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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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일부러 벗다

최소연의 주소를 얻어낸 나와 배인호는 운전하여 그 장소를 향해갔다.이곳은 상업 아파트라 출입이 비교적 쉬웠다. 나는 최소연의 아파트 번호 수를 찾은 뒤 바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누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설마 집에 없는 건가? 아니면 호텔에라도 갔나? 나는 그들이 옷을 걸치지 않거나 이상한 화면을 보는 순간 그걸 찍어 정아에게 전달해 주기로 했다. 게다가 노성민 쪽이 과실 측으로서, 이혼소송을 해도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다.전에는 노성민이 실질적으로 바람피우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정아더러 그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주라고 권유했지만 지금은 달랐다.배인호는 노성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문에 내 귀를 가져다 대자 역시나 집 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역시 안에 있었어!한창 어떻게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배인호가 나에게 전화를 건네주었다. 전화를 확인해 보니 진경호가 보내온 문자 메시지였고, 그는 여전히 최소연네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나는 얼른 보내온 문자 메시지대로 비밀번호를 눌렀고, 그 문은 곧바로 열렸다.집안에는 거실 하나, 방 하나의 구조로 되어있었고, 때마침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 안에서는 최소연이 샤워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 듯 했다.이때 물소리가 갑자기 멈췄고, 그와 동시에 노성민의 전화벨 소리도 울리기 시작했다.최소연은 목욕 타월로 몸을 감싼 뒤 욕실에서 걸어 나왔고, 문 입구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바로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의 노성민은 침대에 드러누운 채로 깊은 잠에 든 상태였다.그녀는 우리를 등지고 선 채로 노성민의 핸드폰을 한번 보더니 전화를 받는 것이였다.“어머, 미안해요, 정아 씨. 노 대표가 잠에 들었--”최소연이 입을 여는 순간 그 전화는 정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란걸 알게 되었다.나는 성큼성큼 걸어가 단번에 최소연손의 전화기를 빼앗았고, 그녀는 나와 배인호가 여기에 있는 게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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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그가 말한 게 확실하다

최소연은 내 말에 욹으락 붉으락 하며 눈까지 빨개졌다.하지만 그 모든 건 그녀가 초래한 것이다.“선택해요. 더는 여기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요.”나는 최소연에게 얼른 답하라고 재촉했다.하지만 최소연은 여전히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전 선택 안 해요. 전 잘못한 거도 없거니와, 이따 노 대표가 깨어나면 제 억울함을 풀어줄 거라고요!”노성민이 잠에서 깨고 직면해야 할 건 아마 정아라는 폭풍우일 것이다. 나는 이 증거를 정아에게 보내줄 예정이고, 그때 가서는 노성민이 과연 어떻게 자기 아들을 두둔할 것인지 다시 지켜봐야겠다.나는 더는 길게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요. 하루 생각할 시간 더 줄게요. 내일 저녁 12시 전에도 만약 답이 없으면, 조금 전 이 영상은 아마 각종 사이트에서 볼 수 있을 거예요. 나한테 있어 당신 같은 사람 대응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요.”“당신 사람 그렇게 괴롭히는 거 아니에요!”최소연은 더는 변명 같은 건 하지 않고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나는 그녀와 얘기해봤자 더는 소용없을 거라는 걸 알고, 아예 침대 쪽으로 다가가 노성민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노성민! 정신 차려!”내 싸대기에 노성민의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났고, 그는 겨우 눈을 떴다. 그는 어렴풋이 뜬 눈으로 내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말을 더듬거렸다.“여보, 나 용서하는 거야? 나 데리러 왔어?”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다가와 나를 안으려 하였고, 몸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다.내가 손을 뻗어 그를 쳐내려고 하던 찰나, 배인호가 이미 먼저 앞으로 다가가 다시 노성민에게 귀싸대기를 날려 그를 바닥에 쓰러트렸다. 노성민은 너무 아픈 나머지 얼른 손을 거두었다.“여보, 왜 때려?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나 떠나지 마. 아이도 데려가지 말고…”“일어나.”배인호가 노성민의 팔을 잡으며 차갑게 말을 건넸다.노성민은 배인호를 알아보고는 겨우 침대에서 일어서긴 했지만 똑바로 서 있을 수 없어 배인호가 그를 부축했다.최소연은 그 자리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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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줘요

