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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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한 가족으로 오해받았다

정아는 눈물을 닦아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맞아, 나도 여왕벌이긴 했지. 지금은 왜 이렇게 약해 진 건지 모르겠어. 사랑이 인간을 죽도록 괴롭히긴 하나 봐.”나는 정아를 따라 미소를 지었다.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나도 사랑 때문에 10년이라는 청춘을 소모했었다.“다 지난 일이지. 지영아, 너 먼저 집에 가. 애들이 기다리겠다. 난 혼자서 좀 걸으려고.”지금 정아의 기분은 많이 다운돼 보였다. 내가 함께 있어 주고 싶었지만 가끔 기분이 심하게 나쁠 때는 혼자서 조용히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도움이 된다.나는 할 말이 더 있긴 했지만 정아가 유모차를 밀며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햇빛 사이를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빛나지 않았다. 오히려 어두운 그림자가 비쳐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팠다.배인호와 노성민은 얘기를 나누느라 아직 나오지 않았다.차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휙 지나가는 작은 그림자가 왠지 빈이 같았다.확실하지 않아 차에 타서 10초 정도 기다려보니 역시나 빈이가 튀어나왔다. 빈이는 자기의 손목시계를 보며 수상쩍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빈이의 주위에 민설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배인호가 데려온 것일까? 하지만 배인호가 빈이를 혼자밖에 놔둘 가능성은 없었다.가끔 나는 빈이가 조금 싫었다. 너무 장난꾸러기이기도 했지만 민설아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막무가내일 때가 많았다. 그것들이 나는 조금 불편했지만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배인호에게 빈이를 데려가라고 연락하려는데 빈이가 갑자기 횡단보도로 달려갔다. 신호등도 보지 않고 다급해 보였다. 한 빨간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빈이는 차에 치일 뻔했다.빈이도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더니 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누구 집 애야? 죽으려고 환장했어?”빨간 차량의 주인은 큰 목소리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 중에 인정하는 사람이 없었다.나는 전화를 할 새도 없이 재빨리 달려갔다. 사람들 사이를 뚫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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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그의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만약 배인호의 지력에 문제가 없다면 나의 어이없는 눈빛의 뜻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나를 왜 쳐다보고 있는 거지? 우리는 부부가 아니고 셋이 한 가족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거절하면 될 것을.’결국 빈이가 입을 열었다. 빈이는 매우 기분 나빠하며 판매원에게 말했다.“아줌마, 왜 아무 말이나 막 해요? 이 아줌마는 우리 마미 아니에요. 근데 이 사람은 우리 아빠예요.”빈이는 나를 한 번 보더니 입술을 삐쭉이며 기분 나빠하고 있었다.판매원은 놀라더니 머릿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론이 좋지 않은 듯 갑자기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다른 판매원과 눈빛을 교환했다.“그러시군요. 저희가 잘못 봤습니다.”판매원은 화보집을 가지고선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나도 별다른 생각 없이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배인호는 빈이의 손을 잡고 멀지 않은 곳에서 따라왔다. 내가 두 판매원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두 사람의 귓속말이 들려왔다.“저런 여자는 정말...”“그러게, 남자가 아이까지 데리고 나왔는데 저 여자는 부끄럽지도 않나?”“저 남자 멋있고 돈도 많아 보이니까 들이대는 거겠지.”서로 얘기를 나누더니 한 명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기까지 했다. 내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더니 그녀는 당황하며 서둘러 나에게서 멀어졌다.그런데 나는 이미 들었다. 이런 모욕적인 얘기를 어떻게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 있을까?“거기 서!”나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두 사람에게 정확히 들릴 정도였다. 두 사람은 발걸음을 멈췄지만 나를 돌아보더니 곧바로 앞으로 걸어가며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의 스튜디오가 있었다.두 사람이 곧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나는 재빨리 문 앞으로 다가가 그녀들의 앞을 막아섰다.배인호는 상황을 보더니 빈이를 데리고 다가왔다.“무슨 일이야?”“두 사람 아까 했던 말 다시 해봐요.”나는 배인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강렬한 눈빛으로 두 판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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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냥이가 집으로 찾아오다

