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693 챕터

제481화 내 방을 수색하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저녁에 창문 단속 잘하고 주무세요. 집 근처에서 살인 사건이 났대요. 살인범은 도망쳤는데 아직 제주도에서 탈출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꼭 조심하세요.”전화를 끊기 전에 희선 언니가 내게 당부했다.나는 요즘 엄마와 말다툼하느라 뉴스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못했는데 희선 언니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네, 알겠어요.”나는 대답했다.전화를 끊은 뒤 바로 몸을 일으켜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을 한 번 둘러본 뒤 창문들이 잘 닫혀 있는지 한 번씩 다시 검사했다. 확실히 다 잠겨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혼자 있으니 밥 생각이 별로 없었다. 로아와 승현이를 샤워시킨 뒤 도저를 정원에 풀어 놓고 아이들과 정원에서 놀게 했다. 점점 커지는 도저의 모습을 보며 갑자기 배인호의 생각이 이해되었다.티베탄 마스티프 한 마리를 키우는 건 안전을 위해서라고 했었다.이때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정아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정아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영아, 노성민 그 개자식 목 졸라 죽여 버리고 싶어. 나 정말 화가 나서 미치겠어.”“왜 그래?”나는 깜짝 놀랐다. 정아의 전화를 받다가 어느 날엔가 고막이 터져버릴 것 같아 걱정되었다.“그 자식이 사람을 시켜서 나하고 애들 사진을 몰래 찍었어.”정아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트렸다.“그놈이 나한테 내가 애들을 안 보여줘서 그랬대. 애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지난번 노성민이 나에게 자기가 애들을 만날 수 있게 정아를 설득해 달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멍청한 놈이 이런 잔머리를 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노성민을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정아는 반나절 동안 내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다가 화제를 바꾸어 세희 얘기를 했다.“세희 돌아왔어. 근데 내가 보기엔 세희 멘탈이 많이 안 좋아 보여. 매일 죽어라 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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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위험에 빠지다

약 5분 후 미간을 찌푸린 채 거실에서 나오는 배인호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이우범’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그가 모르는 남자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아무도 없었어요?”나는 걱정하며 물었다. 배인호가 아무도 찾지 못한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 조금 있다가 그가 떠나고 나면 나 혼자서 침입자를 찾아야 하나?분명 집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배인호도 자세하게 집을 수색하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이우범이 우리 집에 있다면 이렇게 숨어 있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없어, 이우범도 너희 집에 없어. 근데 넌 뭘 그렇게 긴장해?”배인호는 의심스럽게 내게 물었다.“난...”그에게 근처에 살인범이 도망 다니는데 우리 집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또 그런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아 망설여졌다. 아까 내가 먼저 그에게 들어와서 차를 마시라고 했었는데 또 집까지 수색해 달라고 하는 것은 의도가 너무 명확해 보였다.만약 배인호가 내가 자기를 해치고 싶어 한다는 오해라도 하면...하지만 나 혼자서 애들을 데리고 있는 집에 무슨 일이라도 멀어진다면 결과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배인호가 내게 나쁘다고 비난하더라도 말해야겠다.“희선 언니도 오늘 집에 없어요. 저녁쯤에 전화가 와서 근처에...”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배인호의 핸드폰이 울렸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닫았다. 그는 화면을 한 번 보더니 내게 눈짓을 한 뒤 전화를 받았다.통화 내용을 들으니 민설아의 전화인 것 같았다. 빈이가 또 몰래 나갔는데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금방 갈게.”배인호는 바로 대답했다. 늦은 밤에 아이 혼자서 밖에 나가는 것은 아주 위험했다. 빈이가 어린아이가 왜 그렇게 용감한지 모르겠다.나는 방금 말을 이어서 하려고 했지만 배인호는 서둘러 떠났고 내게 마저 말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이는 그가 얼마나 빈이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정원의 문이 다시 닫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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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매번 그였다

