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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양지숙은 차우미가 막 나상준과 결혼할 때까지 계시고 결혼 생활이 안정해지면서 오지 않았다.

지금 양지숙이 다시 이 집에 돌아온 것에 차우미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같이 일했던 사람을 쓰는 게 편하다.

차우미는 웃으며 걸어갔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차우미와 양지숙도 한동안 같이 지내서 양지숙은 차우미가 착하고 설질도 없고 성격이 좋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주 훌륭한 집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양지숙은 차우미를 마음에 들어 한다.

“아닙니다. 사모님, 거의 다 준비했으니, 올라가셔서 식사하시라고 내려오도록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반찬이 다 식을 겁니다.”

양지숙은 빙그레 웃더니 부엌으로 가서 반찬을 꺼내왔다.

식탁 위에 놓인 반찬이 대부분 청주 요리가 아닌 안평시 요리였다.

양지숙은 안평시 출신이 아닌 청주 토박이여서 안평시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이게 차우미가 양지숙이 한 반찬에 입이 맞지 않는 이유이다. 양지숙이 차우미가 안평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안평시 음식을 따라 배웠긴 했는데 별로 맛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식탁 위의 놓인 반찬들이 그때와 매우 달라 보였다. 딱 봐도 안평시 토박이가 만든 정통 안평시 요리와 다를 바 없었다.

차우미는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고 위로 올라갔다.

나상준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이지 않았다. 차우미는 그가 서재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이전에 줄곧 유지해 온 습관이다.

나상준이 집에 돌아오면 일하고 일상 속에 그가 필요한 일을 처리하는 게 일상이다. 예를 들어 참석해야 하는 자리에 가든가 하는 것이다.

나상준은 항상 바쁘다.

차우미는 그가 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상준의 이런 모습을 본 차우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관심도 취미도 휴식도 없이 온종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일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을 정도로 늘 바쁘게 일하고 있다.

이런 인생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나상준은 쉬지 않고 하루도 빠짐없이 이런 일상을 지내고 있다.

한 번도 싫증 내지 않고 게으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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