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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내가 찾으러 왔어요

“우범이를 찾으러 간다고?”

김미애가 미간을 찌푸렸다.

“네, 가서 볼 일이 좀 있어서요. 서울로 올라간 건 맞더라고요. 저도 그쪽으로 건너갈게요.”

너무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미애의 섬세함으로 아마 왜 가는지 대략 눈치챘을 것이다.

김미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이 조금 복잡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김미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같이 출발하자.”

“민설아 씨는요?”

내가 한마디 더 물었다.

“제주로 돌아갈 거야. 출근도 해야 하고 빈이도 학교 가야지.”

김미애가 대답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설아가 서울을 가지 않는 게 오히려 좋았다. 이우범과 대화할 때 민설아가 다른 꿍꿍이를 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와 김미애는 아이를 한 명씩 안고 방에서 나와 체크아웃했다. 민설아와 빈이는 이미 호텔 로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우리를 데려다줬다. 비행기 시간은 비슷했다. 그냥 가는 방향이 다를 뿐이었다.

“아주머니, 허지영 씨, 조심히 가요. 며칠 뒤에 제주에서 봐요.”

민설아가 타는 비행기는 우리보다 조금 빨랐다. 그녀는 빈이의 손을 잡고 우리에게 인사했다.

왠지 모르게 나는 그녀가 매우 태연해 보였다. 마치 나와 김미애가 같이 서울로 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없는 것 같았다. 배인호도 서울에 있는데 민설아 성격으로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도 이우범이 직장을 그만둔 걸 모르고 있었는데 그녀는 어떻게 안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분명 서로 다른 병원에 있는데 말이다.

전부터 나는 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증거를 찾지 못해 마음속에 꾹꾹 담아 놓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겉으로는 서먹서먹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의심의 씨앗은 진작부터 내 마음속에 있었지만 정작 싹이 튼 건 지금이다.

——

익숙한 서울로 돌아왔지만 나는 뭔가 미묘한 기분이었다.

임신하면서 제주도로 이사했고 로아와 승현이도 태어난 지 6개월이 다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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