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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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암부원들의 표정을 본다면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본부가 파괴되고 수천 명이 전사했다.이것이 서울 암부 총지휘소의 결말이었다.“현수야, 형님은?”정태웅은 갑자기 천현수의 팔뚝을 잡고 서둘러 물었다.살아남은 암부원들은 강성으로 왔으나 민규현이 없었다. 정태웅은 걱정이 됐다.“형님은... 우리를 지키려고, 우리가 떠날 수 있게 하려고 혼자 남아서 싸웠어. 지금 생사는 불분명해. 어쩌면 국방부에 잡혀갔을지도 몰라.”천현수는 괴로운 얼굴로 말했다.‘뭐라고?’그 말에 정태웅의 두 눈이 벌게졌다.뒤에 있던 박창용 등 사람들은 안색이 확 달라졌다.“현수야, 그 말 진짜야? 민규현 정도의 실력자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국방부에 끌려간단 말이야?”암부 3대 지휘사인 민규현은 세 명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했다.게다가 그는 이미 신급 강자였다.그렇게 강한 그가 이렇게 쉽게 국방부에 잡혀가다니 말이 안 되었다.“총사령관님, 큰형님은 사실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천현수는 거기까지 말한 뒤 뜸을 들였다.“하지만 뭐?”박창용은 서둘러 물었다.“하지만 큰형님을 막은 건 과거 저하 곁의 4대 천왕 중 한 명이었던 청룡이었어요!”‘청룡?’그 이름을 내뱉는 순간 사람들의 안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다들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청룡, 백호, 주작, 현모, 4대 천왕은 과거 윤구주의 왼팔과 오른팔인 동시에 절친한 형제였다.그러나 윤구주가 죽었다고 알려진 뒤로 4대 천왕은 전부 사라졌다.누군가는 그들이 국방부의 박해를 받고 가둬졌다고 했고, 누군가는 네 사람이 윤구주의 복수를 하기 위해 화진을 떠나 10개국으로 향했다고 했다.천현수가 청룡이라는 이름을 내뱉자 윤구주의 표정이 차가워졌다.“천현수, 청룡이 나타났단 말이야?”천현수는 윤구주를 보자 화들짝 놀라더니 서둘러 말했다.“네, 그렇습니다! 저하, 언제 돌아오신 겁니까? 태웅이 형은 저하가 부성국에 갔다고 했었는데요.”천현수는 윤구주가 부성국에 있는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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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그날 밤은 그렇게 끝났다.결말은 한동석이 데려갔던 국방부 사람들이 전부 살해당했다는 것이다.심지어 3대 문벌이 데려온 200여 명의 대가들과 신급 강자 3명까지 죽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이런 것들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천현수가 돌아왔다는 것이다.거실 안.피투성이였던 천현수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그를 통해 사람들은 현재 서울 암부가 전부 반역죄를 판결받았고 서울 각 출입구 모두 완전히 폐쇄되었으며 심지어 크고 작은 버스, 화물차 출입구까지 국방부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천현수는 백여 명의 암부 정예군을 잃은 대가로 겨우 포위를 뚫고 나와서 살아남았다고 했다.그리고 일부 암부 정예군은 여전히 서울에 갇혀 있고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천현수가 서울 암부 쪽 얘기를 이어 나가고 있을 때, 정태웅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그는 반드시 복수하겠다면서 욕지거리했다.사람들이 천현수에게서 서울 암부의 일을 듣고 있을 때 윤구주는 소채은의 방문 밖에 와 있었다.오늘 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윤구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소채은이었다.윤구주가 구양진용혈로 소채은의 시독을 없앤 뒤부터 지금까지 소채은은 여전히 혼수상태였다.진법으로 둘러싸인 그녀의 방 앞에는 거인이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그 거인은 시괴 동산이었다.시괴는 윤구주에게 굴복한 뒤 진정한 문지기가 되었다.윤구주가 문 앞에 서자 동산은 정중하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안에서 대화 소리가 똑똑히 들려왔다.윤구주는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갔다.“구주니? 얼른 와 봐. 채은이가 깨어났어!”소청하는 윤구주가 들어온 뒤 흥분한 얼굴로 달려와서 말했다.고개를 돌려 보니 아름다운 소채은이 완전히 정신을 차린 게 보였다. 그녀는 천희수의 부축을 받으면서 인삼탕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채은아...”사랑하는 사람이 깨어나자 윤구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인삼탕을 마시던 소채은은 윤구주의 목소리를 듣고 흠칫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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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나 몸이 다 나은 것 같아. 완전 괜찮아! 하지만... 조금 배고파. 헤헤!”소채은은 웃으며 말했다.“바보야, 배고프면 밥 많이 먹어. 