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731 - Chapter 734

734 Chapters

제731화

온이샘은 전화를 끊고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았다.여름이 한창이었기에 뜨거운 기운이 가득 차서 모든 것이 밝고 눈부시게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의 말소리, 농구하는 소리, 웃고 떠드는 소리, 그리고 매미 소리가 귀에 들어와 그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봄이 지나 어느새 여름이 왔다. 소리 없이 찾아온 이 여름은 그의 눈에 그 어느 때보다도 눈부시게 피어 있었다.온이샘은 손에 들린 휴대폰을 꽉 쥐고, 뜨거운 눈빛으로 시선을 돌린 뒤, 발걸음을 재촉해 사무실로 향했다.오늘은 금요일,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었다.한편, 진문숙은 온이샘의 감정이 평소와 다름을 느끼고 모든 이야기를 아들에게 털어놓은 뒤, 속을 태우며 아들의 답을 기다렸다.그런데, 아들은 몇 마디만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녀에게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말이다.아들이 이렇게 빨리 전화를 끊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녀는 몹시 당황했다.더 놀라운 건 아들이 청주로 돌아오겠다고 하며 꽤 흥분한 듯 보였다는 점이다.진문숙은 차 안에서 휴대폰을 들고 아들이 했던 말을 계속 떠올렸다.아들의 말투와 감정을 천천히 떠올리며 그가 어떤 표정으로 말했을지 상상하던 순간, 진문숙은 미소를 지었다.아들은 차우미가 그녀 때문에 놀라 도망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하하하...진문숙은 마음이 순식간에 즐거워져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문제는 전혀 없었다. 단지 아들이 그 아가씨를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청주에 있다는 말에 덜컥 놀랐을 것이다.아들은 자신을 잘 알고 있었고, 당연히 차우미도 잘 알고 있었다.자신의 열정이 차우미를 정말로 놀라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진문숙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었다.그러나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이후의 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원래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돌아오게 할 생각이었는데, 아들은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돌아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뒷부분의 계획은 반드시 필요했다.그녀는 이번에는 반드시 차우미를 며느리로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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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차우미는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자료를 찾고 메모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휴대전화가 울리자 차우미는 잠시 멈칫하다가 휴대전화를 들었다.화면에 읽지 않은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발신자는 다름 아닌 나상준이었다.차우미는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나상준의 일이 이제 끝난 것 같다.차우미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내려와.】내려오라는 말에 차우미는 약간 어리둥절해 하며 무언가 떠올랐다.【호텔 앞에 있어?】메시지를 보내고 시간을 보니 어느덧 5시가 넘었다.창밖은 아직 밝지만, 곧 어두워질 것이다.나상준이 아마 방금 일을 끝내고 왔을 것이다.이 시간에 차우미 보고 내려오라고 한 것은 나예은을 보러 가는 건가?떡을 만드는 데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떡을 다 하고 나예은에 찾아가면 벌써 자고 있을 것이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지금 자기보고 나상준 집에 가서 떡을 만들라고 한 게 아니라 다른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떡을 만들고 왔다 갔다 하면 시간이 아주 늦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자신의 추측일 뿐 확실하지 않아서 무슨 일인지 물어봐야 한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무슨 일로 왔는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우리 지금 상준 씨 집에 가서 떡 만들러 가? 근데 떡 만들려면 2시간도 넘게 걸리는데 너무 늦을 거 같은데.】차우미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상준의 답장을 기다렸다.방금 그녀가 보낸 메시지에 나상준은 답하지 않았다.차우미는 책상 위의 자료와 노트를 닫았다.그녀는 휴대전화를 한쪽에 놓고 책상을 정리했다.정리를 다 하고 휴대전화가 땡 하고 메시지가 왔다. 차우미는 휴대전화를 들어 나상준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아니.】차우미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군말 없는 짧은 두 글자의 답장이었다.그녀는 웃으며 가방과 키를 챙기고 방을 떠났다.