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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네가 낳은 아이라면

배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우범의 모습도 나타났다.

이미 내 침실 문 앞에 서 있는 배인호를 본 그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고 발걸음도 멈칫했지만 결국 다가왔다.

이때 나는 품에 로아를 안고 있었는데 아기 침대에서 자던 승현이가 울기 시작했다. 배인호는 아기 침대로 가서 승현이를 들어 올려 품에 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두 녀석은 배인호에게 친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품에 안고 조금 달래자 승현이는 바로 울음을 그쳤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도우미를 부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때 밖에서는 천둥소리가 그쳤고 비바람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 이우범은 나와 배인호가 아이를 한 명씩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서는 발코니로 가서 상황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바람이 너무 셌나 봐요. 발코니 밖에 나뭇가지가 부러져서 창문에 부딪혔네요. 창문에 구멍이 뚫렸는데 내일 사람 불러서 바꾸면 될 거예요.”

나는 로아를 안은 채 다가가 간단하게 확인했다. 발코니는 정말 엉망이었다. 통유리에 구멍이 뚤렸지만 다행히 전부 깨지진 않았다.

바람에 의해 부러진 나뭇가지가 꽤 컸고 한쪽 귀퉁이가 여전히 유리에 박혀 있었다. 발코니는 완전히 젖어 있었다.

“알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우범에게 말했다.

“어서 가서 쉬어요. 이젠 괜찮아요.”

“내가 로아 안을게요.”

하지만 이우범은 손을 뻗으며 다정한 눈빛으로 내 품에 안겨 있는 로아를 바라보았다.

애초에 엄마가 이우범이 아이들을 보기 위해 우리집에 오는 것을 허락했다. 나도 그가 로아와 승현이에 대한 사랑에 불순한 감정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거절하지 않았다. 그저 그에게 한마디 하며 로아를 건네주었다.

“어깨 다쳤으니까 조심해요.”

“네.”

이우범은 알겠다고 하며 다치지 않은 쪽으로 로아를 건네받으며 다친 쪽으로는 살며시 로아를 토닥였다.

로아는 자기를 안고 있는 남자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맑고 촉촉한 눈동자와 방금 울어 살짝 붉어진 눈가가 조금 불쌍해 보였다.

이우범은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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