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내는 사장님: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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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은침연명 침술
사기꾼?!방은호의 한 마디에 열댓 명의 명의들은 물론이고 안중헌과 한성균도 의문 가득한 얼굴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그 송 신의의 제자가 자신의 입으로 서준영이 사기꾼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일 리가 있겠는가?그 순간 안중헌의 얼굴이 차갑게 굳더니 당장이라도 서준영을 밖으로 끌어내고 싶었다. 한성균도 식은땀을 잔뜩 흘리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서준영의 의술을 분명히 뛰어난데 왜 갑자기 사기꾼이 되어버린 거지?그때 송강호가 얼굴을 굳히더니 방은호를 훈계했다."방은호 선생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인가!"방은호는 손가락으로 서준영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해명했다."사부님, 저 자가 바로 일전 제가 얘기했던 서준영이라는 자입니다. 그 입만 산 사기꾼이요!"그 말에 송강호가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거기 젊은이, 자네가 바로 내 제자의 의사 가운을 평생 벗게 한 사람인가?"서준영이 옅게 웃으며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처음 뵙겠습니다, 어르신. 네, 제가 맞습니다."송강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수염을 매만지며 웃었다."젊은이, 이 늙은이 얼굴을 봐서 그 내기 취소해 줄 수 있겠나?""그럼요."서준영이 말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송강호는 제자가 수모를 당했는데도 예의를 갖춰 얘기했다. 하여 서준영 역시 쉽게 알겠다고 한 것이었다.그때 하인이 안에서 달려와 큰소리로 외쳤다."작은 도련님, 어르신께서 위독하십니다!"그 말에 안중헌이 다급하게 송강호를 불렀다."송 신의님, 빨리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주세요!"송강호도 사태의 다급함을 알았는지 빠른 걸음으로 안중헌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따라가서는 방문 근처에서 그저 고개를 들어 안을 쳐다볼 뿐이었다.방 안, 창백한 얼굴로 겨우 숨이 붙어있는 듯한 안호철의 옆에는 피를 토한 듯한 자국도 보였다.송강호는 안호철의 맥을 짚어보고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인파 속에 있던 서준영은 단번에 안호철이 곧 죽게 될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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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멈춰!
서준영의 외침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서준영을 바라보았다.이때 방은호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히 지금 어디라고 그런 망발을 지껄여! 빌어먹을 사기꾼 놈이 이제는 우리 사부님 의술에도 태클을 걸어? 이건 우리 사부님 비장의 침술이야!""내가 볼 때 너는 일부러 안 어르신이 깨어나지 못하게 저주를 내리고 있는 거야!"안중헌은 그에 무서운 얼굴을 하며 호통을 쳤다."어이, 네가 감히 우리 할아버지한테 저주를 걸어? 너는 총으로 쏴 죽여도 시원찮을 인간이야!"안중헌은 한성균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서준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안윤아 역시도 잔뜩 화가 나서는 눈을 부릅뜨고 서준영을 향해 말했다."야, 서준영, 송 신의님의 의술을 보고 배가 아픈 건 알겠는데 적당히 해. 이게 어디서 때와 장소를 구분 못 하고 함부로 입을 놀려!"안윤아는 서준영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잠깐이나마 생각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지금 보니 그는 그저 입만 산 어린 애송이일 뿐이었다.아까까지 그렇게 예의를 차리던 송강호도 침을 내려놓고 무서운 얼굴을 하고 서준영을 바라보았다. 그에 한성균이 얼른 서준영의 옷을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 신의님, 그 발언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입니다. 저기서 침을 놔주고 있는 사람은 그 송 신의란 말입니다. 저분의 은침연명 침술로 용진의 높은 분도 구해드렸다고요. 저건 신이 내린 침술이란 말입니다!"그러자 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었다."신이 내린 침술? 내가 볼 땐 아니에요.""저도 송 신의님의 의술이 대단 한 건 인정하는 바입니다만 그 유명한 은침연명 침술을 쓸 상대를 잘 못 고르신 것 같네요. 안 어르신의 몸은 죽어가고 있고 어두운 기운이 아직도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오장육부는 다 손상되었고 심지어는 경맥도 겨루기 상대 때문에 파괴되었습니다. 그 은침연명은 안 어르신의 목숨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앗아가게 될 거란 말입니다!""이게 봐주니까 끝이 없어! 당장 이 입만 산 애송이를 밖으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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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무릎 꿇고 사과하면 치료해 드릴게요
