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는 진문숙이 이렇게 말할 거라는 걸 예상하였기에 전혀 놀랍지 않았다. 온이샘의 어머니는 정말 좋은 분이고, 매우 열정적이었다. 안 만나면 모를까, 만난 이상 빠져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아주머니, 그게 아니라, 사실 저는 회성에서 일을 막 끝냈고, 부모님께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이틀 정도 금방 처리하고 돌아간다고 말씀드렸어요.”“이번 출장은 시간이 길어서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했으니, 이틀만 일을 마치고 바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청주에 와서 찾아뵐게요.”차우미는 진문숙의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상 그러는 게 맞았다. 그녀와 온이샘은 지금 단순한 친구 사이일 뿐이었고, 설령 연인 관계라 해도 이렇게 청주에 머물러 있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상냥하고 진심 어린 차우미의 대답에 진문숙은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표정이 부드러워졌다.“회성에서 일을 그렇게 오래 한 거야?”차우미가 대답할 틈도 없이 진문숙이 말을 이어갔다.“내가 이렇게 넓은 청주에서 널 만난 것도 참 드문 일 아니겠니? 넌 안평 사람이고 그동안 회성에서 출장 중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만났다는 건 진짜 인연이 아니겠어?”“우미야, 아줌마 말 들어. 청주에서 며칠 더 머물러. 네 일이 다 끝나면 아줌마가 청주 구경도 시켜 줄게.”“너 청주에 처음 와봤지? 우리 청주는 정말 좋아. 발전도 잘 되고, 환경도 좋고, 역사도 풍부하거든. 너 조각하는 걸 좋아하니까 아줌마가 청주의 옛날 장소들을 구경시켜 줄게. 너 분명히 좋아할 거야.”진문숙은 어떻게든 차우미를 붙잡아 두고 싶었다. 물론 차우미가 머물러 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만날 기회도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말을 마친 후, 문득 떠오른 게 있는 듯, 진문숙은 재빨리 차우미의 손을 꼭 잡으며 빠르게 말했다.“우미야, 네가 청주에 온 걸 이샘은 아예 아줌마한테 말하지 않았어. 우리 완전 우연히 만난 거야, 절대 계획한 게 아니야.”“이 점은 꼭 믿어줘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