“아빠, 마미가 알면 화낼 거예요.”차에 오르려는데 갑자기 배인호에게 말하는 빈이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나는 뒤를 돌아봤다. 빈이는 꽤 진지하게 배인호에게 말하고 있었다.“마미가 질투할 거예요. 아빠 어떻게 다른 여자를 도와줄 수 있어요?”어린아이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너 아직 아빠한테 어떻게 혼자 뛰쳐나왔는지 안 알려줬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널 찾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배인호의 반문에 빈이는 입을 다물었다.빈이는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 먼저 갈게요.”나는 배인호에게 말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나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보는 눈이 없는 두 판매원 때문에 화가 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배인호와 빈이의 대화는 사실 별로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와 먼저 승현이와 로아 부터 챙겼다. 그다음에 스튜디오에 관한 정보들을 검색했다.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스튜디오는 비열한 수단으로 고객들을 유인했다. 전에도 제주도의 매체에서 한번 터트렸지만 어떠한 논란도 되지 않았다. 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묻힌 것 같았다.그렇다면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나는 계속 스튜디오 배후에 있는 사장의 정보를 수집했다. 낱낱이 파헤친 덕분에 익숙한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우지훈이었다.나는 갑자기 멍해졌다. 한동안 이 이름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나는 사교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서란이 감옥에 간 이후로 유정은 내가 준 돈으로 고향에 내려갔다. 하여 우지훈이 어디에 있는 것까지 나는 신경 쓰지 못했다.설마 아직도 배씨 그룹에 있는 것일까? 전에 배인호에게 말해준 적은 있었지만 그가 기억하고 있을까?이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직감했다. 원래 스튜디오의 최대 주주는 우지훈이 아니었다. 그는 반년 전에 양도받았다.한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우지훈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배인호에게 다른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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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도움을 거절하다

냥이가 왜 이렇게 초췌해졌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런 환자를 한 명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들에게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냥이는 무거운 얼굴로 의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별로 슬퍼하진 않았다. 아마도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겪은 상태라 무감각해진 것 같았다.나는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라 묵묵히 옆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이때 병실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배인호였다.그가 왜 여기 있는 걸까?냥이는 배인호를 보더니 피곤한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배인호와의 재회 때문인지 아니면 배인호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인지는 모르겠다.“인호 씨, 정말 왔네요.”자신이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 보자 눈에 띄게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는 좀 어때?”배인호는 아무 감정도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진덕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보다시피 상황이 좋지 않아요.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마...”냥이는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나 혼자 아빠를 간병하고 있어요. 아빠의 좋은 부인은 코빼기도 얼굴을 비추지 않네요.”인간의 마음은 얄팍했다. 때때로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그 사람에게서 진심 어린 보답을 받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도 진덕호는 냥이에게 잘해주었다. 최소한 아버지로서 딸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딸에게 남겨줄 것은 아까워하지 않고 모두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냥이가 지금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진덕호는 배인호에게 몇 마디 말을 전하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으니 눈빛으로 나약하게나마 인사를 건넸다.냥이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와 진덕호의 앞에서 다시 한번 배인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배인호 씨, 절 좀 도와줄 수 없어요? 민 선생님께 아빠를 한 번 봐달라고 얘기해 주세요. 한의학 의술에 능하다면서요. 어쩌면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배인호는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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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나 대신 이 남자 챙겨줘서

