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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나상준은 서류를 덮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차우미가 자기한테 여기로 왜 데려왔는지 기다리고 있는 대답이 있다는 걸 눈치 못 챙긴 듯 쳐다보지도 않고 차에서 내렸다.

차우미는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려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나상준을 보고 차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무슨 일이길래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는 게 차우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나상준을 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계속 차에서 내리지 않는 것도 안 된다.

차우미는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몇 달 동안 떠나 있던 이곳에 발을 다시 들여놓는데, 3년 동안 살았던 별장을 보며 차우미의 마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떠났을 때 다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찾아왔다. 비록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이상했다.

어쨌든 3년 동안이나 살았던 곳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갑자기 수많은 화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잊었던 기억들이 점점 떠오른다...

한때 결혼에 대해 조바심을 하고 불안하고 남편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이곳에 들어왔었다.

차우미는 그녀의 결혼도 남들과 같이 남편과 아이랑 같이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리라 생각했다. 얼마나 좋은 집안에 좋은 사람은 바라지 않고 그의 부모님처럼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그러나 기대와 환상이 둘의 결혼일 첫날 밤에 나상준이 업무처리로 떠나면서 식어버렸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는 출장이 집을 비우면서 생기가 있어야 할 집안이 온통 차가운 기운뿐이었다.

차우미의 기대와 환상은 사라지고 남은 건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는 상황뿐이다.

다 잘 될 거야.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나중에는 자신을 속이기까지 한다.

순간, 차우미는 계단 앞에 서서 몇 달 동안 시간에 물들지 않은 별장을 바라보며 모든 게 익숙하고 한 치의 빛깔도 바래지 않고 여전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다.

차우미는 눈동자를 굴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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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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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차우미는 이혼하면서.. 나상준의 마음도 가져갔다 하더니 결혼생활내내.. 나상준의 입맛도 사로 잡은거야? 이러니.. 나상준이 차우미를 못 놓지!! 든든하게 내조해 주던 차우미가 있다 없으니 당연히 불편함을 느끼고.. 찾게 되는거 아니겠어?? 그러게 있을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더니.. 나상준 반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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