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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세가, 종문, 국방부, 문벌, 4대 서열. 돌아가면 내가 전부 후회하게 해주겠어!”

...

소채은은 윤구주가 천하를 뒤흔든 구주천왕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녀는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구주왕은 화진 백성들 마음속의 신화나 전설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신화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라니.

다른 사람이었어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채은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구주는 우리 화진의 영웅이자 화진의 왕이야. 그런데 왜 전혀 기뻐하지 않는 거야?”

방 안에서 소청하와 천희수는 멍한 표정의 딸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래, 채은아. 구주는 우리 화진의 신이야. 네가 구주를 만난 건 우리 소씨 가문의 엄청난 영광이자 복이라고!”

소청하도 말했다.

그러나 소채은은 여전히 침묵하며 넋을 놓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아빠, 엄마. 그만 말해요. 사실 전 기쁘지 않은 게 아니에요. 전 그저... 그저 구주가 우리 화진의 신화와도 같은 존재, 구주왕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해서 그러는 것뿐이에요.”

소청하는 웃으며 말했다.

“바보야, 그건 우리 집안이 운이 좋다는 걸 증명하는 거야.”

“맞아, 맞아. 예전에는 내가 안목이 없어서 구주를 얕봤어. 그런데 지금 보니 정말 그러지 말아야 했어.”

천희수는 후회하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잘 됐지. 우리 딸은 천하무적의 구주왕과 만나고 있으니 우리 소씨 일가는 평생 영광을 누리게 될 거야. 아니, 앞으로 대대로 영광을 누리게 될 거야.”

부모님의 말씀을 들은 소채은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아빠, 엄마. 구주가 정말로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라면... 저랑 구주가 만나는 건, 제게 너무 과분한 일 아닐까요?”

소채은은 갑자기 예쁘장한 얼굴을 들고 말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천희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 그러셨잖아요. 결혼하려면 집안이 비슷해야 한다고. 그런데 아빠, 엄마도 보셨다시피 구주는... 우리 화진의 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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