안중헌이 마당으로 뛰쳐나와 보니 아까 서준영을 끌고 나갔던 두 명의 경비대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서준영은 손을 털더니 차가운 얼굴로 막 달려 나온 안중헌을 바라보았다.그때 두 명의 경비대 중 한 명이 가슴을 움켜쥐더니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며 외쳤다."소령님, 이 자식 만만치 않은 놈입니다!"안중헌은 미간을 치켜세우며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는 듯 얼른 서준영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팔을 잡으며 외쳤다."서 신의님! 할아버지가 방금 깨어나서는 또다시 피를 토하고 쓰러졌습니다! 부디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주세요!""나도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줘!"안윤아도 뛰쳐나와서는 눈물범벅인 얼굴로 그에게 빌었다.서준영은 안중헌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웃었다."안씨 가문은 다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나 보죠? 저를 죽이려 한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왜 이제야 와서 이런 부탁을 하는 겁니까? 세상 참 편히 살고 계시네요.""이 사기꾼 놈이 어디서 기고만장해져서는! 감히 안씨 가문 작은 도련님에게 이 무슨 무례야! 너한테 기회를 한 번 주겠다고 하면 고맙게 받을 것이지!"언제 나왔는지 방은호가 그들에게로 다가와 상황파악도 못 하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방은호는 자신의 사부인 송강호도 못 구하는 안 어르신을 서준영 같은 사기꾼이 절대 구해낼 리가 없다고 장담했다."참 말이 많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짓 한 번으로 천지간의 영기를 움직이더니 방은호를 향해 손바닥을 힘껏 내밀었다. 그러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방은호가 얼굴을 맞았는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방은호는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 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저 자식 대체 뭐야? 그리고 이 타격감은 또 뭐고? 분명히 손바닥을 내민 것뿐인데 대체 왜?’이때 안중헌 역시 서준영의 비범한 움직임을 보고 깜짝 놀랐다.‘절대 평범한 의사가 아니야. 아까 그건 분명히 무예를 익힌 사람의 움직임이었어. 이건 진기다! 내공 입문까지 도달하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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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몰래 배운 의술
송강호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비록 심기가 불편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웃으면서 물었다.“그렇다면 젊은이가 안 어르신을 구해줄 수 있다는 건가?”서준영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물론입니다. 하지만 송 신의님의 은침을 좀 빌려야 할 것 같습니다.”송강호는 주저 없이 자기 은침을 건네주었다.“나도 젊은이가 어떻게 안 어르신을 구해줄지 궁금하니까 마음껏 써. 사람을 살릴 수만 있다면 선물할 테니까.”“사부님, 안 됩니다! 약의 신으로 불리는 손수호 씨께서 남겨준 은침인데, 그야말로 보물과 다름없죠.”방은호가 들이닥치더니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끼어들었다.그러나 송강호는 웃기만 했다.“괜찮아, 고작 은침인데 뭘. 만약 이 젊은이가 어르신을 살려낸다면 나보다 의술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뜻하는데, 은침을 선물해도 제 주인을 찾아간 셈이지.”“하지만...”방은호는 계속해서 설득하려고 했으나 송강호의 눈짓에 겁을 먹고 찍소리도 못했다.이때, 서준영이 케이스에 담긴 은침을 힐끗 쳐다보았다.가까이에서 관찰한 건 처음인지라 그제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은침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은침에는 영기로 가득했다.‘나쁘지 않군.’약의 신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게 손수호는 역시나 보물을 남겨주었다.만약 자신의 영기까지 더한다면 꽤 괜찮은 법기로 재탄생할 게 뻔했다.영기가 주입된 법기는 주인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서 수련 속도를 높일뿐더러 호신용 무기로도 쓸 수 있다.마침 그는 호신용 법기가 필요한 상황이다.이내 서준영이 손을 들자 케이스에 담긴 39개의 은침이 일제히 하늘로 솟아올랐고, 그의 움직임에 따라 공중에서 한 바퀴 빙 둘러싸면서 원을 그렸다.눈앞의 광경에 사람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그야말로 뛰어난 솜씨였다.송강호도 깜짝 놀랐고, 서준영의 실력에 연신 감탄했다.“쳇, 고작 속임수에 불과할 뿐 잘난 체하기는!”방은호가 불쾌한 듯 투덜거렸다.안중헌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호통쳤다.“다시 한번 그 입 벙긋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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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남녀 사이