네 체내의 시독은 내가 깨끗이 없앴으니까 지금부터는 절대 문제가 없을 거야.”“응, 엄마, 아빠가 얘기해주셨어. 구주야. 고마워. 날 살려줘서!”“바보야, 나한테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윤구주는 소채은을 품 안에 안았다.소채은의 부모님은 두 사람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소청하는 천희수에게 눈치를 줬고 두 사람은 조용히 방에서 나왔다.밖으로 나온 뒤 천희수는 붉게 부어오른 눈을 쓸면서 감탄했다.“정말 다행이에요. 우리 딸 드디어 다 나았어요.”“그러게. 이 모든 건 구주 덕분이야. 구주가 아니었다면 우리 딸이 어떻게 됐을지 몰라.”소청하도 감탄했다.천희수는 줄곧 윤구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러나 윤구주가 정말로 소채은을 치료한 걸 보게 되자 이렇게 말했다.“여보, 구주 정말 점점 더 신기해지는 것 같지 않아요? 예전에는 기억을 잃은 정비공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왜 점점 더 달라지는 것 같죠?”소청하는 호탕하게 웃었다.“여보, 나도 비록 구주의 진짜 신분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얘기할게. 우리 소씨 일가는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거야. 그러니까 구주 같은 애가 우리 집안 사위가 되려는 거지!”“그 정도라고요?”“그럼!”두 사람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거실에 도착했다.거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중무장한 창용 부대가 줄을 지어 대문 앞에 서 있는게 보였다.그 외에도 천하회, 백화궁 사람들이 가득했다.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천여 명쯤 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도 십여 대의 탱크가 있다는 점이었다.“세상에! 싸움이라도 났대요? 왜... 왜 군인들이 이렇게 많은 거죠?”천희수는 깜짝 놀라면서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상황을 보았다.소청하 또한 눈앞의 광경에 놀라서 멍해졌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지? 이곳에 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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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박창용, 원성일 등 사람들은 정태웅의 소개를 듣고 소청하 부부를 바라보았다.“저분들이 바로 소채은 씨 부모님이셨군요!”“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세요!”원성일이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중하게 말했다.천희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거실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카리스마가 넘쳤고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자의 분위기가 있었다. 강한 압박감에 천희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소청하의 큰 손을 서둘러 잡았다.소청하도 깜짝 놀랐다.그는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침을 꿀꺽 삼킨 뒤 말했다.“여러분들은 누구시죠?”“아저씨, 아주머니.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저희는 모두 저하의 부하입니다!”천현수가 웃으며 말했다.“저하요?”그 단어를 들은 천희수는 넋이 나갔다.“그렇습니다.”군복을 입은 박창용이 말했다.소청하와 천희수는 박창용이 군복을 입고 있고 어깨에 총사령관 표식을 달고 있는 걸 보았다. 그 순간 소청하는 두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사령관님...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누가 저하라고요?”소청하는 두려워하면서 물었다.박창용은 호탕하게 웃었다.“누구겠어요? 이 세상에 저희 구주왕 외에 누가 우리를 부하로 삼을 자격이 있겠습니까?”“구주왕이요?”소청하는 다시 듣고 깜짝 놀랐다.‘구주? 윤구주?’“세상에, 설마 윤구주를 말하는 겁니까?”소창하는 그제야 뒤늦게 반응했다.정태웅은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그분이 바로 우리 저하입니다. 우리 화진의 왕, 구주왕이기도하죠!”정태웅이 윤구주를 구주왕이라고 하자 소청하 부부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구주왕?화진 최고의 구주왕?소청하 부부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윤구주가 구주왕이라고요? 화진 최고의 구주왕 말인가요?”소청하 부부는 일반 백성들이었지만 화진에서 구주왕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세 살짜리 아이도 구주왕을 알 정도였으니 소청하 부부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리고 구주왕이 화진을 수호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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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하지만 저하께서 정체를 밝히는 걸 꺼리셔서 줄곧 숨겨왔습니다. 