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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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사직

배인호는 입을 꾹 다문 채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 눈빛이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그 이유는 민설아가 내 자식의 엄마니까, 난 걔가 상처받게 놔두지 않을 거야.”한참 뒤 그는 그제야 내 질문에 대답했지만, 그 대답은 무척 의외였다.그 뜻은, 그가 민설아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함이고, 그 보호하는 이유는 민설아가 자기 아들 빈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민설아 사랑해요?”나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또 물었다.배인호는 그 질문에 또 답이 없었고, 그의 심정은 더욱 복잡해 보였다.그러다 나는 갑자기 나에 대해 궁금하여 이어서 질문했다.“인호 씨, 저한테 아직 감정 남아있어요? 노성민 씨와 협업한 그 프로젝트도 왜 하필 제주도를 선택한 거예요?”그 질문을 던진 후 나는 바로 후회했다. 그렇게 질문을 했다는 건 마치 배인호의 마음을 테스트해 보는 것 같았고, 내가 아직도 그를 좋아해서, 혹시나 나에게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지 물어보려는 사람 같으니 말이다.배인호도 깜짝 놀란듯한 표정이었고, 나에게서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생각지도 못한 느낌이었다.그가 입을 열어 내 질문에 대답하려 할 때쯤, 갑자기 나의 전화가 울렸고, 확인해보니 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지영아, 너랑 우범이 지금 어디야? 아이고, 오늘 로아가 갑자기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가 봐. 우리가 암만 달래도 달랠 수가 없어!”“베이비시터는?”나는 다급히 물었다.“저녁에 갑자기 몸이 안 좋다고 해서 병원에 가보라고 했어. 집에는 지금 네 아빠와 나 둘만 있어.”엄마가 답했다.“우범 씨는 수술 때문에 아마 안될 거예요. 이따 내가 가서 달랠게요!”나는 아이가 울고 있다는 말에 갑자기 가슴이 아파 나며, 전화를 끊은 뒤 바로 길가에 차 잡으러 갔다.하지만 그 시간대에 차 잡기가 어려웠고, 마치 하나님이 내 시간을 방해하는 것만 같았다.나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때 병원에서 민설아가 걸어 나오는 게 보였고, 그녀는 옷을 갈아입은 뒤 큰 검은색 가방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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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배인호 부모님이 찾아오다

“네, 저도 알고 있어요. 근데 민설아가 스스로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하면서 사직하겠다고 하니 별다른 방법이 없죠.”나는 담담하게 답했다.이우범이 현재 나에게 주는 느낌은, 날이 가면 갈수록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전에 이우범이 서란과 협력한 일 또한 나는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내가 어떻게 거절하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를 잘해주니, 그걸 가슴 깊숙이 넣어두고 다시 언급하지 않을 뿐이다.“됐어요. 이 일은 여기까지 얘기해요. 민설아가 사직하면 더 좋은 일이죠. 지영 씨도 더는 나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요.”이우범은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듯 나를 향해 웃어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더 이상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집에 도착해보니, 로아와 승현이는 울음을 이미 그친 상태였다. 하지만 평소에 나와 같이 자는 게 습관이 되었는지, 우리 엄마, 아빠와 같이 잠자리에 들려 하지 않는 것이었다.나는 두 아이를 내 침실로 데리고 들어가 휴식을 취할 준비를 했고, 이우범은 옆집으로 돌아갔다.왜인지 모르게 나는 그날 저녁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계속 이우범과 민설아 사이의 의문이 풀리지 않았고, 직감적으로 그 둘의 관계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그렇게 단순한 사이가 아닐 것 같았다.게다가 배인호가 민설아에 대한 태도 또한 내 예상을 벗어났다.이튿날, 그날 저녁에 발생한 일이 뉴스 기사에 떠돌았지만 그렇게 핫이슈는 아녔다. 아마 배인호가 사람을 시켜 입막음시킨 듯했고, 그건 그한테 있어 식은 죽 먹기이다. 그는 자신이 보호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곤 했다.하지만 그 일은 아마 배인호 부모님에게 있어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인호가 좋아하는 여자는 다 쉽지 않은 인물들이네!”엄마는 뉴스를 보며 재차 감탄하셨다.“그 서란 이라는 애는 아직도 감옥에 있다면서. 이제는 민설아라는 애가 나타난 거야?쟤도 보아하니 쉬운 스타일은 아니네.”그렇다, 민설아는 서란 보다도 더 강한 존재이며 절대 나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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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이 사람 거 아니에요

