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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서강빈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843 챕터

제71화

그 시각, 비오 그룹.이세영이 당황한 듯 대표이사 사무실로 뛰어오며 소리쳤다.“대표님, 영상 하나 보냈으니 얼른 보세요.”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왜 그래?”“서강빈 씨 영상이 쫙 깔렸어요!”이세영이 외쳤다.영상이 깔리다니?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영상을 클릭했는데 서강빈이 오디션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진기준이 내기에 져서 처벌받는 내용이었다.영상을 다 본 후 송해인은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세영도 놀랍고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대표님, 전에 서강빈 씨랑 함께 지낼 때도 의술이 이토록 훌륭한 걸 알고 계셨어요?”송해인은 머리를 내저었다.“아니, 전혀.”그녀도 막막할 따름이었다.서강빈이 의술에 능하다니...게다가 한의학 대회 오디션 현장에서 불치병 환자를 바로 치료해 준 건가?이세영은 씩씩거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아니나 다를까 나쁜 남자였네요! 대표님 몰래 한 수 숨겼다니! 어쩐지 그렇게 쉽게 이혼해 준다고 했어요. 제 살길을 챙기고 재기하기 위해서잖아요. 그게 아니면 한의학 대회에 왜 나가요? 게다가 일부러 현장에서 병을 치료해 장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잖아요. 이건 분명 작정하고 대표님 망신 주려는 거예요. 본인과 이혼한 게 얼마나 큰 착오인지 알려주기 위해서라고요. 정말 심보가 너무 나쁘네요! 잠깐, 그 인간 설마 대표님과 경쟁하려는 건 아니겠죠? 대표님, 애초에 서강빈 씨랑 상업 경쟁 계약을 체결했어요?”송해인은 눈썹을 찡그리며 머리를 내저었고 안색이 한없이 일그러졌다.이세영은 여세를 몰아 몇 개의 영상과 송주 현지 카페, 심지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관련 인기 검색어까지 전부 송해인에게 전송했다.“신들린 의술! 송주에 당대 허준이 나타났어!”이러한 타이틀과 기사를 보면서 송해인은 마음이 심란하고 씁쓸하며 분노가 치솟았다.그녀는 재빨리 서강빈에게 전화해 왜 실력을 숨겼는지 캐묻고 싶었다.애초에 숨겼으면 쭉 숨길 것이지 왜 하필 이혼하고 나니 의술을 드러내는 거냐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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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오디션장 안의 회의실에서 김익준은 공손한 태도로 권효정에게 말했다.“효정 씨, 다 준비됐어요.”권효정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휴대폰으로 서강빈이 병을 치료하는 과정을 살펴보더니 존경하는 눈길로 변했다.“멋있어.”그녀는 서강빈에게 홀딱 반해서 미소 지었다.“네?”김익준이 당혹스러워하며 물었다.권효정은 휴대폰을 치우고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아무것도.”김익준은 다 알면서도 미소만 지을 뿐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효정 씨, 사실 서강빈 씨를 각별히 신경 쓰실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강빈 씨 의학 실력으로 구 대회에 나가는 것도 재능을 꺾는 일이에요.”“정말요?”권효정이 두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역시 내가 찜한 남자는 범상치가 않아.’“교수님, 이번에 수시 모집 합격자 명액 3개 모두 정했나요?”권효정이 불쑥 물었다.김익준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지난 2, 3년과 똑같은 기준이에요. 용인 그룹에서 추천한 황시원, 효원 그룹에서 추천한 신주현, 그리고 비오 그룹에서 추천한 박여름 씨까지 세 명이에요.”박여름을 언급하자 김익준은 연신 감탄을 연발했다.“특히 비오 그룹에서 추천한 박여름 씨는 현재 한의학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이라 의술이 뛰어나요. 전에 손인수 신의 아래에서 3년을 공부했어요. 예외가 없다면 이번 구 대회에서 박여름 씨가 1등을 차지할 겁니다.”“비오 그룹이요?”권효정은 두 눈을 깜빡이더니 씩 웃었다.“서강빈 씨 한 명 더 추가해요.”김익준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눈치채고 웃으며 답했다.“알겠습니다, 효정 씨.”...오디션장 입구.서강빈은 전화를 끊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이때 권효정이 쪼르르 달려 나와 웃으며 말했다.“강빈 씨, 이젠 나랑 함께 청성 펜션으로 가볼 수 있죠?”서강빈이 머리를 내저었다.“볼일이 남아서 다음에요.”권효정은 재빨리 그를 잡아당겼다.“가게 때문에 그래요? 걱정 마요. 내가 사람 시켜서 청소랑 인테리어 도와주라고 했어요.”