저하가 아니었다면 누가 소씨 가문과 조씨 가문, 그리고 강성에서의 문제를 해결해 줬겠습니까?”주세호가 호기롭게 말했다.그 말에 소청하 부부는 그제야 깨달았다.그들은 윤구주가 나타난 뒤로 왜 소씨 가문이 180도 달라졌는지 알게 되었다.SK 제약공장이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온갖 악행을 일삼던 소천홍 부자가 제재를 받은 것도, 조씨 가문과 다른 수많은 문제도 전부 윤구주가 해결해 줬던 것이다.전에 두 사람은 순진하게도 주세호가 소씨 가문을 도운 이유가 소채은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걸 떠올린 두 사람은 지금 당장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사실 윤구주가 왕이었다니, 그것도 화진 최고의 구주왕이었다니!’“하지만... 이상한데요? TV에서는 구주왕이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다고 했는데요?”소청하 부부는 갑자기 떠올라서 말했다.“하하! 이 세상에 누가 우리 저하를 죽일 수 있겠습니까? 저하는 그 지독한 여자가 파놓은 함정 때문에 독에 당해서 죽음의 바다에 빠진 것뿐입니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 형수님과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정태웅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쿵!소청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바다에서 만났다고?’이때 소청하는 윤구주와 제일 처음 만났던 곳이 바닷가였음을 떠올렸다.동시에 그는 자기 딸이 윤구주를 바닷가에서 건져내 살려준 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소청하는 그제야 이해가 됐다.“알겠어요! 사실 우리 화진의 구주왕은 죽음의 바다에 빠진 것뿐이지 죽지는 않았던 거예요. 그리고 그 일로 구주왕은 우리 채은이를 만나게 된 거고요... 알겠어요! 이해했어요! 세상에, 우리 채은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걸까요? 구주왕이 우리 채은이를 사랑하게 되다니, 정말 놀랍네요!”“하하하하! 이제 알겠죠?”정태웅은 웃으며 말했다.소청하 부부는 모든 게 이해가 됐다.그들은 소씨 가문이 이렇게 복이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화진 최고의 왕, 구주왕의 장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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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많이 먹은 뒤 소채은은 허기짐이 많이 줄어들었다.소채은은 배를 툭툭 두드리더니 윤구주의 손을 잡고 말했다.“침대에 오래 누워있었더니 몸이 찌뿌둥해. 구주야, 나랑 같이 밖에 나가서 걷자.”“그래!”두 사람은 손을 잡고 윈워터힐스 밖으로 나왔다.밖은 밤경치가 아름다웠다. 달빛이 환해서 그런지 별이 적었다.소채은은 밖으로 나오더니 의아한 얼굴로 낯선 주변 환경을 둘러보며 말했다.“어, 여기 용인 빌리지 아니었어?”“응. 여긴 주세호 씨의 거처야!”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주 회장님?”“응!”“세상에, 내가 왜 주 회장님댁에 있는 거야? 이건 너무 실례 아냐?”“괜찮아. 주세호 씨는 우리 사람이야. 멋쩍어할 필요 없어.”윤구주가 그녀를 달랬다.그렇다고 해도 소채은은 조금 익숙하지 않았다.마당으로 나오자마자 줄지어 선 중무장한 사람들과 탱크들, 그리고 천하회, 백화궁 사람들이 소채은의 시야에 들어왔다.소채은은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여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심지어 군인들과 탱크도 있네?”소채은은 아름다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오늘 밤 일이 조금 있었거든. 그래서 다들 온 거야.”윤구주는 별거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설명했다.“무슨 일이 있었길래 군인들까지 출동한 거야?”소채은은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윤구주는 당연히 자세히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그는 갑자기 소채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채은아, 너한테 얘기하고 싶은 일인데 들어줄래?”“뭔데?”소채은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나에 관한 일이야.”윤구주는 고개를 돌리더니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너에 관한 일?”“그래. 난 줄곧 너에게 내가 누군지, 예전에 무슨 일을 했었는지 얘기하지 않았지. 하지만 오늘은 너에게 알려주고 싶어.”윤구주는 오늘이 말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어쩌면 화진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그래서 소채은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소채은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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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소채은이 알기론 화진의 구주천왕은 나이가 아주 많은 대영웅이었다.윤구주처럼 젊고 잘생긴 청년일 수가 없었다.그건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소채은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윤구주는 답답했다.