그 순간 나는 마치 저승사자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내가 아무리 간이 커도 사람을 죽여 본 적도 없었고 이렇게 피가 낭자한 장면을 본 적도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전기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난 이미 3명이나 죽였어. 너 하나 죽인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지. 감히 전기톱으로 내 몸을 자르려고? 간땡이가 부었나 보네.”살인범은 이미 눈을 붉히며 손을 들어 때리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나를 겁 주었다.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서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나에게 일이 생긴다면 두 아이는 끝장이다.“돈을 원한다면 말해요. 얼마든지 줄 테니까. 하지만 조건은 내가 다치지 않는 거예요.”나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다.“지금 경찰들이 그 쪽에게 공개 수배령을 내렸어요. 도망치려면 돈이 필요할 테고, 마침 나는 돈이 좀 있어요. 당신을 제주도에서 빼내 줄 수도 있고요. 심지어 당신을 외국으로 보내줄 수도 있어요. 고민해 봐요.”내 말들이 이 살인범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명중했을 것이다. 그는 일단 잡히기만 하면 사형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돈을 주고 수배를 피해 외국으로 도망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 상황에서 이런 유혹에 과연 그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그는 눈을 굴리더니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당신을 내가 믿어도 되는 사람인지 어떻게 증명할 건데?”“내 핸드폰 그 쪽한테 있죠? 그거 주세요. 내가 내 재산 명세서 보여줄 테니까.”나는 살인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살인범은 신중하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오랫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결국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내게 주지 않고 얼굴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했다. 그런 다음 자기가 내 핸드폰 안의 정보들을 찾아보았다.하지만 난 중요한 앱에 따로 비밀번호를 걸어두었다. 하나씩 풀어야 했다. 결국 살인범은 핸드폰을 내게 건네주며 비밀번호를 풀라고 했다.나는 핸드폰을 받자마자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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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질투하는 거예요?

나는 깜짝 놀랐다. 배인호가 어떻게 들어온 거지?그가 대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으니 정원은 들어올 수 있겠지만 거실은 내가 문을 잠갔을 것이다.나는 서둘러 일어나 문을 열었다. 배인호는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떻게 들어 왔어요?”나는 집에 몰래 침입한 살인범 때문에 겁을 잔뜩 먹은 상황이라 순간 배인호를 보고도 경계했다.배인호는 뒤돌아 거실로 걸어갔다. 나는 이유도 모르고 그를 따라갔다. 거실에 도착한 뒤에야 나는 거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에 아주 잘 보였다.그는 옷을 갈아입지 않아 아직도 몸에 핏자국이 가득했다. 그 모습이 카리스마 있고 또 변태같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금 거실 문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에 나는 이유 모를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너무 놀라서 바보가 된 거야?”마침내 배인호가 내게 물었다.“왜 문단속도 하지 않은 거야?”나는 깜짝 놀랐다. 설마 내가 아까 침실에 들어갈 때 거실 문을 닫는 걸 깜빡했나?아마도 오늘 밤에 있었던 일로 인해 심한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혀서인지 한동안 머릿속이 웅웅 울리며 넋이 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나는 당황했다.“그러게요. 내가 깜빡했네요. 도저는요? 괜찮아요?”“동물 병원에 있어. 한동안 입원해야 한대. 다행히도 털과 가죽이 두꺼워서 중요한 장기까지 다치진 않은 모양이야.”배인호는 대답하며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넌? 다친 곳 없는 거 확실해?”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나도 다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서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이때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배인호의 왼쪽 팔뚝 아랫부분에 핏자국이 더 진해졌다. 옷소매와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이 부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나는 걱정하며 물었다.“인호 씨 다쳤어요? 여기 팔 쪽에...”나는 배인호의 왼팔을 가리켰다.배인호는 손을 들어 만져보더니 상처를 확인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네, 아까 칼에 스쳤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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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두 번째 강제 키스

