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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신분을 확인하다

정아는 유유히 한숨을 쉬더니 더 이상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노성민 하나라도 골머리를 앓는 정아가 내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정아는 내게 한 가지를 더 말해주었다.

“세희 전 남친 이모건 말야. 그 사람 엄마 영국에서 어떤 신분인지 알아? 아니다. 이모건 외가 쪽 사람들이 무슨 일 하는지를 물어보는 게 더 정확하겠네.”

정아가 비밀스럽게 말했다.

“뭐 하는데?”

나도 조금 궁금했다. 나는 이모건도 잘 모르는데 외국에 있는 이모건의 모친에 대해서는 더 아는 게 적었다.

하지만 소문은 들은 적 있다. 이모건과 그의 형님은 배다른 형제지 친형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모건의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이모건의 엄마를 만난 것이다.

“보이는 사업과 안 보이는 어두운 사업도 있대…”

정아는 톡 까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속에서 대략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이모건의 외가 쪽이 영국에서 지하 세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전에 세희가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고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이모건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만약 진짜 그런 집안이라면 이모건이 좌우지할 수 있는 일이 적을 것이다.

영국은 국내도 아니고 사는 환경도 완전히 다르다. 세희는 그동안 법치 사회에서 지내면서 별걱정 없이 화분에서만 자라던 꽃과도 같았다. 목숨을 걸고 한 일이라 해도 열심히 일하는 워커홀릭 정도인데 이모건의 생활에 스며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건 나라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제 둘은 완전히 끝난 거겠지? 너는 어떻게 알았어?”

나는 정아에게 물었다.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이모건을 끊어내고 싶은데 업무가 있어서 다시 영국으로 갔어. 가서 폭주족에게 당했대. 사람은 안 다쳤는데 가방을 잊어버렸다 그러더라고. 안에 중요한 서류도 많은데. 그래서… 이모건이 찾아다 줬대.”

정아가 어이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나는 가끔 하늘의 월하노인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정신이 흐릿해진 게 아닌가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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