념하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내가 병원에 있다는 거 얘기했는데도?"

"전화드렸어요."

주훈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뭐라고 했어?"

주훈이 윤혜인과 했던 통화를 떠올리며 말했다.

"이미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느냐고, 의사가 아니니 와도 별로 도움이 안 될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혼했으니, 앞으로 대표님 일로 연락하지 말라고도 하셨어요."

그는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이준혁에게 알렸다.

다 듣고 난 이준혁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나가!"

주훈은 망설임 없이 병실을 나섰다. 병실 문이 닫히자마자 안에서 물건들이 날아다니며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이준혁이 분풀이로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있는 것 같았다. 주훈은 그 모습을 보며 결혼에 대한 모든 환상이 깨졌다.

한편, 윤혜인은 사흘 내내 집에 있으면서 생각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흘째 되는 날, 본격적으로 그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처리해 나갔다.

윤혜인은 우선 임수향에게 앞으로 작업실을 못 나가게 될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임향수는 무척 아쉬워하며 붙잡았지만, 지금 상태론 도저히 작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거절했다.

그다음 그녀가 한 것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를 넣는 것이었다. 그녀는 총 두 곳에 지원서를 넣었는데, 하나는 번역일이었고 또 하나는 교육 기관이었다. 모두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소원하고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모든 정리가 끝나 함께 축하하러 외식하기로 했다.

둘은 자연스레 단골 바로 향했다. 소원은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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