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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배인호가 나를 칭찬하는 것을 듣고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나를 이렇게 대놓고 칭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빈이는 마치 나와 배인호의 사이를 알고 있다는 듯이 바로 나를 향해 윙크했다.

“지영 아줌마, 아빠가 다른 여자를 칭찬하는 거 처음 들어요. 아빠는 마미도 칭찬해 준 적 없어요.”

빈이는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말했다.

“큼큼.”

배인호는 바라 헛기침을 두 번 했다. 빈이는 바로 자기가 잘못 말했다는 것을 나는지 목을 움츠렸다. 그러고서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카드를 놀았다.

나는 의외였다. 원래대로라면 빈이는 민설아와 배인호가 함께 하길 바라야 했다.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친엄마를 대신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몇 번이나 빈이가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와 배인호를 이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빈이의 이런 행동을 민설아가 알게 된다면 아마 화를 낼 것이다.

“오늘은 왜 왔어?”

배인호가 내게 다가오며 나가서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나는 카드를 놀고 있는 빈이를 바라보았다. 빈이는 지금 이미 불쌍할 정도로 앙상하게 말랐다. 항암치료를 시작해 머리카락도 거의 다 빠져 비니를 쓰고 있었다. 혈색 하나 없이 창백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병실 밖을 나온 뒤 나는 배인호에게 물었다.

“아직도 일치하는 골수를 찾지 못했어요?”

그 말을 듣더니 배인호도 조급해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찾았어.”

나는 순간 기뻐서 깜짝 놀랐다.

“정말요? 그럼 수술은 언제 받는 거예요?”

“빈이 상태가 조금 안 좋아서 먼저 치료받은 뒤에 할 거야.”

배인호의 대답에 나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빈이의 제일 큰 문제가 백혈병이다. 바로 이식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면 빈이는 계속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또 있나?

이어서 배인호는 내게 매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주었다.

“빈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양실조 상태였어. 그리고 먹었던 약이 빈이의 성정에 영향을 줘서 또래보다 작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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