나는 조금 전 배인호가 빈이에게 말했던 그 다정한 말투가 생각나서, 로와와 승현이대신 속으로 많이 속상했다.사실 배인호는 아버지로서 좋은 아버지이긴 하다. 하지만…한창 아이들 옆에 있어 준 뒤, 나는 지현이를 안고 나와 이우범에게로 갔다.이우범은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 하지만 큰 대문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기에 쉽게 그 집에 들어갈수 있었다.그 시각 도저와 비비는 자고 있었고 내 인기척에 도저는 도적이 든 줄 알고 짖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가 온 걸 발견하고는 기쁜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나는 두 귀요미를 향해 웃어 보인 뒤 지현이를 안고 이층 방에 들어가 눕혔다.그러고는 희선 언니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 저녁 나 대신 로아와 승현이와 함께 자달라고 말씀드렸다.이때, 내 핸드폰 소리가 울렸고, 그건 정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녀가 오늘까지 참고 나에게 전화했다는 건 이미 크나큰 발전이었다. 예전 같으면 1분에 한 번씩 나에게 전화를 해 물었을 거지만 요 며칠 동안에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았다.“지영아, 나 대신 그 불여우는 때려죽인 거야?!”정아가 분노에 차올라 내게 물었다.“때리진 않았어. 근데 그년 내일 아마 퇴사해야 할 거야.”내가 답했다.“퇴사? 과연 퇴사할까? 그런 년들이 제일 잘하는 건 남자한테 매달려 놓아주지 않는 거야. 그러니 절대 쉽게 떨어질 스타일이 아니라고. 노성민 그놈은 나랑 아이 뺏으면서 그런 여자한테 매달리려 할거고. 흐흐, 안 봐도 뻔해.”정아는 여기까지 말한 뒤 갑자기 차갑게 웃어 보였다.나는 사실의 자초지종을 모두 정아에게 말해줬고, 그걸 듣고 난 정아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나는 그녀가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노성민에게 아직 감정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단지 현재 최소연의 출현으로 인해 그게 깨져있을 뿐이다.만약 노성민이 최소연과 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아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를 빈다면 나는 정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보라고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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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나를 난처하게 만든 부탁

나는 이우범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예전에 내가 배인호에게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주변에서 아무도 나를 설득할 수 없었다. 설령 배인호가 직접적으로 나를 거절한다 해도 나는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는 그 한마디만 믿고 있었다.지금 이우범이 나에 대한 감정이 설마 예전에 내가 배인호를 처음 대했을 때와 같단 말인가?그러면 안 되는데. 난 어떻게 이걸 받아들여야 할까?어쨌든 난 배인호가 아니기에 그런 양심 없는 짓은 절대 할 수 없고 말이다.“네?”내 말이 없는 모습을 보고 이우범이 되물었다.“왜 말이 없어요?”이건 내가 말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것이다.이때, 로아와 승현이는 내 어색한 기분을 느끼기라도 한 듯 동시에 울기 시작했고, 나도 그 기회를 타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아주었다.숙련되게 두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니, 때마침 식탁에 놓은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이우범은 발신자표시를 한번 확인하더니 핸드폰을 나에게 건네주었다.“지영 씨 친구예요.”나는 정아가 아니면 다른 애들이 나에게 전화한 줄 알았는데, 핸드폰을 건네받고 보니 예상외로 냥이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냥이와 연락을 안 한 지도 이미 한창은 지난지라 나는 그녀에게서 연락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한동안 사라졌었다. 그러다 그 뒤에는 어찌 되었는지 나도 알 수 없었다.나는 그 전화를 받았다.“지영 언니, 저 아직 기억해요?”냥이의 목소리는 전처럼 밝지 않았고, 오히려 우울해 보였다.“당연히 기억하지. 우리 진짜 오랜만이다. 뭔 일이라도 있는 거야?”내가 물었다.“네, 제가 한가지 부탁할게 있어서요.”냥이는 진짜로 부탁이 있어 나에게 연락을 한 거였고 나는 배인호와 관련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답안은 내 예상을 빗나갔다.약 10정도 대화를 나눈 뒤, 나는 냥이의 그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그녀의 아빠 진덕호의 건강은 아직도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 하여 상황이 호전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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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민설아를 두둔하다

