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541 - Chapter 550

693 Chapters

제541화 도발에 실패하다

나는 환생했지만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환생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나를 통제할 수는 있었지만 다른 사람까지 통제할 수는 없었다.그래서 나와 배인호의 사이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모두 그와 연결되었다.민설아가 지금 여기서 나를 욕하는 것보다 차라리 사람을 갖고 노는 하늘을 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그 손 놔.”나의 손을 잡은 민설아를 본 이우범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엄숙한 목소리로 민설아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바로 민설아의 손을 쳐냈다.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병실에서 나오는 배인호가 보였다. 그와 이우범은 이제 가장 큰 라이벌이다. 만나기만 하면 두 사람 표정이 모두 차갑게 변했다.“아직도 안 갔어? 지금 당장 여기서 떠나.”배인호는 민설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배인호도 방금 민설아가 나의 손을 세게 잡은 걸 봤는지 내 앞을 막아서며 민설아와 나 사이의 거리를 떨어트렸다.민설아는 자기를 향한 배인호의 냉담한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았다. 비록 배인호는 예전에도 열정적이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말투에서 거부감이 느껴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화가 나 보였지만 심호흡하며 결국 참았다.“그래요 그럼. 인호 씨 말대로 빈이 이식 수술 진행해요. 그런데 인호 씨하고 일치하던가요?”“아니.”배인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일치한 기증자를 계속 찾을 거야.”비록 기증자 검사에서 빈이가 그의 친 아들이 아니라는 오해가 있었다. 그러나 친 자식이라고 해도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결국 오해는 풀렸다. “언제까지 찾을 작정이에요? 일치하는 기증자가 계속 나타나지 않으면 빈이는 죽기를 기다려야 하나요?”민설아가 배인호에게 물었다.“그럴 일은 절대로 없게 할 테니 걱정하지 마.”배인호의 대답은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간결했고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었다.민설아는 더 말하려고 했지만 이우범이 그녀를 막았다. 두 사람이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에 나는 짜증이 몰려왔다.나는 이우범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Read more

제542화 나를 엄마라고 부르다

“그래요. 그때 가서 빈이 선택에 따르죠. 당신이 후회하지 않길 바라요.”민설아는 이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배인호는 차가운 표정으로 이우범을 바라보았다.“넌 안 가고 뭐 해?”이우범은 배인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내게 던졌다.“아이들을 돌보는 건 참 힘든 일이에요. 아이들을 일찍 데려오는 게 좋을 거예요.”그가 나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나는 이우범의 말 속에 다른 뜻이 있다는 걸 민감하게 알아차렸다.설마 이우범이 뭔갈 아는 건 아니겠지?로아와 승현이를 우리 부모님에게 맡겼다는 사실을 이우범에게 말하지 않았기에 그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우범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일 때문인지 1분 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배인호를 쳐다보았다.“알겠어요.”그는 상대방의 말을 들은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침착한 말투로 배인호에게 말했다.“네가 우리 이씨 가문에 끼친 손해는 꼭 두 배로 갚아줄게.”“기대하고 있을게.”배인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하나도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주 사소한 일이라고 여기는 듯 침착했다.이우범도 회사 일을 처리하러 가는지 더 머무르지 않고 떠났다.나는 배인호와 이우범 사이의 비즈니스 전쟁이 현재 어느 정도 있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나는 더 이상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내 문제가 아니라면 더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병실로 다시 돌아오니 빈이는 이미 침대에서 쉬고 있었다. 빈이의 작은 얼굴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나와 배인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지영 아줌마, 아줌마하고 아빠도 날 버리는 거예요?”“빈이야 어떻게 널 버려? 네 아빠인데 널 버릴 리가 없잖아.”나의 위로가 다소 쓸모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배인호가 자기 피가 섞인 친 아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나는 믿고 있었다.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고개를 돌려 배인호를 바라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Read more