그녀는 서강빈을 차에 태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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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이 질문에 서강빈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송해인에게 시선이 확 쏠렸다.송해인은 일그러진 얼굴로 팔짱 낀 두 사람을 쳐다봤다.권효정이 대놓고 팔짱을 끼는 것은 그녀에게 소유권을 선언하는 거나 다름없다!진기준이 재빨리 해명하려 했다.“아직 그것까진 아니고...”송해인은 아직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그런데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팔이 확 조여왔다.송해인이 선뜻 그에게 팔짱을 꼈다!그녀도 똑같이 도발하듯 턱을 치키고 배시시 웃으며 권효정에게 말했다.“맞아요, 우리도 신혼집 보러 왔어요.”이건 마치 팔짱 끼는 게 뭐가 대수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만 같았다.진기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곧이어 그는 활짝 웃으며 가슴을 쭉 펴고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거만하게 서강빈을 바라보았다.도발하는 듯한 그의 눈빛은 마치 승리를 거머쥔 자처럼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순간 네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두 여자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지만 눈빛은 원수 쳐다보듯 이글거렸다!두 여자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졌다.서강빈과 진기준도 어색한 기류를 눈치챘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이 두 여자가 언제부터 기 싸움 한 거지?’진기준은 잘 알고 있다. 송해인은 지금 일부러 눈앞의 두 사람을 약 올리기 위해 팔짱을 끼고 있지만 그래도 달갑게 이용당하고 싶었다.그녀가 처음 낀 팔짱이니까.몇 초간의 팽팽한 신경전 후에 두 여자가 동시에 시선을 거두고 딴 곳을 바라보며 코웃음 쳤다.그야말로 막상막하의 기 싸움이 아닐 수 없다.넷은 낯선 이처럼 앞뒤로 나란히 주차장을 나서 부동산으로 갔는데 이런 게 바로 운명의 장난일까?별장 보러 온 사람들이 하도 많아 테이블이 딱 하나만 남았다.넷은 어쩔 수 없이 부동산 여직원의 안내로 함께 한 테이블에 앉았다.여직원은 네 사람에게 열정적으로 별장을 소개해 줬지만 서서히 넷 사이에 흐르는 강한 기운을 느꼈다.싸늘하고 숨 막혀서 저절로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여직원은 결국 더는 소개를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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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송해인은 걸음을 멈추더니 아무 말 없이 코웃음 치며 서강빈을 스치고 부동산을 나섰다.진기준도 재빨리 쫓아가며 외쳤다.“송 대표, 기다려.”점점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보며 권효정이 한숨을 내쉬고 다시 서강빈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귓가에 흘러내린 머리를 뒤로 넘기며 활짝 웃었다.“강빈 씨, 나 잘했죠? 강빈 씨도 속이 후련하죠?”그녀가 머리를 넘기는 제스처는 다른 남자들에게 아주 요염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서강빈은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는 머리를 내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할 필요 없어요. 나랑 해인이는 이젠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게다가 해인이는 쉽게 머리 숙이는 여자가 아니라서 효정 씨가 이럴수록 더 세게 나올 거예요.”권효정이 두 손을 들고 웃으며 답했다.“괜찮아요. 난 여태껏 단 한 번도 진 적 없거든요.”서강빈은 속절없이 웃으며 머리를 내저었다.권효정은 맑은 두 눈을 깜빡이며 사악하게 웃었다.“강빈 씨, 만약 오늘 송해인 씨랑 진기준 씨가 정말 신혼집 보러 온 거면 어쩔 생각이었어요?”서강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해인이를 축복했겠죠.”그의 대답에 권효정은 살짝 못 믿겠다는 눈빛으로 두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진짜요? 이젠 전 와이프한테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는 거예요?”서강빈은 대답하기도 귀찮아 앞으로 걸어갔다.권효정은 혀를 날름거리며 쪼르르 달려갔다. 그녀는 뒷짐을 지고 서강빈을 뒤따라갔는데 얼핏 보면 청춘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자 그녀의 머릿결과 새하얀 원피스가 하늘거리며 청순가련한 매력을 한껏 뽐냈다.차에 타자마자 서강빈은 낯선 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전화기 너머로 깍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강빈 씨, 나 공명진일세.”서강빈이 담담하게 물었다.“네, 어르신, 무슨 일이세요?”공명진이 조급히 말했다.