나는 그들이 우리 집까지 찾아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나는 단 한 번도 그들한테 우리 집 주소를 알려준 적도 없었다.“인호가 알려주었어.”배인호 모친은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 바로 답했다.“아저씨, 아줌마. 얼른 들어와 앉아요.”나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그들을 우리 집 안으로 초대했다. 빈이도 그 뒤를 따라 들어왔고 오늘따라 무척 얌전하였다.배인호 부모님은 거실에 앉았고, 나는 그들에게 차를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빈이에게는 장난감과 간식을 준 뒤에야 나도 그들 맞은 편에 자리 잡고 앉았다.소파 옆에는 그들이 가져온 선물이 있었고, 보기에도 엄청 귀중한 물건 같았다.내가 먼저 그들에게 물었다.“아저씨, 아주머니. 오늘 어찌한 일로 이렇게 갑자기 오셨어요? 오시는 줄도 모르고 아무런 준비도 못 했어요.”“그냥 갑자기 너와 네 부모님도 볼 겸 왔어. 네가 어디 사는지 몰라서 인호한테 물어봤더니, 인호가 여기 알려줬어.”배인호 모친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네 아이는?”“베이비시터가 데리고 산책하러 나갔어요.”내가 답했다.“그렇구나. 산책 좋지!”그녀는 비록 답은 그렇게 해도 왠지 모를 실망감이 있는 듯 보였다.설마 로아와 승현이를 보러 온 건가?나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 로아와 승현이가 나와 이우범의 아이라 했고, 이우범이 친자확인도 했다고 알려줬는데 과연 배인호 부모님은 그걸 믿을지, 어떻게 생각할지 그 누구도 모르니 말이다.이때 빈이가 정원으로 달려나갔다. 나는 다칠까 봐 조금 걱정이 됐지만, 배인호 모친은 되려 나를 말렸다.“괜찮아. 가서 놀라고 해. 어른들 얘기 듣는 거도 재미없을 거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빈이는 다시 들어왔으며, 이번에는 말없이 바닥에 앉아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었다.한창 스몰토크 좀 한 뒤에, 배인호 부친 배건호가 나를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을 꺼냈다.“지영아, 이번에 우리가 너 찾아온 이유는 네가 뭘 좀 도와줬으면 해서 찾아왔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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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배인호 부친의 질책

나는 산책하러 나갔던 그들이 지금 타이밍에만 오질 않길 바랐지만, 그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일이 아녔다.배인호 부모님은 두 아이를 보더니 얼굴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배인호 모친은 유모차 옆에 다가오더니 로아를 들어 안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로아도 배인호 모친의 품이 좋은지 울지도 않고 소란 피우지도 않았다. 로아는 동그란 눈망울로 그녀를 바라보며 가끔 몇 마디 옹알이도 선보였다.“아이고, 진짜 이쁘네. 어쩜 이렇게 귀여워!”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나와 배인호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결국은 배인호가 직접 가서 로아를 다시 안아왔다.“엄마 손녀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앞으로 다시는 지영이 찾아와서 이런 얘기 하지 마세요.”전에 배인호가 매번 로아와 승현이를 안을뻔하다 실패했었지만, 오늘 이런 상황에서 그가 직접 로아를 안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로아는 작은 꽃무늬가 있는 핑크 점프슈트를 입고 있었고, 도자기처럼 하얗고 사랑스러웠다. 배인호처럼 큰 남자가 로아를 품에 안고 있으니, 마치 쿠션을 들고 있는 것처럼 신체적 차이가 크게 났다.“너 조심해! 아이들 허리는 약해서 허리를 받쳐줘야 한다고!”배인호 모친은 배인호가 로아를 안고 있는 자세가 틀린 걸 보고 다급히 뭐라 하셨다.배인호는 그제야 급하게 그 큰 손으로 자세를 바꿔 안았지만, 아이를 안는 게 아직은 미숙하여 급하면 급할수록 잘되지 않았다. 결국은 로아를 세로로 끌어안았지만, 로아가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없어 순식간에 비스듬해졌다.나는 깜짝 놀라 바로 손을 뻗어 로아를 다시 안아왔다.만약 평소에 누가 이렇게 로아를 안았다면, 로아는 아마 불편함에 이미 울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배인호가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며 안아도 로아는 전혀 울지 않고 오히려 무척 조용했다.나는 마음속으로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지만,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나 애를 안을 줄 잘 몰라서.”배인호는 뻘쭘한 듯 나에게 설명했다.“전에 성민이네 애들 몇 번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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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우리 친구 아니야