5분 뒤 안호철이 깨어났고, 눈을 서서히 뜨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윤아야...”“할아버지? 깼어요?”침대 옆을 지키던 안윤아가 잔뜩 흥분한 채 외쳤다.순간, 방 안의 사람들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어르신이 진짜 깨어났어요!”“서준영의 의술이 예사롭지 않네요. 송 신의님도 실패했는데 젊은 총각이 정말 살려냈어요.”“나이도 어린데 재능도 뛰어나군요.”명의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했고 흥분과 부러움, 존경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반듯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다.반면, 방은호는 어안이 벙벙했다.안호철이 정말 깨어나다니?‘이제 어떡하지?’그는 사람들이 서준영에게 아부하러 다가간 틈을 타서 조용히 도망칠 작정이었다.그러나 방은호가 몰래 빠져나가는 순간, 서준영은 바닥에 놓인 장식품을 발로 툭 차서 그의 무릎을 가격했다.무방비 상태의 방은호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방 선생님, 왜요? 도망치려고요? 방금 어르신이 깨어나면 무릎 꿇고 형님이라고 부른다고 하지 않았어요?”서준영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냉소를 지었다.안윤아가 피식 웃었다. 서준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도 어느샌가 존경심으로 가득했다.그는 원한이 있으면 반드시 갚는 사람인데, 꽤 멋있게 느껴졌다.바닥에 쓰러진 방은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마음을 독하게 먹더니 버럭 외쳤다.“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무릎 꿇고 형님이라고 부르라는 거야?”이때, 안중헌이 다가와 발로 방은호의 배를 걷어찼다. 이내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그를 겨누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약속했으면 지켜야 하는 법이지. 방 선생, 무릎 꿇고 서 신의님을 형님이라고 부를 건가? 아니면 총알을 원하는 건가?”방은호는 패닉에 빠졌다.곧이어 잽싸게 서준영 앞으로 기어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형님,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전 늘 입이 가벼워서 문제이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서준영은 그를 상종하기 싫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 송강호에게 다가갔고, 은침을 돌려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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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법기 제련
안윤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정 원한다면 안 될 건 없지만...”안윤아는 너무 창피한 나머지 말하면서도 스스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서준영은 오히려 호탕하게 웃더니 딱 잘라 끊어버렸다.“하하하, 농담이야. 윤아 씨한테 관심 없거든. 그리고 여태껏 보여줬던 새침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이 내 스타일이지, 이런 고분고분한 모습은 영 적응이 안 되네.”말을 마친 서준영은 뒤돌아서 손을 휘휘 저었다.“작은오빠한테 아직 내 요구를 한 가지 더 들어줘야 한다고 얘기해줘. 윤아 씨의 처방전은 나중에 시간 날 때 찾으러 와.”“한 장군님, 저 좀 데려다주실래요?”한성균이 빠른 걸음으로 뛰어오더니 웃으면서 말했다.“서 신의님, 차에 타세요.”한성균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번에 안호철을 살려줬으니 그의 덕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었다.어쩌면 승진도 헛된 망상은 아니었다.그리고 이 모든 건 눈앞의 서준영 덕분이지 않은가? 속으로 몰래 서준영에게 잘 보여야겠다고 다짐하는 한성균이었다.안윤아는 멍하니 제 자리에 서서 멀어져가는 서준영과 한성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아악! 빌어먹을 서준영! 감히 날 놀려? 관심이 없다고? 내가 그렇게 못났어? 몸매가 별로야? 아니면 얼굴이 마음에 안 들어? 흥! 서준영, 널 갖고 말겠어!”...반면, 서준영이 별장에 도착하자 임현우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준영 씨, 회사 일은 완료했고 단약도 주 사장님께 드렸어요. 한 알을 먹더니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다른 분들에게도 연락해서 나눠주겠다고 했어요.”임현우가 공손하게 말했다.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 넌 회사에 남아 있어. 만약 단약의 출저를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속세를 벗어난 명인이 만든 거라고 해. 나머지는 알아서 하고.”“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고 서준영은 간단하게 샤워했다.그러고 나서 양반다리 하고 송강호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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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싫으면 말고
