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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배인호만 원하다

배인호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들고 하늘만 바라보았다.

여긴 분명히 내 집이지만 마치 주도권을 빼앗긴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배인호가 거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우범은 식재료를 들고 주방에 들어가 요리하기 시작했다.

희선 언니는 로아와 승현이를 한창 달래고 있었다. 그러더니 현재의 광경을 보고는 얼굴에 알 수 없는 표정을 내비쳤다.

“저희 방으로 들어가요.”

나는 희선 언니에게 말했고, 우리는 한사람이 한 명 씩 아이를 안고는 침실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배인호와 멀뚱멀뚱 말없이 바라보고 있을 것만 생각하면 순식간에 어색해졌다.

게다가 배인호에게 좋은 표정 또한 짓지 못할 것만 같았다. 나는 노성민에게 보낸 문자가 빈이라는 걸 믿고 있는 배인호에게 그냥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방에 들어간 로아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 얌전하던 애가 배인호가 올 때면 꼭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저는 때때로 혈연 감응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로아안고 정원에 좀 나가볼게요.”

나는 로아를 안은 채 희선 언니에게 말했다. 희선 언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방에 남아 승현이를 보살폈다.

그 시각, 배인호는 혼자서 거실 소파에 긴 다리를 꼰 채 앉아있었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씩 마시며 전혀 어색함이라고는 없어 보였다.

나는 말없이 그를 흘겨보았다.

아니 갑자기 뭔 밥을 먹겠다고 난리인 거야?

아마 잠시 후 나는 밥이 목구멍에 제대로 넘어갈 것 같지 않다!

“으앙…”

로아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고 부드러운 피부에는 땀이 맺혀나오며 지금 얼마나 기분이 좋지 않은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로아를 안고 정원에서 왔다 갔다 하며 흔들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도저와 비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평소에 도저와 비비를 무척 좋아하던 로아였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나는 로아가 울다가 뭔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평소에 이우범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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