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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손자 손녀로 생각하다

김미애의 분노에 배인호는 나를 바라보았다. 무의식적으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어쩌면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지금 그들 모두 우리 집에 있으니 말이다.

“무슨 일인지 먼저 정확하게 설명해 주세요.”

배인호는 자기 어머니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런 뒤에 제가 처리할게요.”

김미애는 심호흡하며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런 뒤 내가 했던 말을 다시 했다. 그녀는 나보다 더 흥분하며 점점 더 말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민설아에 대한 비난과 거부감이 섞여 있었다.

그녀의 말에 배인호의 얼굴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마침내 내게 물었다.

“엄마가 하는 말 모두 사실이야?”

“인호 씨가 어젯밤 내게 물으려고 했던 거예요. 이미 다 말했어요. 인호 씨가 믿든 안 믿는 마음대로 해요.”

나는 거리낄 것 없이 배인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영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뭐가 있니. 빈이가 그렇게 똑똑히 말했는데. 그 여자는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달라. 빈이를 널 감시하는 추적 장치로 섰어. 정말 미친 여자야!”

김미애는 또다시 분노하며 이마에 땀까지 흘렸다.

나는 그녀에게 물 한 잔 따라 주었다.

“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

김미애는 물컵을 건네받으며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배인호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다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지영이가 얼마나 잘했니. 예전에 널 일편단심으로 좋아할 때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 지금 저렇게 여주 같은 년이 우리 집안에 들어온 거 아니야. 집안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어떻게 알겠어?”

나는 식은땀이 났다. 비록 내가 민설아가 한 짓을 폭로한 건 맞지만 김미애가 이렇게 대놓고 나를 칭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배건호도 말을 보탰다.

“그래, 처음부터 네가 민설아와 만나는 걸 우리는 반대했어. 그런데 네가 말을 안 들었지. 지금 봐라. 몰래 도망쳐 아이를 낳아 저렇게 다 커서 데려왔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만하세요. 이 문제는 제가 처리할게요.”

배인호의 마음은 복잡해 보였다. 그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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