“채은아, 정말로 내가 화진의 구주천왕이라는 걸 믿지 않는 거야?”윤구주가 다시 말했다.“당연히 안 믿지!”그 말에 윤구주는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그는 오늘 소채은에게 자신의 진짜 신분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소채은은 알려줬는데도 전혀 믿지 않았다.윤구주가 서글퍼 하고 있을 때 소채은은 갑자기 윤구주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바보야, 내가 말했었잖아. 네가 누구든 난 널 사랑할 거라고. 뭘 무서워하는 거야?”윤구주는 그녀가 해주는 말을 들으면서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그녀의 말대로였다.‘왜 굳이 채은이에게 신분을 밝히려고 한 걸까? 내가 화진의 구주천왕이 아니면 뭐 어때?’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더는 말을 이어 나가지 않았다. 그는 품 안에 그녀를 안은 채 뭇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그날 밤 윤구주는 그렇게 줄곧 소채은과 함께 있었다.그러다 날이 밝기 시작할 때가 되자 그제야 소채은을 데리고 윈워터힐스로 돌아갔다.방문 앞에 도착하자 소청하 부부가 보였다.“아빠, 엄마.”부모님을 본 소채은은 서둘러 그들에게 인사했다.그러나 소청하와 천희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윤구주를 향해 무릎을 털썩 꿇었다.“어? 아빠, 엄마. 뭐 하시는 거예요?”부모님이 갑자기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자 소채은은 넋이 나갔다.심지어 윤구주마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구주천왕을 뵙습니다! 저희가 안목이 없어서 저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저희를 용서해 주십시오!”소청하 부부는 윤구주를 향해 용서를 빌면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그 광경에 소채은은 어리둥절해졌다.“아빠, 엄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구주왕이라뇨?”천희수는 소채은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바보야, 아직도 모르겠어? 구주는 우리 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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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다음날, 윤구주는 아침 일찍 소채은의 방문 앞에 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채은은 여전히 자신을 방 안에 가둬놓고 있었다.윤구주는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다가 거실로 나왔다.거실로 나오자마자 정태웅이 문 앞에 나타났다.“저하! 형수님 이제 저하의 신분을 알게 된 거죠? 아주 들떠 하고 기뻐하지 않으셨나요?”윤구주가 말했다.“넌 그냥 입 다물고 있어.”“네? 왜 그러세요? 형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셨나요?”정태웅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는 세상의 그 어떤 여자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천하무적의 왕인 걸 알게 되면 기뻐할 거로 생각했다.“기뻐하긴. 채은이는 아직도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어. 내 신분을 받아들이기가 힘든가 봐.”윤구주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정말요? 형수님은 기뻐서 환호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대요?”“그게 채은이가 다른 여자와 다른 점이 아닐까?”정태웅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다.“휴, 여자 마음은 정말 모르겠네요.”“됐어. 이 일은 그만 얘기하고 현수와 창용 씨는?”윤구주는 자리에 앉은 뒤 말했다.정태웅이 말했다.“아까 밖에 나갔어요. 지금 불러올게요.”“그래.”잠시 뒤, 정태웅이 천현수와 박창용을 데리고 거실로 왔다. 윤구주를 본 그들은 곧바로 깍듯이 말했다.“저하!”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현수야, 현재 암부원들 전부 연락이 닿지 않는 거야?”“네. 국방부는 저희를 공격하면서 암부의 모든 통신 수단을 마비시켰어요.”그 말을 듣자 윤구주의 얼굴에 살기가 드러났다.한때 윤구주의 친위대였던 그들이, 화진의 정보기관이었던 암부가 한 명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니.“창용 씨, 국방부의 장군들과 고위직 지휘관들 모두 문씨 일가 편에 선 건가?”윤구주는 박창용을 바라보았다.창용 부대의 총사령관인 박창용은 질문을 받고 서둘러 대답했다.“제가 알기론 대부분이 문씨 일가 편에 섰습니다. 그리고 저항한 사람들은 비밀리에 처형당했습니다.”“그런 일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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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세가, 종문, 국방부, 문벌, 4대 서열. 돌아가면 내가 전부 후회하게 해주겠어!”...