임씨 의가라니?‘귀에 익은데?’“바로 갈아입고 올게요.”서준영이 미소를 지었다.그나마 격식 있는 옷으로 갈아입고 한소현과 함께 집을 나섰다. 이내 차에 올라타 곧바로 청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차에서 내려 한소현과 안으로 걸어가는 와중에 심드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영 씨, 이따가 식사하면서 대화는 자제해요. 아가씨께서 준영 씨를 부른 목적은 세상 물정을 알게 해주고 싶은 거니까 사업에 관해서는 참견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알겠죠?”서준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알겠어요.”한소현은 그를 흘겨보더니 꼭대기 층에 있는 룸으로 걸어갔다.문이 열리자 하연우가 이미 앉아 있었다.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등이 훤히 드러났고, 옅은 화장까지 더해 세련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 고혹적인 자태를 뽐냈다.서준영을 발견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활짝 지었다.“준영아, 여기 앉아.”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다가가 하연우의 오른쪽에 앉았다.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하연우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소현한테서 노아 제약공장은 네가 대신 해결해줬다고 들었어. 주진우는 이미 해고했고, 도와줘서 고마워.”하연우도 이 사실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서준영이 벌써 한몫하는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서준영이 피식 웃었다.“연우야, 나한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줄게.”하연우는 미소만 지을 뿐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서준영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회사에서 임씨 의가와 거래하는 거야?”하연우가 대답해다.“최근에 의약 관련 투자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임씨 의가는 강운시 한약재 업계 4대 기업 중 하나야.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약재를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얘기를 좀 나눠봐야 하지 않겠어?”그녀의 의중을 대충 알아들은 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슈트 차림에 명품 시계를 찬 부잣집 도련님이 걸어들어왔다.그는 바로 임천이다.“회사에 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요, 오래 기다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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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무릎 꿇어
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마음이 훈훈해졌다.하연우가 임천과 사이가 틀어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임천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했다.용진 하씨 가문의 아가씨 앞에서 어찌 감히 불만을 표출하겠냐는 말이다.그렇다고 하연우를 두려워한다는 뜻은 아니었다.“연우 씨, 그게 무슨 말이죠? 설마 우리 가문과 협력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임천이 쌀쌀맞게 되묻자 하연우가 피식 웃었다.“임천 씨, 강운시에서 한약재 사업하는 곳이 임씨 의가뿐만이 아니잖아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천은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그는 콧방귀를 뀌더니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른 채 미소를 쥐어짜 냈다.“용진 하씨 가문의 따님답게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군요.”이내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하씨 가문에서 선출한 대변인이 당신이었어?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 그 당하고만 산다는 데릴사위이자 전처한테 바람맞은 장본인이 너였어?”서준영은 화를 내기는커녕 무덤덤하게 되받아쳤다.“그게 왜요?”“하하하, 아니야. 단지 같은 남자로서 측은하다고 느꼈을 뿐이지.”임천이 비웃으며 말했다.하연우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천 씨, 서준영은 우리 집안 사람이에요. 이렇게 대놓고 비꼰다는 건 저도 안중에 없다는 뜻인가요?”임천은 즉시 사과하는 척했다.“그럴 리가요! 다만 연우 씨가 안목은 별로 없나 봐요. 이렇게 시답잖은 사람마저 강운시 하씨 가문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니, 어쩌면 아부 떨어서 얻어냈을지도 모르잖아요?”“그만!”하연우가 굳은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임천은 어깨를 으쓱하며 도발적인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더니 경멸이 담긴 말투로 비꼬았다.“정작 본인은 찍소리도 못하는 거야? 어떻게 여자가 대신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 정말 무능하군.”화가 머리끝까지 난 하연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서준영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고, 눈썹을 까딱하더니 임천을 바라봤다.“임천 씨,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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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현가 사람