제543화 아이들을 보러 가다

나를 발견한 김미애가 빠르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병세가 많이 안정된 덕분인지 그녀의 안색이 아주 좋아진 것 같았다.하지만 빈이의 문제는 분명히 그녀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더해주었을 것이다.“지영아, 그동안 네가 고생 많았다. 네가 이렇게 우리를 도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김미애는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았다.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도와드리겠다고 했는데 최선을 다해야죠.”김미애의 눈빛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배건호와 함께 빈이를 보로 병실로 들어갔다. 두 분은 빈이를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가슴 아파했다.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나는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그런데 배인호가 나를 따라 나올 줄은 몰랐다.마침 나도 그에게 할 말이 있었다.“인호 씨, 요 며칠 부모님이 여기 계실 거예요?”내가 먼저 입을 열어 배인호에게 물었다.나는 요 며칠 동안 계속 배인호에게서 뭔가 우울하고 냉담해진 느낌을 받았다. 그는 뭔가 고민이 있는 듯 온몸으로 답답한 기운을 뿜어냈다. 나도 요즘 그에게 짜증 나는 일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배인호의 미간은 거의 펴질 새가 없었다. 깊게 파인 미간을 보고 나는 그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이우범과의 비즈니스 전쟁, 민설아의 거짓말, 빈이의 병, 우지훈의 일까지 모두 그가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었다.“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하지만 두 분은 빨리 돌아가시게 할 거야. 왜 무슨 일 있어?”배인호는 나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아이들한테 다녀오려고요. 2, 3일은 걸릴 것 같아요. 근데 돌아와서 빈이가 수술할 때까지 돌봐줄 게요.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나는 배인호의 부탁 때문에 빈이를 계속 보살피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순전히 빈이라는 아이가 너무 가슴 아팠기에 옆을 지키려는 것이다.아마도 엄마가 된 이후로 아이가 고통을 받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거기에 빈이는 지금 나에게 많이 의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Read more

제544화 나를 그리워하다

“예전부터 이랬어. 너무 자주 하는 검진 때문에 나도 지쳤어.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아빠는 내려오셔서 물 한 컵을 따라 목을 축이셨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한 모습에 나는 더 걱정되었다. 부모님 나이가 되면 쉽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전에 엄마가 쓰러진 적도 있었기에 나는 아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까 봐 겁이 났다.나는 아빠에게 건강검진을 꼭 받으러 가자고 강력하게 말했다.“날이 밝으면 검사받으러 병원에 같이 가요.”나는 확고한 의지로 아빠가 반대할 틈을 주지 않았다.두 분은 시선을 주고받으시더니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셨다.“지영이 말 들어요. 수십 년 동안 담배를 피웠으니 폐가 일반인보다 많이 안 좋을 거예요. 하루라도 빨리 검사받는 게 좋죠.”아빠는 힘없이 한숨을 쉬셨다.“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술이나 담배는 사회생활 하면서 피할 수가 없으니 천천히 습관이 된 거야. 알겠어. 지영이하고 병원에 다녀올게. 그러면 당신이 회사에 출근해야겠네.”“내가 출근하면 되죠. 당신 건강이 더 중요해요.”엄마가 대답했다.이렇게 한 가족이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었다. 지난번에 돌아왔을 때는 아빠도 집에 계시지 않았었고 나도 하룻밤만 자고 떠났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는 어느새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원래 아빠와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었는데 깨어보니 점심시간이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내가 집에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가보니 승현이와 로아는 아빠와 함께 워터 볼 풀장에서 놀고 있었다. 로아와 승현이는 나를 보자마자 알아보고서는 안아 달라는 듯이 신나게 작은 손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했는데 정말 빨리 자리고 빨리 배우는 것 같았다. 내가 보러 오지 못한 동안 둘 다 더 통통해지고 활발해진 것 같았다. 사람을 알아보고 안아달라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둘 다 이젠 안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Read more