호텔 입구에 검은 벤츠 한 대가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마치 그곳이 자기 자리이고, 아무도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차우미는 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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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나상준은 서류를 덮고 차에서 내렸다.그는 차우미가 자기한테 여기로 왜 데려왔는지 기다리고 있는 대답이 있다는 걸 눈치 못 챙긴 듯 쳐다보지도 않고 차에서 내렸다.차우미는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려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나상준을 보고 차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무슨 일이길래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는 게 차우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했다.그러나 나상준을 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계속 차에서 내리지 않는 것도 안 된다.차우미는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다만 몇 달 동안 떠나 있던 이곳에 발을 다시 들여놓는데, 3년 동안 살았던 별장을 보며 차우미의 마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떠났을 때 다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찾아왔다. 비록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이상했다.어쨌든 3년 동안이나 살았던 곳이다.마치 한 편의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갑자기 수많은 화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잊었던 기억들이 점점 떠오른다...한때 결혼에 대해 조바심을 하고 불안하고 남편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이곳에 들어왔었다.차우미는 그녀의 결혼도 남들과 같이 남편과 아이랑 같이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리라 생각했다. 얼마나 좋은 집안에 좋은 사람은 바라지 않고 그의 부모님처럼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그러나 기대와 환상이 둘의 결혼일 첫날 밤에 나상준이 업무처리로 떠나면서 식어버렸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는 출장이 집을 비우면서 생기가 있어야 할 집안이 온통 차가운 기운뿐이었다.차우미의 기대와 환상은 사라지고 남은 건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는 상황뿐이다.다 잘 될 거야.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나중에는 자신을 속이기까지 한다.순간, 차우미는 계단 앞에 서서 몇 달 동안 시간에 물들지 않은 별장을 바라보며 모든 게 익숙하고 한 치의 빛깔도 바래지 않고 여전했다.시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다.차우미는 눈동자를 굴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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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집안 청소는 담장하시는 분이 따로 계시고, 차우미가 매일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자신과 나상준을 잘 챙기고 일상에 쓰인 지출을 잘 확인하면 된다.예를 들어, 집 인터리어에 뭐를 더 장만해야 하는지, 어디를 새로 고쳐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 황갑잔치나 결혼식 돌잔치 등 여러가지 일들을 나상준의 도움 없이 차우미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결혼하면 남자가 주로 밖에서 일하고 여자가 집에서 집안일을 한다는 걸 차우미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나상준도 이 점을 잘 알고 그런 일을 차우미에게 맡기면서 말을 아꼈다. 차우미가 하는데로 따르고 돈은 둘이 결혼하고 나서 나상준이 차우미에게 카드 한 장과 집안의 금고 비밀번호와 비상금의 위치까지 다 알려주었다.집안일을 차우미에게 맡기는 게 안심하고, 나상준은 밖에서 일만 잘하면 된다. 금전적인 면에서 나상준은 아끼지 않았고, 심지어 카드에 정확히 얼마 있는지조차 몰랐다. 이혼하기 전까지도 잔액이 부족하다는 말이 없었다.카드 안의 자금은 늘 충분했다.차우미는 결혼하면 하나의 가족이니 니꺼내까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상준이 차우미에게 그러한 권력을 주면서 그녀도 니꺼내꺼 나눌 생각이 없다. 나상준이 준 카드를 쓰든 비상금을 쓰든 그게 나상준 돈이다 아니면 자기 돈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나상준의 것이 차우미의 것이고, 차우미의 것이 곧 나상준의 것이다.이건 차우미가 결혼한 후 들은 생각이다.돈은 충분히 많았지만 그렇다고 차우미가 펑펑 쓰지는 않았다. 써야 할 곳에 돈을 쓰고, 쓰지 말아야 할 것은 쓰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그녀에게 낭비하지 말라고 가르쳤고, 불필요한 지출은 쓰지 않아도 된다고 배웠다.그래서 인간사정에 관해서 필요한 선물, 드리는 상대 그리고 가격대에서는 아끼지 않고, 신경 써야 할 것은 차우미의 계획되로 진행되어 있었다. 차우미로 인해 집이 질서정연하게 꾸려가고 나상준도 밖에서 아무 걱정없이 일을 할 수 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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