룸 안은 정적이 감돌았다.갑자기 무릎 꿇은 임천 때문에 하연우와 한소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임천 씨, 갑자기 무릎은 왜 꿇어요? 극진한 대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서준영이 웃는 둥 마는 둥 능글맞게 말했다.임천은 기분이 얼떨떨했고, 정신이 번쩍 들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다리를 삐끗했어!”“다리요? 글쎄요, 임천 씨가 또다시 무릎 꿇을 거로 장담하죠.”서준영이 빙그레 웃었다.“웃기지 마! 난 태어나서 무릎이 바닥에 닿아본 적이 없는데 어찌 너 같은 양아치한테 무릎 꿇을 수 있겠어?”임천이 화가 나서 고래고래 외쳤다.조금 전의 장면이 떠오르자 쥐구멍이라고 숨고 싶은 심정에 서준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서준영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아니면 다시 한번 꿇어볼래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천의 다리가 또다시 구부러졌고,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그제야 임천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다리가 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냐는 말이다. 서준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무릎 꿇으라고 꿇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전 임천 씨에게 줄 세뱃돈이 없단 말이에요.”피식!옆에 앉은 하연우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비록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서준영의 능글맞은 표정을 보니 그가 벌인 짓이라고 확신했다.그제야 낌새를 눈치챈 임천도 버럭 외쳤다.“서준영,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서준영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며 치졸한 수법이나 사술을 쓴 게 틀림없다.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운 임천은 무술계의 각종 대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그중에서 고수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특별한 능력을 갖췄는데, 예를 들어 현가의 장인은 노란 종이 인형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고 했다.설마 서준영이라는 남자가 현가 사람이란 말인가?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했다.“전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헛소리하지 마!”임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서려고 버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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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영무정
곧이어 회색 두루마기 노인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뒷짐을 쥔 채 경고했다.“자네한테 목숨을 부지할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까 당장 무릎 꿇고 레스토랑 손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도련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거라. 그리고 자네가 원기단과요상단을 만들 줄 안다고 들었는데, 조제법까지 넘겨.”그의 말에 임천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도사님이 한 수 위네요!”서준영이 단약을 만들 줄 안다는 사실은 임장덕과 임천이 임씨 의가로 돌아간 다음 연산 도사에게 언급한 바 있었다.안 그래도 연산 도사의 손을 빌려 서준영의 코를 납작하게 하고 싶었는데, 마침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졌다.임천은 싸늘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더니 냉소를 지었다.“서준영, 연산 도사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거야. 이분은 무려 임씨 가문에서 모신 귀빈이자 현가와 영무정의 집사야.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숨은 실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예전에 자기 주제도 모르고 연산 도사님을 도발했다가 결국 목이 날아가고 패가망신한 녀석이 있었거든.”그의 협박에도 서준영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겁먹은 기색이란 찾아보기 힘들었고, 오히려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만약 사과하기 싫다면 어떻게 되나요?”“죽고 싶어?”연산 도사가 버럭 화를 내더니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냈다.이때, 하연우가 초조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임천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설마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서준영에게 손을 대겠다는 뜻입니까?”임천은 고개를 돌리더니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연우 씨, 여기는 용진이 아니라 강운시입니다. 용진 하씨 가문의 따님인 건 알겠으나 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요. 혹시라도 다치게 되면 나중에 저를 탓하지 말고요.”“건방지군요!”하연우는 화가 난 나머지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미간을 찡그렸다.고작 임씨 의가 도련님 주제에 건방지게 그녀가 안중에도 없다니!“오늘 서준영의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해 봐요!”하연우가 싸늘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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