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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내 방을 수색하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저녁에 창문 단속 잘하고 주무세요. 집 근처에서 살인 사건이 났대요. 살인범은 도망쳤는데 아직 제주도에서 탈출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꼭 조심하세요.”

전화를 끊기 전에 희선 언니가 내게 당부했다.

나는 요즘 엄마와 말다툼하느라 뉴스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못했는데 희선 언니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

“네, 알겠어요.”

나는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뒤 바로 몸을 일으켜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을 한 번 둘러본 뒤 창문들이 잘 닫혀 있는지 한 번씩 다시 검사했다. 확실히 다 잠겨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혼자 있으니 밥 생각이 별로 없었다. 로아와 승현이를 샤워시킨 뒤 도저를 정원에 풀어 놓고 아이들과 정원에서 놀게 했다. 점점 커지는 도저의 모습을 보며 갑자기 배인호의 생각이 이해되었다.

티베탄 마스티프 한 마리를 키우는 건 안전을 위해서라고 했었다.

이때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정아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정아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영아, 노성민 그 개자식 목 졸라 죽여 버리고 싶어. 나 정말 화가 나서 미치겠어.”

“왜 그래?”

나는 깜짝 놀랐다. 정아의 전화를 받다가 어느 날엔가 고막이 터져버릴 것 같아 걱정되었다.

“그 자식이 사람을 시켜서 나하고 애들 사진을 몰래 찍었어.”

정아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트렸다.

“그놈이 나한테 내가 애들을 안 보여줘서 그랬대. 애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지난번 노성민이 나에게 자기가 애들을 만날 수 있게 정아를 설득해 달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멍청한 놈이 이런 잔머리를 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노성민을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아는 반나절 동안 내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다가 화제를 바꾸어 세희 얘기를 했다.

“세희 돌아왔어. 근데 내가 보기엔 세희 멘탈이 많이 안 좋아 보여. 매일 죽어라 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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