이 순간 배인호의 상태가 확실히 안 좋아 보였다. 심지어 조금 엉망이 된 것 같았다.마음속으로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방금 그의 행동을 생각하면 바로 사라졌다.“그러니까 놓으라고 했잖아요.”내가 중얼거렸다.“내가 널 놓지 않았어? 그럼 지금 넌 어떻게 일어났는데?”배인호는 내 말을 들었는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오늘 밤 너 때문에 두 번이나 다쳤으니까 무조건 네가 책임져.”만약 희선 언니가 집에 있었다면 나는 배인호를 병원에 데려갔을 것이다. 내가 병원비를 내고 조금 보살펴 주는 것으로 끝냈겠지만 지금 나는 집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내 책임을 다하려면 그에게 돈을 주는 방법밖에 없었다.나는 핸드폰을 꺼내 돈을 보냈다. 그러자 배인호의 핸드폰에 알림이 떴다.그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나를 올려다보았다.“나한테 돈 주는 게 네가 책임지는 거야?”“안 그럼요? 나도 다른 방법은 없어요.”나는 힘 없이 대답했다.“상처 치료도 못 해줘?”배인호는 주위를 살폈다.“집에 구급상자도 없는 거야?”나는 정말 배인호는 머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 같았다. 민설아처럼 대담한 의사가 그의 집에 있었다. 그가 집에 돌아가서 다쳤다고 말하면 민설아는 발 벗고 나서서 그의 상처를 치료해 줄 것이다. 그러면 병원에 가는 것보다 빠를 텐데 집에는 가지 않고 굳이 나에게 상처 치료를 해달라며 억지를 부렸다.우리 집에도 당연히 구급상자는 있었다. 하지만 모두 간단한 약품과 도구들만 들어있어 만약 배인호의 상처가 심각하다면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다.배인호는 돌부처라도 된 것처럼 꼼짝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항상 자신이 말한 대로 해야 했다. 그의 말대로 나에게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지 알 수 없었다.나는 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왔다. 상자를 열어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약품과 도구들을 꺼냈다. 그러고 나서 배인호의 손을 들어 상처의 상태를 살폈다.자세히 보지 않았을 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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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무능한 거 아니야

예상했던 대로 배인호는 정말 내게 미련이 남아 있었다.초인종은 더 다급하게 계속 울리고 있었다. 나는 배인호를 무시하고 서둘러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우... 우범 씨 어떻게 왔어요?”이우범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오늘 밤 당직이지 않았나? 지금 어떻게 온 거지?이우범은 나의 어깨를 잡고서는 위아래로 나를 살폈다.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다치진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이쪽에 살인범이 침입해서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너무 걱정돼서 돌아왔어요.”그의 시선이 정원으로 향했다. 바닥에 피는 조명 아래에서 더 눈에 띄었다. 이우범은 의사이니 당연히 더 예민하게 반응했고 갑자기 표정이 바뀌었다.배인호가 걸어 나와 3, 5미터 거리에서 이우범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이제 두 사람은 물과 불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조차 긴장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이우범이 타이밍 좋게 나타나지 않았다면 배인호 이 미친놈이 어떤 짓을 저질렀을지 알 수 없었다.배인호가 한 말 중에 자기 같은 사람이 오히려 죽어 주는 것이 내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했던 한마디는 정말 맞는 말이었다.24시간 안에 이우범은 우리 집에서 두 번이나 배인호를 목격했다. 아마도 지금 기분이 거의 폭발 직전일 것이다.사람이 아무리 침착하다고 해도 이런 상황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이우범의 눈빛은 이미 얼음처럼 차가웠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침묵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당시 상황을 다 설명할 수 없어 간단하게 한 마디 했다.“그 탈출범이 우리 집에 침입했는데 배인호 씨가 구해 줬어요. 그러다가 다쳐서 내가 상처에 붕대 감아준 게 다예요.”“단지 붕대만 감아준 거야? 그렇게 간단했나?”배인호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말투로 장난스럽게 물었다.나는 돌아 서서 배인호를 사나운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그는 아무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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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민설아를 쫓아내다

