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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이상한 엄마

민설아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지만 나는 아주 태연했다.

아까 그녀의 반응으로 봤을 때 나는 이미 우위를 차지한 것 같았다. 오히려 민설아를 이용해 내 두 아이에 대한 배씨 가문의 의심을 완전히 깰 수 있다.

곧이어 나는 계산을 하고 쇼핑몰에서 나와 차를 불러 집으로 갔다.

요 며칠 우지훈과 민설아가 번갈아 가며 나를 협박하다 보니 살이 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며칠 뒤 김미애와 같이 설악산으로 가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니 그때 몸에 낀 재수 없는 기운을 씻어낼 계획이다.

하지만 그날 나를 데리러 온 건 김미애뿐만 아니라 배인호와 민설아, 그리고 빈이도 함께였다.

모두 3일이 걸리는 일정이라 나는 로아와 빈이를 모두 데리고 비행기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김미애는 차에서 내려 아이를 같이 옮기려 했다. 민설아도 가식적으로 도우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넌 빈이랑 먼저 차에 타 있으면 돼.”

김미애가 차갑게 말했다.

“네.”

민설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에 있는 빈이 곁으로 갔다.

배인호는 운전을 책임졌다. 그는 차창 너머로 나와 김미애를 쳐다보고 있었다. 선글라스가 그의 눈매와 코를 가려 오뚝 솟은 콧날과 얇은 입술, 그리고 잘 빠진 턱선이 보였다.

김미애는 발걸음을 멈추고 낮은 소리로 나에게 해명했다.

“지영아, 원래는 설아를 데리고 가기 싫었는데 빈이가 같이 가겠다고 생떼를 쓰면서 민설아도 같이 가야 한다고 하니 방법이 없었어.”

나는 김미애가 손자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알고 있었다. 만약 빈이가 진짜 설악산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민설아까지 꼭 가야 한다고 했다면 김미애는 무조건 설득당했을 것이다.

“이해해요. 괜찮아요.”

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이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민설아가 있는 한 그녀는 무조건 배인호와 김미애가 내 아이를 가까이하고 예뻐하는 걸 어떻게든 막아낼 것이다.

나와 김미애는 아이를 한 명씩 안아야 했기에 민설아는 조수석에 앉았고 빈이는 우리와 뒤에 같이 앉았다.

빈이는 나를 보자마자 큰 원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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