“다름이 아니라 서강빈 씨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전화했네. 어젯밤에 자네가 준 복숭아 가지를 집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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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그리고 마당에 심었던 만년청도 잎사귀가 시커멓게 변하더니 이젠 다 죽어가. 더 섬뜩한 건 집에서 예전에 섬기던 옥 불상이 있는데 그 불상도 좀 전에 깨진 거야... 이거 완전히 대흉의 징조잖아!”서강빈도 인상을 찌푸렸다.검은 고양이가 우물에 빠진 것은 확실히 대흉 징조이다!가족 중 두 명이 죽게 된다.그리고 만년청이 시들었다는 것은 공씨 일가의 기운이 다했다는 뜻이다.옥 불상이 깨진 것은 공씨 일가의 자손 후대에 큰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뜻한다!아마도 대를 잇지 못한다는 징조일 것이다!공씨 일가는 대체 무엇을 건드렸기에 자꾸 이런 화만 입는 걸까?“강빈 씨, 우리 집안 살릴 수 있어? 내가 착한 사람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세상 이치를 해하는 짓은 하지 않았네. 자선사업도 줄곧 해왔고 말이야. 강빈 씨, 제발 우리 집안 좀 도와줘, 어서 구해줘...”공명진은 정말 겁이 나서 애원하듯이 말했다.서강빈은 한참 침묵한 후 입을 열었다.“이렇게 하시죠. 제가 이따가 그리로 갈게요. 만약 한을 풀 수 있다면 제가 직접 풀어드리고 만약 못한다면 공씨 일가의 기운도 다한 겁니다.”“그럼 우리 집안은 어떻게 되는 거야?”공명진이 긴장해 하며 물었다.“가문이 무너지고 온 가족이 사망할 거예요.”“으악...”공명진은 놀라서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눈앞이 아찔하여 하마터면 무릎 꿇고 애원할 뻔했다.“강빈 씨, 우리 집안 좀 살려줘. 가족들만 무사하다면 재산은 다 날려도 괜찮아...”“최선을 다하겠습니다.”서강빈이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고 권효정에게 말했다.“공씨 일가로 가줘요.”“네.”권효정이 곧바로 대답했다....권효정과 서강빈이 공씨 일가로 향할 때 송해인은 진기준의 차에 올라탔다.“출발해!”그녀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진기준은 시동을 걸고 일부러 관심하는 척 물었다.“해인아, 괜찮아?”“내가 뭔 일 있어야 해?”그녀가 싸늘하게 되물었다.진기준은 배시시 웃으며 함께 푸념했다.“서강빈 씨 옆에 있던 그 여자분 진짜 별로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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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서강빈과 권효정은 곧장 공씨 저택에 도착했다.이제 막 차에서 내렸는데 서강빈은 별장의 지세와 풍수에 충격을 받았다.그야말로 으리으리하고 지리적 위치와 풍수가 일품이었다!앞에는 명당이 있고 뒤에는 푸른 산이 있으니 전형적인 산과 강을 다 가진 환상의 지역이었다.이런 곳에 살면 수명을 연장하고 재부를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위 구조를 보니 풍수지리 전문가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문 앞에 세워진 두 개의 사자 모형의 바위는 이곳의 풍수와 기운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다만 서강빈은 한눈에 문제점을 찾아냈다.바로 이곳의 풍수와 기운이 다하여 메말라가고 있다는 점이다.게다가 이곳의 풍수는 이미 대흉으로 뒤바뀌고 있었는데 인위적인 요소가 매우 컸다!누군가가 공씨 일가를 겨냥하는 걸까?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권효정과 함께 정원으로 들어갔다.안에 들어서자마자 권효정은 찬바람이 옷깃을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는데 살을 엘 듯 시리고 음산했다.“강빈 씨, 여기 정원이 너무 이상해요. 밖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는데 이 정원은 왜 한겨울 같죠?”권효정이 몸을 떨며 재채기까지 해댔다.서강빈도 미간을 구겼다.“추우면 그냥 밖에 있어요.”“그건 안되죠. 강빈 씨 따라다니면 오늘 분명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있을 거예요.”권효정이 웃으며 답했다.서강빈은 속절없이 고개를 내저을 뿐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정원의 구조를 훑어보았다.정원의 허공에 한줄기 검은 살기가 은은하게 떠다녔다.더 섬뜩한 것은 정원의 네 귀퉁이에 각각 바위가 하나씩 있었는데 네 개의 바위를 본 순간 서강빈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이때 마침 공명진이 가족들과 함께 이리로 달려오며 두 손 모아 인사했다.“자네 왔군. 미안하네, 먼 길 오게 해서... 얼른 안으로 드시게.”서강빈은 고개를 내저으며 네 귀퉁이의 바위를 가리켰다.“어르신, 이 바위들은 언제 놓으신 거예요?”공명진이 의아한 듯 대답했다.“한 달 전에 사업 파트너가 선물로 줬어.