정아는 돌아온 김에 지현이도 데려가고 노성민도 한번 찾아갈 예정이었다.그녀의 투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니 아마 자랑하러 가는 듯했다. 어쨌든 노성민이 아이를 그렇게나 신경 쓰고 있으니, 절대 세 아이 모두 정아가 데려가는 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건 그 부부 사이의 일이라 나도 가끔 모순이 발생했을 때나 달래고 해결해 줄 수 있지, 시시콜콜 그들 일에 간섭할 수는 없었다.정아가 떠난 후 나와 희선 언니는 로아와 승현이만 잘 보살피면 되는 것이다.저녁 9시쯤, 나는 최소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그녀가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고 말이다.“허지영 씨, 저와 지영 씨 사이에 원한 같은 건 없는것 같은데, 굳이 저 이렇게 몰아붙일 필요 있어요? 지금 저 죽음으로까지 몰아붙일 예정인가요?”최소연은 다소 격앙되어 말했다.“혼자서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다는 거 허지영 씨도 잘 알잖아요. 저 직업까지 없으면 앞으로 어떡하라는 거예요?!”“그럼 퇴사하지 말고, 그 영상을 널리 퍼트리면 되잖아요?”나는 마음속으로 아무런 미동도 없었고 심지어 웃음이 나왔다.이게 세컨드들이 궁지에 몰리면 나오는 통일된 반응인가? 다들 자기 탓은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네.최소연 역시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어차피 그냥 영상 뿐이잖아요? 전 퇴사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 돈 많은 남자들한테 물어봐요. 누가 세컨드 한두 명쯤은 다 있다고요! 그리고 전 겁나지 않아요. 게다가 왜 배인호 대표님이 절 자르는거죠? 저는 그 분 회사직원도 아닌데 대체 뭔 권한으로 저를 자르냐고요!”그 말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배인호는 노성민이 선뜻 손을 쓰지 못할까 봐 대신 결정을 내려준 듯 했다.게다가 노성민이 그에 대한 신뢰도는, 그가 조금만 진지하게 나가면 바로 그의 말을 들을 것이다. 배인호와 노성민의 협업프로젝트는 주로 배 씨 그룹 위주이기에, 그가 직원 하나 자르는 건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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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배인호만 원하다

배인호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들고 하늘만 바라보았다.여긴 분명히 내 집이지만 마치 주도권을 빼앗긴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배인호가 거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우범은 식재료를 들고 주방에 들어가 요리하기 시작했다.희선 언니는 로아와 승현이를 한창 달래고 있었다. 그러더니 현재의 광경을 보고는 얼굴에 알 수 없는 표정을 내비쳤다.“저희 방으로 들어가요.”나는 희선 언니에게 말했고, 우리는 한사람이 한 명 씩 아이를 안고는 침실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배인호와 멀뚱멀뚱 말없이 바라보고 있을 것만 생각하면 순식간에 어색해졌다.게다가 배인호에게 좋은 표정 또한 짓지 못할 것만 같았다. 나는 노성민에게 보낸 문자가 빈이라는 걸 믿고 있는 배인호에게 그냥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방에 들어간 로아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 얌전하던 애가 배인호가 올 때면 꼭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저는 때때로 혈연 감응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로아안고 정원에 좀 나가볼게요.”나는 로아를 안은 채 희선 언니에게 말했다. 희선 언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방에 남아 승현이를 보살폈다.그 시각, 배인호는 혼자서 거실 소파에 긴 다리를 꼰 채 앉아있었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씩 마시며 전혀 어색함이라고는 없어 보였다. 나는 말없이 그를 흘겨보았다.아니 갑자기 뭔 밥을 먹겠다고 난리인 거야?아마 잠시 후 나는 밥이 목구멍에 제대로 넘어갈 것 같지 않다!“으앙…”로아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고 부드러운 피부에는 땀이 맺혀나오며 지금 얼마나 기분이 좋지 않은지 알 수 있었다.나는 로아를 안고 정원에서 왔다 갔다 하며 흔들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게다가 도저와 비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평소에 도저와 비비를 무척 좋아하던 로아였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나는 로아가 울다가 뭔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평소에 이우범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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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눈시울이 붉어지다