“희선 언니, 저 말씀 드릴 거 있어요.”배인호네 한 가족이 떠난 뒤 나는 정중하게 그녀에게 당부했다.“네, 말해요.”장희선은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로아와 승현이랑 산책할 때 조금 전에 저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하지 않게 해주세요. 손톱을 깎거나 머리를 자르는 행동도 더 조심해주시고요. 아시겠죠?”나는 배인호 부모님이 혹시라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봐 장희선에게 재차 강조했다.그녀도 나와 배씨 집안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잘 알기에 더는 묻지 않았다.“네, 알겠어요.”이어서 나와 그녀는 아이들을 씻겨주고 침실로 휴식하러 들어갔다.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이우범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우범은 오늘 야근이지만 그렇게 바쁜 건 아녔다. 내 말을 듣고 난 그는 다소 무거운 말투로 내게 말했다.“앞으로 최대한 그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말아요. 만약 꼭 친자 확인해야 한다면 저한테 꼭 알려주고요. 제가 처리할게요.”“결과 조작하는 방법 있어요?”내가 물었다.“……”이우범은 한참 말이 없더니, 입을 열었다.“이 일은 걱정할 거 없어요. 제가 처리할게요.”그는 내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런 일 또한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대답 또한 이해가 갔다. 이우범의 그 말에 나는 알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아무리 어째도 그는 의사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나보다는 많이 알 것이고, 다른 방법도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렇게 나는 잠자리에 들었고, 그날 악몽을 꾸게 되었다. 꿈에서 배인호네 집에서 로아와 승현이의 신분을 알아채고 나와 양육권을 뺏고 있었다. 꿈속에서의 나는 분노와 공포에 휩싸였고, 깨어나 보니 온몸에 식은땀이 나 있었다. 그 시각 침대에서 자는 로아와 승현이는 아직도 꿈나라에 있었다.이때 시간은 이미 아침 8시였다. 엄마가 집에 없으니 내가 직접 나가서 장을 봐야 했었고, 희선 언니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아이가 깨면 손과 발을 스트레칭시켰다. 그런 부분은 그녀가 나보다 더 잘하기에 나는 그녀에게 모두 맡겼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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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청혼

“맞아요, 저희 친구 사이도 못돼요. 그러니 오해하지 마세요, 민 선생님.”나는 한마디 더 보태며 배인호의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렸다.민설아는 일부러 아쉬운 척 말했다.“그래도 한때는 부부였었는데 이렇게까지 서로 냉담할 필요는 없잖아요. 앞으로 그냥친구라도 해요.”그녀는 보기에는 좋은 뜻으로 하는 말 같았지만, 사실상은 내 앞에서 자랑하는 거나 다름없었다.나와 배인호 사이가 멀어질수록 가장 좋아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겠는가?“친구가 되든 말든 별 의미 없어요. 저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아서 먼저 가볼게요.”나는 더는 민설아의 연기에 맞춰주지 않고 내 차에 장 본 재료를 싣고 집으로 돌아갔다.만약 나와 배인호가 조금 전 말한 일반 친구 사이가 되었다면, 내가 굳이 제주도까지 올 필요가 있었을까?집에 돌아와 보니, 로아와 승현이는 이미 깨어있었다. 희선 언니는 그들에게 스트레칭을 시켜주고 있었고, 내가 온 걸 보고는 얼른 장 본 재료를 받아들었다.“가서 아침 준비할게요.”그렇게 희선 언니는 주방에 가고, 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요 며칠 동안 엄마는 나에게 영상통화 한번 보냈었고, 통화로 아이들 얼굴 한번 보고,작은 삼촌 장례에 관해 이야기들을 했었다. 내가 더 의외였던 것은 삼촌이 죽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이었다. 유언장에는 정상적인 순서 외에 엄마가 마지막에 있었다고 한다.그 뜻인즉, 삼촌네 한 가족이 모두 죽으면, 그 모든 재산은 우리 엄마에게 넘어간다는것이었다.이는 우리 가족 중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작은 삼촌은 생전에 우리 엄마와 아빠를 크게 원망했었고, 사업적인 문제로 아빠가 공정처리 했더니, 그 뒤로 우리 엄마와 아빠를 아예 좋게 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그 뒤로 우리 집과 작은 삼촌네 집안은 거의 원수 사이나 다름없었다.큰 삼촌은 아마 쭉 연락이 크게 없었던 것 같다.“그러면…”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몰랐다.“네 이모도 아직 ICU에 누워계셔. 그 돈은 아마 나에게 넘겨주지 않을 수도 있는거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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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변심