제545화 위험에 빠지다

배인호는 잠시 침묵하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망설임은 매우 이례적이었다.예전에는 배인호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어도 나는 그의 말과 행동에서 빈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느낌이 미묘하게 사라진 것 같았다.“왜 갑자기 이걸 묻는 거야?”배인호는 드디어 내게 대답했다. 하지만 명쾌한 대답이 아니라 오히려 애매모호하게 내가 되물었다.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날 병원에서 빈이가 인호 씨의 친 아들이 아니라고 한 뒤로 인호 씨가 조금 변한 것 같아서요. 그런데 그건 후에 실수하고 하지 않았어요?”“나도 알아. 이런 일로 네가 걱정할 필요 없어. 돌아올 때 연락해 줘.”배인호는 이 일에 대해 더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빈이는 이 전화로 인해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빨리 병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정말 시간이 별로 없었다. 만약 일치한 기증자를 찾지 못한다면 빈이는 어린 나이에 결국...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계속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에게 말하게 서울시로 돌아가려고 했다.엄마는 놀라며 물었다.“이번에는 좀 더 오래 있을 거라며? 왜 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거야? 그쪽에 금한 일이 있니?”“빈이의 상황이 좋지 않아요. 돌아가서 같이 있어 주려고요.”마치 당연하다는 듯한 나의 대답에 엄마의 얼굴이 조금 이상해졌다.전에 나는 말썽꾸러기 빈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빈이의 전화 한 통 때문에 빈이에게 서둘러 돌아가려고 했다. 빈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 변화가 커도 너무 컸다.민설아가 빈이를 학대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유뿐만이 아니라 빈이를 보살펴주는 시간 동안 빈이는 내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빈이는 얌전했고 말도 잘 들었다. 또 자기를 혼내는 것을 정말 두려워하며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을 받았다. 전에 말썽꾸러기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나는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민설아가 교육을 잘 못한 것이었다. 배인호 부모님의 판단이 맞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Read more

제546화 특별한 존재

총소리가 울렸다. 검은 그림자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으며 바닥으로 쓰러졌다.달빛을 통해 얼굴을 확인하니 이우범이었다.방금 전화 통화에서 이우범이 기다리라고 했을 때 나는 그가 그제야 나를 찾으러 출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일찍 도착한 것일까? 나는 순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그 남자는 이우범이 누구인지 아는 듯 총을 쏘지 않고 재빨리 뒤 돌아 도망쳤다.“우범 씨 괜찮아요?”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이우범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오른쪽 어깨에 총을 맞아 생명이 위험하진 않았다. 하지만 피가 그의 흰옷을 붉게 물들여 아주 위험하고 무섭게 보였다.이우범은 의식을 잃진 않았지만 총을 맞은 고통 때문에 안색이 말도 안 되게 처참해 보였다.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다시 돌아오진 않을 거예요. 빨리 구급차 좀 불러줘요.”나는 이우범을 부축할 수가 없었다.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마침내 경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도착했다. 나는 진술을 할 새도 없이 이우범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으로 호송되던 중 이우범은 의식을 잃었다. 그 모습에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저 의사가 하는 구급 조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우범 씨 정친 차려 봐요.”입을 열자마자 나는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상태로는 깨어날 수가 없습니다. 병원에 가서 총알을 빼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상 정도가 심하긴 하지만 대동맥이 파열된 것은 아니니 생명에 위험은 없을 겁니다.”의사는 걱정하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위로해 주었다.그제야 나는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피로 붉게 물든 흰 셔츠를 보니 여전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병원에 도착한 뒤 이우범은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 총알 제거 수술을 받았다. 나는 수술실 밖에서 그를 기다렸다. 이곳은 서울시 외곽이었기에 시 중심까지 가려면 한 시간 정도 더 걸렸다. 결국 오늘 밤 나는 빈이에게 돌아갈 수가 없었다.나는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머릿속의 어지러운 생각들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Read more

