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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같이 입원하다

“내가 병에 걸린 건 내 일인데, 대체 뭐가 미안한데요?”

나는 배인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도 바로 해명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

이건 내 마음속에 매듭으로 남아있다. 전생에도 나는 배인호에게 물은 적 있었다. 내가 유방암 말기였던 가장 큰 이유는 결혼 5년 동안 기분이 억압된 채 산 것도 있는데 설마 그때는 양심의 가책도 못 느꼈단 말인가?

그때 당시 배인호가 나에 대한 대답은 자업자득이었다.

그 간단한 네 글자의 대답은 내 상처에 소금을 치는 격이었다.

“노성민이 나한테 말했는데, 여자가 유방에 문제가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정서적 문제래. 전에 네가 나랑 5년 동안 살았을 때 상처 많이 받았겠네. 모든 게 내 잘못이야.”

배인호는 내 병의 원인을 모두 자신의 문제로 돌리며 반성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모두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현생에 나는 그 정도로 비참한 건 아니다. 조금 전의 그 사과는 배인호가 전생의 나에게 한 사과라고 쳐야겠다.

“네, 알겠어요. 그 사과 받을게요. 밖에 추운데 얼른 돌아가요.”

나는 끝까지 내 상황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그냥 배인호더러 얼른 가보라고 재촉했다.

“네가 나랑 서울로 돌아가거나 해외로 가지 않는 한 여기서 널 보살펴줄 거야. 내가 전 세계 최고급 의사 선생님을 찾아 네 병을 치료할 거니까 꼭 방법이 있을 거야!”

배인호는 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급히 그의 생각에 대해 알려주었다.

“만약 시중에 새로운 약이 출시되면 그거 시도해도 되고. 내가 돈을 투자해 약물을 개발해도 돼. 비용이 얼마든지 기꺼이 투자할 마음이 있어! ”

나는 배인호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나 때문에 국내에 모든 일을 포기하겠다는 건가?

“지영아, 너 지금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

이때 엄마의 목소리가 정원에서 들려왔고,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나는 얼른 배인호에게 먼저 가라는 눈치를 주었다. 어쨌든, 엄마에게 있어 배인호의 인상은 여전히 좋지 않다. 나와 배인호가 친구가 된다 해도 엄마는 동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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