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50화 나까지 내려놓다

노성민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내 시선은 무심코 배인호와 다시 마주쳤다.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에는 종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

“왜 이혼하고 싶지 않은데?”

정아가 되묻기도 전에 배인호가 오히려 노성민에게 물었다. 그 말투는 나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내가 잘못했으니까요. 내가 남녀 사이의 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최소연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도움이 내 와이프가 나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었어. 이건 정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야.”

모든 일은 시작이 어렵지, 첫마디를 내뱉은 뒤 노성민은 이미 준비라도 한 듯이 그 뒤에는 술술 말을 내뱉었다.

그는 용기를 내 정아를 바라보았다.

“여보, 나랑 이혼 안 하면 안 돼? 나에게 기회 한 번만 더 줘. 절대 똑같은 반복하지 않을 거야.”

정아의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가 있었지만, 마음이 움직인 느낌은 아니었다. 그녀는 노성민을 잠깐 바라보더니,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노성민, 네가 나 알고 난 뒤로부터, 넌 내 성격에 대해 알았을 거야. 난 내 의견 굽히지 않아.”

그 짧은 몇 마디에 노성민의 얼굴은 굳어졌다. 평소에는 철없는 귀공자가 지금은 길가에 내다 버려진 강아지같이 풀이 죽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정아가 이토록 마음을 굳게 먹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노성민이 어떻게 그녀에게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정아야, 너…”

나는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참았다. 왜냐하면 정아의 선택을 지지해 주고 이해해 주기로 했으니 말이다.

“계속 말해.”

배인호는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듯했다. 노성민은 그 몇 마디를 한 뒤 정아에게 거절당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호 형, 내가 뭘 더 말해?”

노성민의 목소리는 낮고 퇴폐했다.

“할 말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지금 안 하고 이혼한 뒤에 말하려고 그러는 거야? 어떤 말은 정해진 시간 내에 말해야 그 효과도 더 발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