희선 언니가 이렇게 빨리 돌아온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또 배인호일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인터폰으로 밖을 확인했는데 배인호 부모님이 문 앞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계셨다.두 분이 여기는 무슨 일이지?내가 문을 열자마자 배인호의 어머니가 곧바로 다가와 내 손을 잡으며 물으셨다.“지영아, 괜찮아? 인호한테서 어젯밤에 살인범이 네 집에 몰래 들어와 네가 다칠 뻔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얼마나 놀랐는지!”“아주머니, 저 괜찮아요. 인호 씨가 와준 덕분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안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났을 거예요.”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배인호 어머니 눈빛에서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이렇게 오실 필요까지 없었지만 두 분이 특별히 나를 보러 직접 오셨다.배인호 아버지는 진지하게 말씀하셨다.“지영아, 집에 사람 몇 명 더 구해라. 아이 둘 보살피기도 힘들 텐데 너희 부모님도 지금 안 계신다며. 두 사람 정도 더 고용해서 집안일 도와줘야지.”나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요 며칠 사이에 더 부르려고요. 두 사람이 더 있으면 그만큼 더 안전할 것 같기도 해서요.”나는 말을 마치고 두 분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차를 내어 드린 뒤 승현이와 로아를 거실로 데려왔다.정원에는 아직도 피 냄새가 남아 있었다. 그 냄새를 맡은 배인호 어머니는 눈살을 찌푸리셨다.“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상도 하지 못하겠네. 인호 그 자식이 드디어 옳은 일을 해냈어.”“인호 씨가 오른쪽 팔을 다쳤어요.”나의 말에 배인호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셨다.“그래, 하지만 인호는 남자잖니. 그 정도 다친 걸로 죽지는 않아. 민설아도 있고.”아들을 향한 배인호 어머니 김미애 여사의 사랑은 조금 독특했다.배인호의 상처는 몇 바늘 꿰매야 할 것이다. 그 뒤로 병원에 가서 치료받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감염되면 정말 번거로울 것이다.오늘 민설아가 여기에 없었기에 김미애는 허허 웃으며 로아를 안고 배건호는 승현이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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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손자 손녀로 생각하다

김미애의 분노에 배인호는 나를 바라보았다. 무의식적으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어쩌면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지금 그들 모두 우리 집에 있으니 말이다.“무슨 일인지 먼저 정확하게 설명해 주세요.”배인호는 자기 어머니를 진정시키며 말했다.“그런 뒤에 제가 처리할게요.”김미애는 심호흡하며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런 뒤 내가 했던 말을 다시 했다. 그녀는 나보다 더 흥분하며 점점 더 말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민설아에 대한 비난과 거부감이 섞여 있었다.그녀의 말에 배인호의 얼굴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마침내 내게 물었다.“엄마가 하는 말 모두 사실이야?”“인호 씨가 어젯밤 내게 물으려고 했던 거예요. 이미 다 말했어요. 인호 씨가 믿든 안 믿는 마음대로 해요.”나는 거리낄 것 없이 배인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지영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뭐가 있니. 빈이가 그렇게 똑똑히 말했는데. 그 여자는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달라. 빈이를 널 감시하는 추적 장치로 섰어. 정말 미친 여자야!”김미애는 또다시 분노하며 이마에 땀까지 흘렸다.나는 그녀에게 물 한 잔 따라 주었다.“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김미애는 물컵을 건네받으며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배인호에게 비난을 쏟아냈다.“다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지영이가 얼마나 잘했니. 예전에 널 일편단심으로 좋아할 때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 지금 저렇게 여주 같은 년이 우리 집안에 들어온 거 아니야. 집안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어떻게 알겠어?”나는 식은땀이 났다. 비록 내가 민설아가 한 짓을 폭로한 건 맞지만 김미애가 이렇게 대놓고 나를 칭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건호도 말을 보탰다.“그래, 처음부터 네가 민설아와 만나는 걸 우리는 반대했어. 그런데 네가 말을 안 들었지. 지금 봐라. 몰래 도망쳐 아이를 낳아 저렇게 다 커서 데려왔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그만하세요. 이 문제는 제가 처리할게요.”배인호의 마음은 복잡해 보였다. 그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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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함께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아