소채은은 윤구주가 천하를 뒤흔든 구주천왕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그녀는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구주왕은 화진 백성들 마음속의 신화나 전설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신화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라니.다른 사람이었어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채은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구주는 우리 화진의 영웅이자 화진의 왕이야. 그런데 왜 전혀 기뻐하지 않는 거야?”방 안에서 소청하와 천희수는 멍한 표정의 딸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래, 채은아. 구주는 우리 화진의 신이야. 네가 구주를 만난 건 우리 소씨 가문의 엄청난 영광이자 복이라고!”소청하도 말했다.그러나 소채은은 여전히 침묵하며 넋을 놓고 있었다.그녀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아빠, 엄마. 그만 말해요. 사실 전 기쁘지 않은 게 아니에요. 전 그저... 그저 구주가 우리 화진의 신화와도 같은 존재, 구주왕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해서 그러는 것뿐이에요.”소청하는 웃으며 말했다.“바보야, 그건 우리 집안이 운이 좋다는 걸 증명하는 거야.”“맞아, 맞아. 예전에는 내가 안목이 없어서 구주를 얕봤어. 그런데 지금 보니 정말 그러지 말아야 했어.”천희수는 후회하며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잘 됐지. 우리 딸은 천하무적의 구주왕과 만나고 있으니 우리 소씨 일가는 평생 영광을 누리게 될 거야. 아니, 앞으로 대대로 영광을 누리게 될 거야.”부모님의 말씀을 들은 소채은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아빠, 엄마. 구주가 정말로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라면... 저랑 구주가 만나는 건, 제게 너무 과분한 일 아닐까요?”소채은은 갑자기 예쁘장한 얼굴을 들고 말했다.‘응?’“그게 무슨 말이야?”천희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예전에 그러셨잖아요. 결혼하려면 집안이 비슷해야 한다고. 그런데 아빠, 엄마도 보셨다시피 구주는... 우리 화진의 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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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점심때가 되자 윤구주는 소채은을 보러 왔다.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소청하 부부가 보였다.“아버님, 어머님. 채은이 안에 있나요?”소청하는 서둘러 대답했다.“그래.”“그러면 저 들어가 볼게요.”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그런데 그가 문을 열기 직전, 소청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구주야... 너 혹시 우리를 원망하니?”“원망이요?”윤구주는 당황했다.“그래. 우리가 예전에 어리석고 안목이 없어서 널 무시했었잖아. 그래서...”천희수는 용기를 내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구주야, 우리를 원망해도 괜찮아. 우리를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하지만 절대 채은이를 힘들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채은이는 진심으로 널 사랑하니까!”천희수가 말했다.두 사람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말문이 막혔다.“아버님, 어머님.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전 단 한 번도 두 분을 원망한 적이 없어요.”“정말?”천희수가 말했다.“그럼요.”“구주야, 고마워. 예전에는 우리가 어리석었어. 우리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 생기든 절대 우리 채은이를 원망하지는 말아 줘. 너희 지금처럼 잘 만나기까지 쉽지 않았잖아. 만약 우리 둘 때문에 너희 사이가 멀어진다면 우리가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 그래.”천희수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윤구주는 똑똑했기에 그들의 말을 듣고 대충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그런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 단 한 번도 제 신분 때문에 누군가를 싫어한 적이 없어요. 게다가 전 채은이를 무척 사랑하는걸요.”그 말을 듣자 소청하 부부는 그제야 마음이 한결 놓였다.“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우리도 마음이 놓인다.”윤구주는 소청하 부부와 간단히 대화를 나눈 뒤 문을 열고 소채은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에서 소채은은 혼자 멍하니 창가 옆에 앉아 있었다.미풍이 불어와 그녀의 아름다운 뺨을 쓸었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다.“채은아,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윤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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