“저 요리하러 갈게요.”결국 이우범은 두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주방으로 향했다.그 순간 나는 이우범이 안타까우면서도, 그와 동시에 죄책감을 느꼈다. 배인호는 그 시각 나와 이우범의 변화에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는 단지 로아의 눈매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바라보며 슬픔이 담긴 말투로 입을 열었다.“만약 그때 우리 딸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생겼겠지?”나는 단 한 번도 배인호에게 아이의 성별을 이야기해 준 적이 없었고, 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그 아이 이야기만 하면 나는 가슴이 아파 났다.“근데 딸인 건 어떻게 알아요?”나는 씁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너 임신검사 기록을 조사해 봤어. 그래서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배인호는 머뭇거리며 나를 쳐다봤다.“뭔 일이요?”나는 배인호가 그걸 조사해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인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에는 이런저런 고민이 가득 차 보였다. 그는 평소에 시원시원한 성격이고 그 어떠한 일도 거의 질질 끌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토록 머뭇거린다는 건 그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나는 내가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일이 과연 무엇일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설마 또 로아와 승현이의 친자확인 관련된 건가? 만약 그렇다면 나는 절대로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내가 너 임신검사 기록은 조사해 봤지만, 아이에 관한 결과는 너한테만 있대. 그거 아직 갖고 있어?”배인호는 끝내 입을 열었고, 그 내용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내 첫 번째 아이에 관한 건 겨우 아이의 오관을 볼 수 있는 사진한장뿐이었다. 나는 그걸 항상 보관해 왔었고, 그 사실에 대해 잃어버린 적 또한 단 한 번도 없었다.“만약 아직 갖고 있다면 나 한 번만 볼 수 있어?”배인호는 거의 간청하는 태도로 나에게 말했다.그렇게 까칠하고 차갑던 남자가 아이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그에게는 이미 빈이가 있고, 그와 나 사이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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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둘 사이가 이상하다

이우범은 빤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그 눈동자는 다소 슬퍼 보였다.“내가 그런 것도 생각 안 해봤을 것 같아요?”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신중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이런 것 또한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어쩌면 나보다도 더 깊게 고민했을 수도 있다.“고민해 봤으면 여기서 그만 멈춰야죠. 이우범 씨, 당신은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예요. 근데 우범 씨 행복은 저한테 없어요.”어느새 내 목소리는 막힌 듯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난 그렇게 못하겠어요. 그런 것보다도 더 무서운 건 지영 씨가 제 곁에 없다는 사실이에요. 그러니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지영 씨가 알려줘요.”이우범의 눈빛에는 우울함이 뒤덮였고, 나는 더욱더 강렬하게 죄책감이 들었다.예전의 이우범은 시크하고 다가가기도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누구한테나 냉담한 태도였고 그 어떠한 일도 그에게 영향 같은 건 끼치지 않았다. 물론 전생에 서란을 위해 그렇게 변한 것 빼고 말이다. 그 외에 다른 순간 그는 단 한 번도 이성을 잃은 적이 없었고, 모든 일도 자신의 계획안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마치 내가 그를 이렇게 만든 것만 같았다.이건 내 의도가 아닐뿐더러 애초부터 내 예상 밖을 벗어난 일이었다.“우리 결혼해요.”갑자기 이우범이 입을 열었다. 그의 입술 색은 비교적 옅었지만 촉촉해 보였고, 말을 할 때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는 맑고 매력적이었다.이어서 그는 주머니에서 전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허지영 씨, 저와 결혼해 주면 안 돼요? 제가 앞으로 대가를 치러야 할지라도 전 좋아요.”“제발 바보 같은 짓 그만해요. 네?”나는 눈가의 마르지 않은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전에 우범 씨 어머님이 반대하시던 거 기억 안 나요? 지금 이미 여기 없어도, 그래도…”어머니의 말만 꺼내면 이우범의 표정에는 미세하게 변화가 일어났다. 생전에 이우범 어머니는 나와 그를 그토록 반대했었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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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마지막 만찬

