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도착했고 윤아는 그때 잠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의사가 온다는 말에 윤아는 순간 어리둥절해서 미간을 찌푸렸다.“왜요?”정윤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건강 검사라고 들었습니다.”분명 그녀에겐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갑자기 건강 검사지?윤아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 이를 거절했다.정윤이 윤아의 뜻을 전하자 선우가 직접 윤아의 방으로 찾아왔다.“윤아야, 그냥 일상적인 건강 검사와 질문 몇 개밖에 없어. 시간 좀 내주면 안 될까?”선우를 보는 윤아의 눈빛이 곱지 않았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아무 뜻도 없어. 그냥 네가 걱정돼서야.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고 간단하게 검사 한 번 해보려고 그래.”퇴원 얘기를 꺼내자 윤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퇴원 후 다시 한번 진행하는 검사라면 별문제 없지만 이런 검사는 원래 병원에 가서 하는 거 아닌가?왜 의사를 집까지 부른 거지?윤아가 주저하자 선우가 말했다.“지금 날씨도 추워져서 밤에 이렇게 오시기 힘든 거 알잖아. 밖에서 꽤 오래 기다리셨어. 그냥 일반적인 건강 검사와 질문이야. 들어오라고 할까?”뒤에 덧붙인 말이 그래도 먹혔다.윤아는 한참 침묵을 지키더니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윤아는 서구적인 외모를 가진 의사일 줄 알았는데 들어온 사람은 아시안이었다. 그가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야 윤아는 같은 나라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외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니 더 반가웠다.윤아는 윤정이 자기와 같은 도시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진찰이 필요했기에 윤아는 그저 옆을 지키고 있었다.의사는 먼저 윤아의 맥을 짚어보았고 이에 윤아가 놀라며 물었다.“외국에서 진료 볼 때도 진맥을 하시는 거예요?”이를 들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한의학은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 보는 것을 중요시하죠.”윤아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외국에서 자기 나라의 한의사를 만나게 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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