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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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단지 그가 풍수지리에 매우 능하단 이유로 명성이 자자하고 송주에서 지위도 꽤 높아 노 천사(天师)라는 칭호를 붙여줬다.하지만 노형석은 워낙 겸손하다 보니 거장이라고만 부르게 할 뿐 천사라는 칭호를 감히 사용하지 못한다.그런 분을 공천호가 모셔 오다니.노 거장이 담담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말씀 편히 하세요 어르신. 오늘 어르신 별장의 풍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걸음 했습니다.”노형석은 서강빈을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코웃음 치며 말했다.“다만 그 전에 어르신께 드려야 할 말씀이 있는 것 같군요. 이런 새파랗게 어린 녀석은 쉽게 믿으시면 안 됩니다. 네 귀퉁이에서 귀신을 부르네, 온 집안이 죽느니 어쩌니 하는 건 들어본 적도 없으니 전부 근거 없는 헛소리예요!”공명진은 흰 눈썹을 찌푸리고 중간에 낀 채 진퇴양난이었다.“저기, 노 거장님, 서강빈 씨 실력은 제가 직접 지켜봐 왔어요. 돈이나 뜯어내는 사기꾼은 아닐 겁니다.”공명진이 얼른 분위기를 완화하려 했다.“어르신이 못 믿겠다면 이쯤에서 관두죠. 난 그저 미리 일깨워줬을 뿐입니다.”노형석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서강빈은 그런 노형석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옆에 있던 권효정이 나지막이 그에게 속삭였다.“강빈 씨, 저분은 노형석이라고 송주 현지에서 유명한 풍수지리 전문가예요. 전에 천주에 있을 때 한 번 뵈었는데 확실히 한 실력 해요.”서강빈이 머리를 끄덕였다.공명진은 한참 갈등하다가 결국 서강빈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저기, 강빈 씨, 그럼 우선 노 거장께 한 번 보이는 건 어때?”서강빈은 아무렇지 않았다.“다 돼요.”공명진은 자신보다 지금 이 오랜 시간 유명세를 떨친 노 거장을 더 믿고 있었다.서강빈은 이해한다는 듯이 더 따지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일을 해결 못 하면 그때 다시 내가 손 볼게요.”“웃겨 정말! 노 거장이 계시는데 너 따위 돌팔이가 필요할까?!”공천호가 비아냥댔다.할아버지는 분명 이 돌팔이에게 속아 넘어갔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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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권효정은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노 거장에게 대뜸 말했다.“이봐요, 어르신, 강빈 씨가 그러는데 당신 해답이 다 맞는 건 아니래요! 공씨 일가의 문제는 꽃병이 아니라고요.”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공씨 일가의 뭇사람들과 노형석까지 전부 경악한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봤다.그중에서도 노형석의 눈빛이 가장 불만스러웠다!공명진이 선뜻 나서며 서강빈을 나무랐다.“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모르면 가만히 있어! 아는 척하지 말고. 나중에 망신당할라.”노형석도 씩씩거렸다.“무식한 놈! 네가 뭔데 날 틀렸다고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주목받고 싶은 거라면 너 오늘 잘못 짚었어.”공명진은 얼른 노형석을 위로했다.“노 거장 말씀이 다 맞아요. 틀림없을 겁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저는 이분 말씀이 틀렸다고 한 적 없어요. 이 꽃병을 놓은 위치가 확실히 문제 되긴 해요. 하지만 다 맞는 건 아니에요. 공씨 일가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 없다고요.”노형석이 버럭 화냈다.“이 자식! 어딜 감히 내 풍수 실력을 의심해! 아주 망언을 퍼붓네, 망할 놈! 내 해답이 다 맞는 게 아니라면 어디 한번 말해봐. 이 집안의 근본적인 문제가 대체 뭐야?”서강빈은 정원의 네 귀퉁이에 놓인 바위를 가리키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바로 저 네 바위 아래에 있어요.”그는 앞으로 걸어갔고 노형석도 씩씩거리며 따라갔다.공명진 일행도 초조해서 따라가며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고 싶었다.“할아버지, 저 자식 어디서 찾아왔어요?”공천호가 불만조로 쏘아붙였다.공명진은 눈을 부릅뜨고 그에게 말했다.“말 함부로 지껄이지 마. 서강빈 씨는 실력 있는 분이야.”어젯밤에 천둥이 칠 거란 그의 한마디에 서강 거장이 식겁하여 운 것만 생각하면 공명진은 아직도 몸이 벌벌 떨렸다.“실력은 개뿔! 그냥 사기꾼 같아요!”공천호가 하찮은 듯이 비웃었다.곧이어 뭇사람들이 정원에 모였다.서강빈은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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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몇몇 사용인이 숨을 헐떡였고 이마에는 땀이 가득 맺혔다.공명진은 아무 말 없이 옆에서 태연자약하게 서 있는 서강빈에게 물었다.“계속 파요, 강빈 씨?”“설마 진짜 이 녀석 말을 믿는 겁니까? 