배인호는 깊은 눈빛으로 나를 몇 초 동안 바라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먼저 물어봐.”나는 이우범과 민설아에 대해 묻고 싶었다.전부터 두 사람에게 뭔가 비밀이 있을 거라고 늘 의심해 왔지만 증거가 없었다. 나는 바보처럼 그들에게 놀아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민설아가 처음에 이우범을 좋아했다는 거 인호 씨도 알고 있죠?”이게 나의 첫 번째 질문이었다.첫 질문이었을 뿐인데도 배인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 당신 배인호와 이우범의 사이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결국 자기 친구를 좋아했던 여자와 사귄 것인데 조금 부적절해 보였다. 게다가 민설아가 이우범의 마음을 얻지 못해 일부러 배인호를 만나 이우범을 자극하기 위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배인호가 애초에 이런 것까지 신경 쓰면서 민설아와 사귄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응.”배인호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지만 대답을 거부하진 않았다.“계속 물어봐.”“두 사람 아이는 어땠는데요?”나는 바로 이어서 물었다.“그때? 아니면 지금?”“지금이요.”나의 대답에 배인호의 눈빛이 뜻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그는 몸을 일으켜 앉으며 허벅지의 탁탁 털며 일어났다. 두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나를 내려다보았다.“뭘 의심하는 건데? 이우범과 민설아가 어떤 사이라도 될까 봐 의심하는 거야?”당연히 아니다. 만약 이우범이 나를 포기한다면 나는 오히려 후련했다. 지금 상황은 그가 나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와 민설아의 사이가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두 사람이 단둘이 만나는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뒤에서 늘 서로 연락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배인호는 이미 내가 두 사람을 부적절한 사이로 의심하고 있다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도 싸늘해졌다.“이제 보니 이우범이 정말 좋아졌나 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질투도 하잖아.”“?”나는 의문이 들었다.“하긴 두 사람 사이에 두 아이도 있는데 어떻게 아무 감정도 없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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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의외의 전화

“민설아.”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배인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평소와 다르게 엄숙한 말투로 강렬하게 경고했다.“그만해, 무슨 말을 하는 거야?”민설아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방금 그녀의 말은 분명히 나를 적대시하는 말이었다. 말 속에 담긴 비웃음과 허세는 누가 들어도 알 수 있었다.그녀가 아무리 아닌 척 연기 하더라도 배인호에게 감정이 있고 소유욕을 느끼는 이상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다.이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면 모두 겪는 슬픔이다. 나도 예전에 다 겪어 봤다.“미안해요. 난 단지 집에 초대하고 싶어서요. 방금 내가 한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난 지영 씨가 몇 년 동안 인호 씨를 위해 헌신해 준 게 너무 감사해요.”민설아는 배인호에게 해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설아는 당황하지 않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서까지 자기가 통제하려 했다.그제야 배인호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럴 필요 없어.”“네, 알겠어요.”민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배인호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병원 로비에 동료들은 때때로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배인호를 힐끗거리곤 했다. 모두 놀라며 민설아를 부러워했다.사람들의 이런 눈빛은 한 여자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민설아는 배인호를 병원 문 앞에 있는 차가지 데려다주었다. 나는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나와 배인호가 또 단둘이 있을까 봐 출근 중인데도 직접 차까지 데려다준 것이었다.아까 냥이를 따라 병실에 온 것도 내가 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은연중에 그래도 내가 냥이에게 도움울 주긴 했다.“운전 조심해요.”민설아는 배인호가 차에 올라타는 것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끔 너무 빨리 운전하잖아요. 이젠 그러지 말아요.”“알겠어.”배인호의 평소처럼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떠한 친밀한 느낌도 들리지 않았다.