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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두 남자의 연기

설마 이우범? 지금이 몇 시인데?

여기 도우미 아주머니는 이우범을 모르기 때문에 나도 뭘 더는 물어볼 수 없었고, 나가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만약 진짜 이우범이라면 오늘 저녁 그를 피한다 해도 내일이나 모레 중 어느 하루는 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밖에 배인호도 있는 거라면 나는 절대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늦은 저녁 시간에 그 둘은 서로 약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동시에 우리 집 앞에 나타났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 둘의 차는 우리 집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우리 집 부근의 길이 넓어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면 진짜 그 둘의 차로 꽉 막힐 것이다.

문을 여는 순간 그 둘의 시선은 동시에 나에게로 향했고, 나는 마치 두 개의 총이 나를 겨누고 있는 것만 같아 무서웠다.

그렇게 몇초는 다시 문을 닫고 싶었지만 내 이성의 끈이 그럴 필요 없다고 나를 알려주었다.

“둘이…”

나는 배인호와 이우범을 서로 번갈아 보았고, 그 둘의 얼굴색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배인호는 차갑게 이우범을 흘깃거리며 입을 열었다.

“넌 여기 웬일이야? 네가 먼저 이야기해.”

“네가 먼저 해. 이야기 마쳤으면 먼저 가고.”

이우범도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이 차갑게 답했다.

“흐흐, 난 지영이와 엄청 중요한 일에 대해 말해야 해.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질 거니까 네가 먼저 가.”

배인호 또한 매정하게 그의 말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우범은 그 말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가 지영 씨랑 아직도 뭔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어?”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

배인호는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아무 말 없이 거기서 이 두 남자가 서로 디스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게다가 그 둘은 매우 진지하게 다투고 있었고, 공기 중에 화약 연기 냄새가 가득한 것만 같았다.

이러다간 두 사람이 또다시 부딪힐 것 같아 내가 입을 열어 말렸다.

“둘이 여긴 웬일이에요? 이미 시간도 늦었고 나도 이제는 자야 해요.”

“얘 보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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