끝이 닿을 때까지 파도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요!”노형석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서강빈은 이렇게 말했다.“계속 파요.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집니다.”“뭐? 계속 파긴 개뿔! 너 우리가 우스워? 네 멋대로 갖고 노니 아주 신나나 봐?”공천호가 포효했다.공명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용인에게 분부했다.“계속해.”“할아버지, 저 사기꾼 녀석 진짜 믿으시는 거예요?”공천호가 초조하게 물었다.공명진은 그를 째려보며 쏘아붙였다.“그 입 닥쳐! 한마디만 더 떠들면 3개월 감금이야!”노형석이 웃으며 말했다.“자식, 성깔 있네. 그래 정 그렇게 파고 싶다면 내가 끝까지 함께할게. 진짜 무언가를 파낸다면 내가 널 스승으로 모신다.”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곧이어 몇몇 사용인들이 계속 아래로 파기 시작했다.또 두 척 팠지만 아무것도 없었다.주위 사람들도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공명진마저 서강빈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 어젯밤 그 일은 진짜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할아버지, 내가 뭐랬어요.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공천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서강빈을 빤히 쳐다봤다.“자식,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릴 준비나 해.”노형석도 비아냥댔다.“아직 할 말 남았어? 이놈아. 감히 내 실력을 의심하다니, 40년 동안 풍수지리에 전념하며 단 한 번도 오차를 낸 적이 없단 말이야!”서강빈은 아무 말도 안 했고 귓가에 떠들어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날카롭게 깊게 파인 구덩이만 바라볼 뿐이었다.살기가 이젠 다 형성됐다!“쾅!”한 일꾼이 삽을 들이댔지만 뭔가 딱딱한 물건에 부딪혔다.“어, 어르신, 진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사용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뭇사람들도 와르르 몰려들었고 곧이어 몇몇 사용인들이 빨간 천으로 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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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헐...그는 아연실색하여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강빈 씨, 강빈님, 제발 저 좀 구해주세요. 우리 집안 좀 살려주세요...”뭇사람들도 횡설수설하며 서둘러 무릎 꿇고 외쳤다.“강빈님 우릴 구해주세요!”서강빈이 머뭇거리자 공명진은 얼른 옆에 서 있는 공천호를 질책했다.“망할 놈의 자식! 당장 강빈님께 무릎 안 꿇어?”강천호는 그제야 정신 차리고 허둥지둥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강빈 님, 제가 큰 인물을 못 알아봤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우리 가족 살려주세요. 난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요!”공천호는 놀라서 엉엉 울었다.뭇사람들이 무릎 꿇고 애원하자 서강빈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맞닥뜨린 일이니 당연히 도와야죠.”곧이어 그는 30분 동안 우선 부적으로 그 네 개 ‘진물’의 살기를 제거하고 사람을 시켜 모조리 불태웠다.그리고 또다시 정원을 십여 분간 돌아다니며 공씨 일가의 풍수를 다시 조절해 주었다.이 모든 걸 끝낸 후 공명진은 문득 몸이 개운해지고 늘 갑갑했던 느낌도 말끔히 사라졌다.그뿐만 아니라 공씨 일가의 다른 사람들도 전부 이런 느낌을 받았다.며칠 연속된 피로가 말끔히 가셨다.심지어 공씨 일가 정원에 휘몰아치던 음산한 바람도 말끔히 제거됐다.집안에서 공명진이 감개무량하여 서강빈에게 말했다.“강빈 씨가 저희 가문을 살려주셨어요. 앞으로 강빈 씨의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이 은혜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그는 말을 마치고 은행 카드 한 장 꺼내 서강빈에게 넘겼다.“강빈 씨, 여기 200억이 들어있으니 어서 받아주세요.”서강빈은 망설임 없이 바로 주머니에 챙겼다.회사와 의원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일을 다 해결했으니 난 이만 가볼게요.”그가 말하고 이제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저쪽에서 노형석이 덥석 다가오며 험상궂은 얼굴로 한참 머뭇거리다가 뜬금없이 두 손을 모았다.“정말 물건을 파내면 강빈 씨를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했죠!”그는 나이가 많은 것도 무릅쓰고 서강빈에게 무릎을 꿇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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