나는 바로 옆에 있던 차에 오른 뒤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를 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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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나와 함께 가 줘요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가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용건 있으면 전화로 하세요.”내 태도는 미지근했다. 우지훈을 만날 생각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우지훈은 포기하지 않았다.“한 번 만나죠. 친하진 않지만 어쨌든 친구잖아요. 원래는 이틀 뒤에 전 여자 친구 고향에 놀러 갈 예정이었는데 지영 씨 덕분에 여기 남아서 일들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어요.”방금까지 나는 별로 놀랍지도 않았는데 우지훈이 유정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조금 흥분했다.“이미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 찾아가서 뭘 하려고요? 우지훈 씨, 유정 씨한테 이미 충분히 잔인한 짓을 저질렀잖아요?”나는 유정을 좋아하지 않았다. 단순히 예전에 우지훈의 어이없는 행동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뜻밖에 우지훈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웃었다.“그 일은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난 헤어지고 싶었는데 유정이가 죽어도 헤어질 수 없다고 해서요. 지영 씨도 이미 알고 있다시피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서란이었어요.”이제 배인호와 사이가 틀어졌으니 본색을 드러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자기의 악랄함을 숨기지 않는 것일까?나는 배인호가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다. 주위에 한두 명 정말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모두 하나 같이 독한 사람들이었다. 역시 인간은 끼리끼리 노는 것이 맞았다.“그래서 지금 유정 씨를 찾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내가 다시 물었다.마지막에 유정은 나를 도와줬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고향으로 가서 조용히 지내라고 설득했다. 만약 우지훈이 그녀를 찾아가서 괴롭힌다면 뭔가 그녀를 해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우지훈의 말투는 갑자기 악랄해졌다.“유정은 충분히 나쁜 짓을 했어요. 내가 가서 따지지 않으면 어떻게 이 분노를 참을 수 있겠어요?”“우지훈 씨, 지금 유정 씨가 날 도와준 걸 말하고 싶은 건가요?”마음속에 위험한 신호가 울렸다. 심지어 우지훈이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제주도로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내가 서란을 폭로했기 때문에 지금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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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결국 나는 이우범이 동행하는 것을 동의했다.우지훈이 내게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아무도 몰랐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우범이 제일 먼저 나를 찾아올 것이다.우리가 약속 장소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9시였다.우지훈은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어두운 분위기가 더 느껴졌다. 특히 두 눈이 독사를 연상시켰다.나는 그가 왜 이런 사람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배씨 집안에서 자라 배인호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몇 배는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뒤에서 배인호의 등에 칼을 꽂았다.그 점이 나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생에서 이우범과 배인호가 사이가 틀어진 것은 최소한 여자 때문이었지만 우지훈은 어떻게 해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오랜만이에요.”나를 보고 우지훈이 미소를 지었다. 말투가 꼭 오랜만에 만난 오랜 친구를 대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와 단지 아는 사이일 뿐 오랜 친구가 아니었다.“네, 오랜만이에요. 만나서 하려는 얘기가 뭐죠?”테이블에 놓인 물컵을 바라보니 이미 찻물이 담겨 있었다.우지훈은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우리 그래도 친구 정도는 되잖아요? 아닌가? 나도 다른 사람처럼 지영이라고 불러도 돼요?”우지훈 입에서 친밀한 호칭이 나오자 나는 역겨움을 느꼈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그가 어떻게 말하든지 신경 쓰지 않았다.우지훈은 내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이어서 말했다.“지영 씨, 스튜디오에 관한 일 때문에 한번 만나자고 한 거예요. 갑자기 왜 그런 일은 벌인 건지 모르겠네요. 전에 우리 스튜디오 사람이 지영 씨한테 잘못이라도 한 건가요?”이제 보니 임 매니저는 내가 버린 짓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지훈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네. 스튜디오 본사에 임 매니저와 직원 두 명이 내게 잘못을 저질렀죠. 너무 기분이 나빠서 이렇게 했어요. 별문제 없을 줄 알았거든요.”나는 차분한 표정으로 한치의 거리낌도 없이 말했다.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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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배인호 때문에 내게 복수하다

