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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함께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아

배씨 집안이 돈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도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회사를 팔고 난 뒤로는 더 이상 먹고 살 걱정이 없었다. 전보다 더 잘 지냈다. 지금 부모님께서 삼촌의 회사를 넘겨받으신 일도 더 잘될 것이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배인호가 걸렸다.

그는 당연히 로아와 승현이를 예쁘게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누구의 아이인 가를 생각할 때마다 분명히 화가 날 것이다.

“아저씨, 아주머니. 그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돼요. 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싶으시면 오셔서 보세요.”

내가 김미애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우리의 특별한 신분 때문이었다. 만약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았다.

김미애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개를 숙이고 품 안에서 잠든 로아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때 배건호가 작은 선물상자 두 개를 내게 건넸다.

“자, 이건 우리가 로아와 승현이에게 주는 선물이니 받거라.”

상자를 열어보니 예쁜 디자인의 금팔찌였다. 하나는 용의 그려져 있었고 다른 하나는 봉황이 그려져 있었다.

전에 두 분이 로아와 승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선물을 주셨다. 지금 또 금팔찌를 선물로 주시니 조금 부담스러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아도 될지 기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아이들에게 끼워 보자.”

김미애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바로 팔찌를 꺼내서 로아의 손목에 채웠다.

팔찌가 로아의 흰 아기 피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정말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여 김미애도 만족스러워하며 자신의 안목이 맞았다고 자랑했다.

다른 한 팔찌도 승현이에게 해주었다.

나는 방금 이미 배인호 부모님의 부탁을 거절했는데 지금 이 선물까지 거절하면 너무 매정해 보일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희선 언니가 식사 준비가 끝났다고 얘기했다. 식탁에 요리들을 올리면서 우리를 불렀다.

나는 로아와 승현이를 침실에 데려가서 계속 재웠다. 그런 뒤 배인호의 가족들과 식사했다. 풍성한 만찬이 차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꼭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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