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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임세희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계획은 완벽했는데!'

그녀는 모든 과정에 철저히 증거를 인멸했다. 꼬리가 잡힐 일이 없는데, 임세희는 분명 이준혁이 일부러 자신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계속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정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네가 맞은 그 주사, L국에서 들여온 거잖아. 그리고 범인들은 굳이 왜 그 도주로를 선택했을까? 주훈이 수소문해서 당시 주변을 지나가던 차 블랙박스를 찾았어. 브레이크가 통제 불능이었던데? 그 많은 돈을 요구할 정신은 있었는데, 차는 허술하게 고장 난 걸 준비했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아?"

이준혁이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임세희, 증거 인멸 성공했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분명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지만, 임세희는 왠지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구슬픈 목소리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아, 아니야... 오빠,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뜨거운 눈물이 후드득 그의 손목 위로 떨어졌다. 이준혁은 왠지 모를 혐오감이 밀려와 잡고 있던 턱을 매몰차게 내팽개쳤다.

임세희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질퍼덕하고 바닥에 널브러졌다. 얼굴이 바닥에 부딪히며 머리가 울렸다.

"아악!"

임세희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안았다.

하지만 이준혁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임세희, 난 잔머리 굴리는 사람 제일 싫어해. 예전엔 너한테 빚진 것이 있어 계속 봐줬지만, 이만하면 됐잖아? 이젠 남은 것도 없겠다, 널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물론 그도 의심한 적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기억 속 그녀의 존재가 너무 강인하게 각인돼, 매번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도무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그 순간, 가장 이준혁을 막막하게 한 것은 윤혜인을 대면하는 것이었다.

윤혜인은 수도 없이 그에게 임세희의 진짜 모습을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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