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차우미는 어른이었다. 눈앞의 아이는 세 살이나 네 살쯤 되어 보였고 차우미는 자신보다 아이가 다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여자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저는 안 아파요. 언니한테서 좋은 향기가 나요. 저는 이 향이 너무 좋아요.”아이가 향기가 난다고 말하자 차우미는 잠시 멍해졌다. 향수를 쓴 적이 없었다. 향수 냄새가 불편하기도 하고, 사용하기도 귀찮기도 해서 아예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자신의 몸에서 향기가 날 리 없다고 생각하니, 순간 당황스러웠다.아이의 엄마가 그 말을 듣고 급히 나섰다.“이게 무슨 말이야? 얼른 이모한테 사과해.”아이는 엄마의 단호한 표정을 보더니 금세 순순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언니, 미안해요. 제가 언니한테 부딪혔어요. 화내지 마세요.”아이의 사과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차우미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차우미는 아이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앞으로는 조심해야 해. 부딪히면 아프니까.”“네.”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앞사람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상준이 차갑게 말했다. “가자.” 나상준은 유모차를 밀며 앞서 걸어갔고, 아이에게는 더 이상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차우미는 나상준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의 말을 듣고 아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이의 엄마에게도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나상준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아이와 그의 부모는 나상준 바로 뒤에 줄을 서 있었다.엄마는 나상준의 냉랭한 표정을 분명히 봤기에, 아이가 무언가를 말하려 하자 급히 몸을 숙여 손가락을 입에 대며 소리를 막았다.아이는 차우미가 마음에 들어 계속 말을 걸고 싶었지만, 엄마의 단속에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비밀스러운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듯 아이 역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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