제547화 집착하는 영혼

나의 질문에 이우범은 살짝 놀랐다. 그러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난 지영 씨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줄 알았어요.”“난 모르겠는데.”나는 고개를 저으며 눈앞에 있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남자를 바라보았다.“내가 원하는 건 간단해요. 난 지영 씨와 함께하고 싶어요.”이우범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러나 나는 웃음이 나왔다.“그래요? 지금 배인호와 이런 상황이 된 게 단지 나 때문이에요? 오래전부터 배인호한테 불만이 많았던 건 아니고요?”이우범의 어두워진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이어서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그가 저지른 짓들을 생각하면 그에게 고마웠던 마음이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그 당시 민설아가 강에 뛰어든 이후에 가짜 사망 신고서를 우범 씨가 만들어 준 거죠? 외국에 갈 있도록 도와준 것도 우범 씨잖아요?”나의 말이 끝나자 이우범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병실 안의 분위기는 완전히 무거웠다.그렇게 우리는 한참이나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치 서로의 눈빛에서 뭔가를 읽으려는 듯했다.배인호가 이미 조사를 마친 일이었고 이우범과도 사이가 틀어진 마당에 딱히 숨길 필요도 없었다. 내가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는 일이다.“누가 말하던가요?”이우범은 내게 물었다. 말투에 불쾌함이 가득했다.“누가 말했든지 우범 씨가 저지른 일이라는 건 변하지 않아요. 아니에요?”말할수록 마음속으로 화가 났다. 그러고 보니 전생에서 이우범이 나와 손을 잡은 것도 서란 때문만이 아니라 그때도 이미 배인호와 사이가 안 좋았을 것이다. 단지 아는 사람이 없었을 뿐이었다.이우범은 배인호가 말했다고 짐작했는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인호가 조사한 거예요?”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이어서 말했다.“그 일은 내가 한 게 맞아요. 하지만 인호를 해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그때 민설아는 이미 임신한 상태로 내게 애원했어요. 나도 마음이 약해져서 어쩔 수 없이 민설아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Read more

제548화 온 집안의 태도 변화

“그게, 아까 출발했어요.”나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어젯밤 일어난 일을 배인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그는 지금 해결해야 할 일들이 가득했다. 나는 더 이상 나의 일로 그를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을게.”배인호가 대답했다. 굳이 나를 병원에서 왜 기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돌아가서 빈이를 보고 싶었다.이때 간호사가 다가와서 나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이우범은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간호사는 내게 그의 가족이냐고 물었다. 여기서 직접 이우범을 보살필지 아니면 간병인을 쓸 것인지도 물었다.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이우범을 보고 고민했다. 그가 나를 구해줬으니 내가 여기에 남아 그를 보살펴 주는 것이 당연했지만 빈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그를 보살피면 우리는 아마도 매일 같이 다툴 것 같았다.“간병인 쓸게요.”나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이우범은 나의 말을 듣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죄책감이 느껴져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간호사는 이우범에게 상처를 소독해주었다. 나는 간병인에게 연락했다. 10분 뒤 간병인 아주머니가 오셨다. 나는 몇 마디 당부한 뒤 이우범에게 말하지 않고 바로 떠났다.차를 몰고 시 중심까지 왔는데 엄마에게서 어디냐고 전화가 왔다.새벽에 엄마는 내게 전화를 두 번이나 했었는데 내가 진술하느라 받지 못했다. 그 뒤로는 악몽을 꾸며 잠들어 전화를 다시 하는 것을 까먹었으니 분명 나를 걱정할 것이다.동시에 나도 엄마에게 위험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면 걱정하실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나는 빈이의 병원에 도착했다. 나는 익숙하게 빈이의 병실로 향했고 배인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마침 책상에서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었다. 아마도 빈이에게 사준 장난감일 것이다.“지영 아줌마.”내가 돌아온 것을 보고 빈이는 깜짝 놀라며 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비록 목소리는 크고 신나 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가기 전보다 더 허약해진 것 같았다. 짧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1
Read more

제549화 다시 결혼하는 거예요?