배씨 집안이 돈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다.하지만 나도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회사를 팔고 난 뒤로는 더 이상 먹고 살 걱정이 없었다. 전보다 더 잘 지냈다. 지금 부모님께서 삼촌의 회사를 넘겨받으신 일도 더 잘될 것이다.문제는 돈이 아니라 배인호가 걸렸다.그는 당연히 로아와 승현이를 예쁘게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누구의 아이인 가를 생각할 때마다 분명히 화가 날 것이다.“아저씨, 아주머니. 그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돼요. 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싶으시면 오셔서 보세요.”내가 김미애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우리의 특별한 신분 때문이었다. 만약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았다.김미애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개를 숙이고 품 안에서 잠든 로아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이때 배건호가 작은 선물상자 두 개를 내게 건넸다.“자, 이건 우리가 로아와 승현이에게 주는 선물이니 받거라.”상자를 열어보니 예쁜 디자인의 금팔찌였다. 하나는 용의 그려져 있었고 다른 하나는 봉황이 그려져 있었다. 전에 두 분이 로아와 승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선물을 주셨다. 지금 또 금팔찌를 선물로 주시니 조금 부담스러웠다.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아도 될지 기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바로 아이들에게 끼워 보자.”김미애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바로 팔찌를 꺼내서 로아의 손목에 채웠다.팔찌가 로아의 흰 아기 피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정말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여 김미애도 만족스러워하며 자신의 안목이 맞았다고 자랑했다.다른 한 팔찌도 승현이에게 해주었다. 나는 방금 이미 배인호 부모님의 부탁을 거절했는데 지금 이 선물까지 거절하면 너무 매정해 보일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때 희선 언니가 식사 준비가 끝났다고 얘기했다. 식탁에 요리들을 올리면서 우리를 불렀다.나는 로아와 승현이를 침실에 데려가서 계속 재웠다. 그런 뒤 배인호의 가족들과 식사했다. 풍성한 만찬이 차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꼭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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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아이들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우지훈은 내 말에 분노하긴 했지만 조금 조심스러워하며 말했다.“허지영 씨도 정말 멍청하네요. 예전에 배인호가 당신한테 어떻게 했는지 잊었어요?”그는 배인호에 대한 나의 증오심을 불러일이켜 내가 자기와 손잡고 함께 배인호를 상대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난 우지훈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내가 자기와 손잡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나는 배인호를 피하고 싶었을 뿐이지 이런 진흙탕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과거 일들은 이미 지난 일이에요. 이제 더 이상 그런 일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사람 잘못 찾았어요.”나는 계속 거절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지만 인호가 준 상처는 아직 남아 있잖아요.”우지훈은 포기하지 않았다.“당신하고 인호 사이에는 아이도 없고 증오만 남았잖아요. 우리 두 사람은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요.”최고의 파트너라니 정말 대단한 개소리였다. 우지훈은 미친놈이 확실했다.내가 말이 없자 우지훈의 말투는 더 조급해졌다.“배인호를 상대하는 사람이 나뿐인 줄 알아요? 당신이 옛정에 젖어서 인호에게 복수하지 못하겠다고 해도 인호를 상대할 사람은 많아요. 이제부터 알게 될 거예요. 허허”배인호를 상대할 사람이 또 있다고?나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지훈이 말하는 복수는 어떤 것일까? 생명까지 위협할 생각일까?내가 더 묻지도 전에 그는 전화를 끊었다. 다시 걸어보니 핸드폰은 이미 꺼져 있는 상태였다. 내 협박이 우지훈에게는 꽤 위협적일 것이다. 나에게 손을 대려면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지영 씨, 우리 만나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오후에 갑자기 민설아의 전화를 받았다.시간을 보니 오후 5시쯤이라 잠시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산책을 나가려고 했다. 게다가 민설아와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설마 배인호와 그의 부모님이 이틀 전 여기서 들은 얘기를 그녀에게 말한 것일까?그렇다면 민설아가 나를 찾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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