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진은 못마땅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선물을 옆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오빠, 이것은 오빠와 새언니를 위해 특별히 고른 커플 컵이야. 평생 두 사람이 헤어지지 말라는 의미도 있고. 그동안 오빠가 조유진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최대한 오빠를 도우려고 했어. 그런데 오빠가 싫다고 하니 뭐, 어쩔 수 없지. 오빠는 조유진을 좋아하는 게 현수 오빠와의 우정을 배신하는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내 눈에 현수 오빠는 그저 남이야. 오빠는 내 친오빠이고. 나는 당연히 오빠 편이고. 그래서 오빠가 조유진과 잘되기를 바랐어. 그런데 오빠는 내가 오히려 방해만 한다고 하니… 나는 오빠가 너무 안타까워. 하지만 이미 심미경과 결혼했으니 진심으로 축복할 수밖에.”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이찬은 인상을 더욱 찌푸렸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우리가 친남매이기 때문에 네가 더더욱 자수하기를 바라. 이진아, 그렇게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돼.”“오빠, 내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 하지만 잊었어? 몇 년 전, 우리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던 날, 나는 오빠를 구하기 위해 콘크리트 기둥에 깔려 다리가 부러졌어! 그때 구조대원들에게 오빠를 먼저 살려달라고 부탁했고! 오빠,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안 좋게 말할 수 있지만 오빠는 안 돼!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오빠와 내 손을 잡고 말했잖아. 이 세상에 우리 둘만이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앞으로 서로 잘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나는 최선을 다해 오빠를 도왔어. 그런데 오빠는? 나를 위해 한 게 뭐가 있는데?”한바탕 호소를 퍼부은 강이진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렸다.강이찬은 고개를 숙인 채 정색한 얼굴로 서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개를 들어 하나뿐인 여동생을 쳐다보는 강이찬의 눈빛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늦은 시간에 여기까지 온 이유가 고작 가족의 사랑에 대해 말하려고 온 거야? 이진아, 네가 어떤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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