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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나를 그리워하다

“예전부터 이랬어. 너무 자주 하는 검진 때문에 나도 지쳤어.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

아빠는 내려오셔서 물 한 컵을 따라 목을 축이셨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한 모습에 나는 더 걱정되었다. 부모님 나이가 되면 쉽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전에 엄마가 쓰러진 적도 있었기에 나는 아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까 봐 겁이 났다.

나는 아빠에게 건강검진을 꼭 받으러 가자고 강력하게 말했다.

“날이 밝으면 검사받으러 병원에 같이 가요.”

나는 확고한 의지로 아빠가 반대할 틈을 주지 않았다.

두 분은 시선을 주고받으시더니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지영이 말 들어요. 수십 년 동안 담배를 피웠으니 폐가 일반인보다 많이 안 좋을 거예요. 하루라도 빨리 검사받는 게 좋죠.”

아빠는 힘없이 한숨을 쉬셨다.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술이나 담배는 사회생활 하면서 피할 수가 없으니 천천히 습관이 된 거야. 알겠어. 지영이하고 병원에 다녀올게. 그러면 당신이 회사에 출근해야겠네.”

“내가 출근하면 되죠. 당신 건강이 더 중요해요.”

엄마가 대답했다.

이렇게 한 가족이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었다. 지난번에 돌아왔을 때는 아빠도 집에 계시지 않았었고 나도 하룻밤만 자고 떠났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는 어느새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원래 아빠와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었는데 깨어보니 점심시간이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내가 집에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가보니 승현이와 로아는 아빠와 함께 워터 볼 풀장에서 놀고 있었다. 로아와 승현이는 나를 보자마자 알아보고서는 안아 달라는 듯이 신나게 작은 손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했는데 정말 빨리 자리고 빨리 배우는 것 같았다. 내가 보러 오지 못한 동안 둘 다 더 통통해지고 활발해진 것 같았다. 사람을 알아보고 안아달라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둘 다 이젠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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