“그러면 민설아 믿어요?”나는 이어서 물었다. 사실 내가 물으려 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전생에 이우범이 했던 일들이 생각났을 뿐이고, 그의 본성도 배인호와 똑같게 미치광이였다.나는 혹시라도 그가 나 때문에 민설아 사이에 말 못할 비밀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이우범은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고개를 살짝 내린 채 나를 바라봤다. 그의 흰 피부에는 잡티 하나 없었고 그의 얼굴에는 차가움과 부드러움이 섞여 있었으며, 목소리 또한 중저음에 매력적이었다.“내가 어떻게 민설아를 믿을 수 있겠어요? 난 오직 지영 씨만 믿어요. 그러니 계속 저 밀어내지만 말아줘요. 네?”이때 그의 품속에 있던 승현이는 갑자기 웃어 보였고, 그 목소리는 귀엽기 그지없었다.“승현이가 동의했네요. 로아는 동의할지 모르겠네요?”이우범은 고개를 돌려 내 품 안에 있는 로아를 바라보았다.그는 일부러 대화 주제를 돌리며 내 대답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로아는 얌전히 있었으며, 배인호에게 안기고 난 뒤 마치 모든 수요가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기분이 좋은지 계속하여 자기의 작은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며, 가끔 소리를 내며 웃어 보였다.“이제 다시 말해요.”내 마음은 그 순간 다소 혼란스러웠고, 더는 그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 일단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었다.하지만 내가 내뱉은 그 한마디에 이우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에는 시크하던 남자가 지금 그 순간은 애써 유지하던 평정심을 뒤로하고 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래요.”그는 고개를 숙여 승현이에게 뽀뽀했다.——3일 후, 나는 정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나는 최소연이 해고된 후, 그녀와 노성민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 노성민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전화는 정아의 작별 인사 전화였다.“지영아, 나랑 노성민 이혼하기로 했어. 이혼 수속만 끝나면 나 애들 데리고 서울로 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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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나까지 내려놓다

노성민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 순간 내 시선은 무심코 배인호와 다시 마주쳤다.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에는 종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왜 이혼하고 싶지 않은데?”정아가 되묻기도 전에 배인호가 오히려 노성민에게 물었다. 그 말투는 나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내가 잘못했으니까요. 내가 남녀 사이의 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최소연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도움이 내 와이프가 나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었어. 이건 정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야.”모든 일은 시작이 어렵지, 첫마디를 내뱉은 뒤 노성민은 이미 준비라도 한 듯이 그 뒤에는 술술 말을 내뱉었다.그는 용기를 내 정아를 바라보았다.“여보, 나랑 이혼 안 하면 안 돼? 나에게 기회 한 번만 더 줘. 절대 똑같은 반복하지 않을 거야.”정아의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가 있었지만, 마음이 움직인 느낌은 아니었다. 그녀는 노성민을 잠깐 바라보더니,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노성민, 네가 나 알고 난 뒤로부터, 넌 내 성격에 대해 알았을 거야. 난 내 의견 굽히지 않아.”그 짧은 몇 마디에 노성민의 얼굴은 굳어졌다. 평소에는 철없는 귀공자가 지금은 길가에 내다 버려진 강아지같이 풀이 죽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정아가 이토록 마음을 굳게 먹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노성민이 어떻게 그녀에게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정아야, 너…”나는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참았다. 왜냐하면 정아의 선택을 지지해 주고 이해해 주기로 했으니 말이다.“계속 말해.”배인호는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듯했다. 노성민은 그 몇 마디를 한 뒤 정아에게 거절당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인호 형, 내가 뭘 더 말해?”노성민의 목소리는 낮고 퇴폐했다.“할 말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지금 안 하고 이혼한 뒤에 말하려고 그러는 거야? 어떤 말은 정해진 시간 내에 말해야 그 효과도 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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