나는 우지훈을 자세히 관찰했다. 이 사건을 내가 그의 앞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그는 꼭 다시 나를 찾아올 것이다.그런 불상사는 피하고 싶었다. 그가 다시 나를 찾아와서 나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나는 전화를 걸었다. 지금 바로 일을 중단하라고 했다. 그제야 우지훈의 얼굴에 미소가 더 깊어졌다.“그럼, 이 일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난 유정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데.”역시나 우지훈의 용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내게 물었다.“지영 씨가 유정을 고향에 내려보낸 거예요?”“난 몰라요.”나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나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을 테니까.”“난 이미 유정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그저 지영 씨한테 한 번 더 확인하는 거예요. 모두의 시간은 귀한 거니까요. 허탕 칠 순 없잖아요.”우지훈은 정말 뻔뻔하게 자신의 목적을 얘기했다.그는 유정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모르고 있었다. 나는 비웃었다.“그럼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겠네요. 나도 몰라요. 만약 유정이 찾으러 갈 거라면 그렇게 해요. 우지훈 씨도 알다시피 유정은 내게 잠깐 이용하던 도구일 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예전에 그녀가 나를 대한 것처럼 우지훈 씨가 유정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난 신경 쓰지 않아요.”“이런 걸로 날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라면 완전히 잘못된 계획이에요.”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지훈은 바로 더 싸늘해졌다.“내가 유정을 가지고 지영 씨를 협박하는 게 아니라 두 아이를 데리고 협박하는 거라면요? 듣자 하니 이우범하고 함께하게 됐다면서요. 두 사람이 아이까지 두 명 낳았다던데 맞죠?”그 말에 나의 분노는 순간적으로 끓어올랐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내 가족을 가지고 협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특히 애들을 가지고 협박한다면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다.“우지훈 씨, 너무하네요. 나하고 무슨 원수를 진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장담하는데 만약 그런 짓을 저지른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해줄 거예요.”나는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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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이우범이 맞다

“우지훈 너 죽고 싶어!”원래 배인호는 민설아와 빈이에 의해 멈췄었다. 하지만 우지훈의 말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들이부은 것과 같았다. 배인호의 이마에 핏줄은 터질 것 같았고 눈빛에 살기가 무서웠다.만약 그가 정말로 우지훈을 죽인다고 해도 이제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배인호는 우지훈의 팔을 세게 발로 찼다.우지훈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어내면서도 용서를 구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민설아가 다시 한번 날카로운 목소리로 배인호를 제지했다.“인호 씨, 정신 차려요. 지금 허지영 씨를 안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봐요.”그 말에 배인호 멈칫하더니 갑자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이우범의 품에 안겨 있었다.지금 옷도 반쯤 찢겨있는 상태라 이우범의 품에 숨어 있지 않았다면 정말 다 보일 것 같았다. 게다가 내 마음속의 두려움도 사라지지 않았기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나는 눈을 깜빡이며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사실 이때 너무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하지만 그의 점점 어두워지는 눈빛과 꽉 움켜쥔 주먹이 천천히 풀리는 것을 지켜보았다.지금은 나와 이우범이 커플이었다.배인호는 나를 위해 나설 자격조차 이우범에게 먼저 양보해야 했다.“하하하...”우지훈이 또 웃었다. 그는 일부러 배인호를 자극했다.“배인호 너도 참 불쌍하네. 허지영은 이우범하고도 자고 나하고도 거의 할 뻔했는데 아쉽네.”이번에는 배인호가 움직이기 전에 이우범이 나를 옆에 있던 여자 직원에게 맡기고 나섰다. 화를 내며 허리를 숙여 우지훈의 옷깃을 잡아 일으키더니 주먹을 날렸다.우지훈은 피를 토하며 이빨 두 개도 함께 뱉어냈다.그가 아무리 체격이 좋다고 해도 배인호와 이우범의 공격을 모두 견뎌 낼 수는 없었다.“너 한마디만 더 해봐. 영원히 입 다물게 해줄 거니까.”이우범은 우지훈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느껴졌다.“나...”우지훈은 정말 죽음이 두렵지 않은 듯 보였지만 한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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