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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함부로 관계를 설정하다

배인호는 내 말을 자르더니 말했다.

“빈이를 토론하려는 게 아니잖아. 난 지금 너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물은 거야.”

“우리 집 일은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요. 그냥 나 대신 빈이 기분 좀 달래준다고 생각해요.”

나는 배인호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었다. 서둘러 이렇게 말하고는 배인호 옆으로 지나가려 했다.

배인호가 따라오더니 나를 잡았다.

“네 일인데 왜 나랑 아무 상관이 없어?”

“원래부터 아무 상관이 없었어요. 인호 씨 나 진짜 빨리 가봐야 해요. 무슨 일 있으면 다음에 얘기해요.”

배인호를 밀쳐내다가 곁눈질로 민설아를 발견했다.

그녀 옆에는 우지훈도 함께였고 둘 다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지훈이 한발 먼저 다가오더니 덤덤한 태도로 배인호에게 인사를 건넸다.

“인호야.”

요 며칠 우지훈이 미친 듯이 폭로하는 바람에 배씨 집안 다시 어수선해졌다. 배인호의 표정은 좋을 리가 없었다. 눈빛은 냉정함과 역겨움으로 가득했다.

나도 우지훈을 매우 싫어했다. 뒤에 서 있는 민설아를 보자 빈이가 먹던 까만색 알약이 생각났다. 빈이에게 아무 약이나 먹이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다. 하지만 빈이의 친모는 민설아다. 내가 경고하는 건 타당하지 않은 것 같았다. 게다가 그 알약의 성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빈이 몸에 나쁜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민설아도 이쪽으로 걸어오더니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배인호에게 고정했다. 배인호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저는 먼저 갈게요.”

나는 이 두 사람과 더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 배인호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허지영 씨, 왜 내 아이를 빼앗아 가는 거죠?”

민설아의 말에 나는 다시 걸음을 멈췄다.

나는 민설아가 한 말이 너무 우스웠다.

‘도대체 어쩌자는 거지?’

배인호가 호통쳤다.

“닥쳐!”

“인호 씨, 만약 계속 허지영 씨를 사랑한다면 내가 빈이를 데려가겠다고 할 때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를 빨리 정리하고 허지영 씨를 잡았어야죠.”

민설아는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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