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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아이들을 보러 가다

나를 발견한 김미애가 빠르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병세가 많이 안정된 덕분인지 그녀의 안색이 아주 좋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빈이의 문제는 분명히 그녀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더해주었을 것이다.

“지영아, 그동안 네가 고생 많았다. 네가 이렇게 우리를 도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김미애는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도와드리겠다고 했는데 최선을 다해야죠.”

김미애의 눈빛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배건호와 함께 빈이를 보로 병실로 들어갔다. 두 분은 빈이를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가슴 아파했다.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나는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런데 배인호가 나를 따라 나올 줄은 몰랐다.

마침 나도 그에게 할 말이 있었다.

“인호 씨, 요 며칠 부모님이 여기 계실 거예요?”

내가 먼저 입을 열어 배인호에게 물었다.

나는 요 며칠 동안 계속 배인호에게서 뭔가 우울하고 냉담해진 느낌을 받았다. 그는 뭔가 고민이 있는 듯 온몸으로 답답한 기운을 뿜어냈다. 나도 요즘 그에게 짜증 나는 일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인호의 미간은 거의 펴질 새가 없었다. 깊게 파인 미간을 보고 나는 그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이우범과의 비즈니스 전쟁, 민설아의 거짓말, 빈이의 병, 우지훈의 일까지 모두 그가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하지만 두 분은 빨리 돌아가시게 할 거야. 왜 무슨 일 있어?”

배인호는 나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아이들한테 다녀오려고요. 2, 3일은 걸릴 것 같아요. 근데 돌아와서 빈이가 수술할 때까지 돌봐줄 게요.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배인호의 부탁 때문에 빈이를 계속 보살피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순전히 빈이라는 아이가 너무 가슴 아팠기에 옆을 지키려는 것이다.

아마도 엄마가 된 이후로 아이가 고통을 받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거기에 빈이는 지금 나에게 많이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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