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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도움을 거절하다

냥이가 왜 이렇게 초췌해졌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런 환자를 한 명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냥이는 무거운 얼굴로 의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별로 슬퍼하진 않았다. 아마도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겪은 상태라 무감각해진 것 같았다.

나는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라 묵묵히 옆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

이때 병실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배인호였다.

그가 왜 여기 있는 걸까?

냥이는 배인호를 보더니 피곤한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배인호와의 재회 때문인지 아니면 배인호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인호 씨, 정말 왔네요.”

자신이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 보자 눈에 띄게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는 좀 어때?”

배인호는 아무 감정도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진덕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보다시피 상황이 좋지 않아요.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마...”

냥이는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나 혼자 아빠를 간병하고 있어요. 아빠의 좋은 부인은 코빼기도 얼굴을 비추지 않네요.”

인간의 마음은 얄팍했다. 때때로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그 사람에게서 진심 어린 보답을 받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도 진덕호는 냥이에게 잘해주었다. 최소한 아버지로서 딸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딸에게 남겨줄 것은 아까워하지 않고 모두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냥이가 지금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진덕호는 배인호에게 몇 마디 말을 전하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으니 눈빛으로 나약하게나마 인사를 건넸다.

냥이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와 진덕호의 앞에서 다시 한번 배인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배인호 씨, 절 좀 도와줄 수 없어요? 민 선생님께 아빠를 한 번 봐달라고 얘기해 주세요. 한의학 의술에 능하다면서요. 어쩌면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배인호는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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