“그래. 일이 있어서 떠나야 한다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 내가 사람 보낼게.”배인호는 몇 마디 더 당부하고 떠나려고 하는 듯했다.나는 바로 그의 앞을 막았다.“배인호 씨 나한테 명확하게 말해줘요.”배인호는 나를 살짝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 각도에서 그를 올려다보니 여전히 그는 우월한 느낌이 들었고 잘생긴 외모가 흠잡을 데가 없었다.“뭘 알고 싶은데?”그의 얇은 입술이 살짝 열렸다.“빈이의 태도가 왜 이렇게 변한 건지 알고 싶어요. 인호 씨 부모님이 이렇게 빈이를 혼자 두고 떠나실 리가 없잖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려줘요. 빈이는 어린아이일 뿐이에요. 민설아가 빈이를 어떻게 대했는지 인호 씨도 지금 잘 알잖아요. 난 빈이가 당신까지 잃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요.”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졌다. 아마도 내가 진심으로 빈이를 가엽게 역이고 있어서 빈이를 위해 생각하게 되었다.배인호는 의미심장하게 나를 바라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이미 익숙한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무관심이 빈이에게 향하는 것이었다.나는 가슴이 바닥까지 가라앉는 것 같았다.“그 문제는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 지금 다른 일들을 처리해야 해. 이쪽은 너한테 부탁할게.”배인호는 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나를 돌아 성큼성큼 걸어갔다.나는 그가 떠나는 모습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나는 혼자서 병실 밖에 한참을 서 있었다. 병실 안에서 빈이는 아직 자지 않고 있었다. 주삿바늘을 꼽지 않은 손으로 배인호가 조립해 준 장난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장난감은 한 손으로 가지고 잡기에는 역부족이었기에 빈이의 작은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내가 도와줄게.”나는 바로 달려가서 그 장난감을 빈이의 옆에 놓아주었다.빈이는 한 손으로 그 장난감을 안고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아줌마. 아빠는요? 일하러 갔어요?”“맞아. 회사 가셨어. 왜? 방금 갔는데 아빠 보고 싶어?”나는 웃으며 물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1
Read more

제550화 그가 떠나다

빈이의 연이은 질문에 나는 살짝 놀랐다. 바로 반응할 수가 없었다.모두 민설아가 빈이에게 한 말일까?하지만 빈이는 악의가 없었다. 나에게 배인호와 다시 결혼할 건지 물을 때 눈빛에는 걱정과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뿐이었다.“빈이야, 어른들의 일까지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아줌마가 네 아빠와 다시 결혼할 가능성은 없어.”나는 정신을 차린 뒤 미소를 지으며 빈이를 다독였다.“다시 결혼 안 하는 거예요?”빈이의 작은 얼굴에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빈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근데 아빠는 아줌마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나는 멈칫했다. 배인호가 나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알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나와 그는 더 이상 가능성이 없었다. 빈이의 말투를 들어니 뭔가 나와 배인호가 다시 결혼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갑자기 나는 빈이가 화제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는 빈이에게 끌려갈 뻔했다.“잠깐만 우리 방금 마미가 너한테 무슨 말 했는지 얘기하고 있었지. 넌 왜 갑자기 나하고 네 아빠 얘기를 하는 거야?”나는 정신을 차리며 빈이 때문에 바뀐 주제를 바로 잡았다.빈이는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정말로 마미는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내가 보고 싶었대요. 얌전히 치료 잘 받고 있으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어요. 진짜예요.”내가 어떻게 묻든지 빈이는 민설아와 무슨 대화를 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나도 묻다가 인내심을 잃었고 한동안 기분이 조금 다운되었다. 어쨌든 그녀는 빈이의 친엄마였다. 나는 그저 임시로 보살펴 주는 사람일 뿐이었다. 빈이가 지금 나를 좋아한다고 해도 나 때문에 자기를 낳아준 친엄마를 ‘배신’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빈이가 말하기 싫다면 나도 강요하지 않았다.배인호는 여전히 빈이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찾기가 어려웠다. 배인호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그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혹은 빈이와 매칭이 되는 기증자를 찾는 것이 특별히 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1
Read more
PREV
1
...
5354555657
...
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