그 아침밥은 말 그대로 너무나 불편한 식사시간이었다.비록 이우범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더는 그와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다행히 아침밥을 먹은 뒤 이우범은 다시 옆집으로 휴식하러 돌아갔다. 온 저녁 일하고 자지 않았으니, 그가 피곤할 만도 했다“언니, 저 점심 친구네로 가서 먹어요~”나는 간단히 꾸민 뒤 희선 언니를 향해 말했다.오늘 점심은 정아가 나와 아이들을 자기 집에 초대했다.밖에 나간 후, 나는 로아와 승현이를 베이비 전용 안전 시트에 태우고 차로 정아네집으로 운전해 갔다. 그녀의 집은 우리 집과 조금 거리가 있었으며, 차로 약 30분이 걸렸다.정아네 집에 도착한 타이밍에 때마침 노성민과 정아가 싸우고 있었다.“너 빡 대가리야? 내가 너 보고 하라는 일은 왜 매번 그따위로 하는 거야? 너 분명 오늘 내가 지영이 초대하는 거 알면서 그걸 배인호한테 알려줘?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정아가 분노에 차오른 큰 목소리로 노성민에게 밀어붙였다. 노성민도 화를 참으며 좋게 정아를 타일렀다.“아니야, 나 처음부터 인호 형이랑 오늘 점심 약속 잡았어. 인호 형뿐만 아니라 또 다른 두 명의 비즈니스 파트너도 있어. 그래서 네가 지영 씨 초대한 거 깜빡 잊은 거야. 그러니 화내지마, 여보. 만약 지영 씨랑 인호 형이 만날까 봐 걱정되는 거면, 여보랑 지영 씨가 만나는 시간 좀 고치면 안될까?”“안돼!”정아는 언제나 노성민 앞에서 공주처럼 행동했고, 그 어떠한 일이든 노성민이 그녀의 뜻대로 해주며 어르고 달랬다. 그 때문에 정아도 날이 가면 갈수록 제멋대로 행동하는 듯했다.그런 그녀가 나는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나는 그들 집 문 앞에 도착은 했지만 차마 들어갈 수 없었고, 유리 창문으로는 노성민의 굳은 얼굴이 비쳤다.정아는 계속하여 노성민을 뭐라 하였다. 내가 들어가서 정아를 말리려고 하던 찰나, 노성민이 참지 못하고 폭발하였다.“그만해!”그 순간 정아는 그 자리에 놀란 듯 멍하니 서 있었고, 나도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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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억울하게 연루되다

“네 그 말은...”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설마 성민 씨와 다른 여자 사이에 뭔 관계라도 있다고 확신하는 거야?”정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확신하는 건 아닌데, 그냥 그런 여자가 하나 있어. 내가 노성민 핸드폰에서 둘의 채팅 기록 봤거든.”그 소식은 나로 하여금 꿈을 꾸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노성민에게 이런 문제가 생길 줄 생각지도 못했다. 전에 노성민도 이미 놀 만큼 놀았으니 재미없다고 말했다. 나는 정아가 우리 중에서 가장 시집을 잘 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해 보일 뿐이지 현실은 각종 일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정아는 나에게 그 여자와의 채팅 기록 내용을 말해주었다. 정아의 말로는 채팅 기록으로 봤을 때 둘 사이에 별다른 썸씽은 없는 것 같았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하다고 했다. 게다가 저 어이가 없는 부분은, 그 여자의 나이가 정아보다도 몇 살 더 많고 이혼녀에 두 명의 애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너무도 놀라 멍해졌다.“그 여자는 계속 그 프로젝트 팀인 거야?”나는 내 생각을 정리한 후 그제야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너 그 여자 본 적 있어?”“아니, 근데 이따가 아마 올 거야.”정아는 머리를 저었다.나는 그 자리에서 당장 폭발할 것만 같았다. 때마침 오늘 나도 정아네 집에 온 겸, 대체 그녀가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이때 문 앞 유모차에 누워있던 로아와 승현이가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로 들었을 때는, 아마 배가 고픈 듯했고, 나는 바로 우유를 타주러 나갔다.거실에서는 노성민이 가만히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고, 배인호는 문 앞 위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둘이 조금 전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인호를 놓고 보면 그의 친구들도 그와 다 비슷하기에, 배인호 또한 노성민이 어디가 잘못됐는지를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도와줄까요?”내가 나온 걸 본 노성민은 나에게 다가오며 먼저 말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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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아이 달래기 선수

최소연은 사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여자였고, 한눈에 봐도 노성민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있는 편이었고 아주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그녀 옆에는 동료인듯한 또 다른 남자도 같이 서 있었다.최소연은 나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물었다.“어머, 이분은 새 동료인가요?”노성민은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조금 전까지 최소연의 일 때문에 불안해하더니, 이제는 그녀가 눈앞에 나타났으니 말이다.나는 그녀가 좋게 보이지 않았다.그녀가 노성민을 바라보는 그 눈빛은 일반 동료 사이를 떠나 아주 물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었다.“저 아닌데요.”내가 차갑게 답했다.“저는 이런 관계의 동료가 될 자신이 없거든요.”내 말에 노성민의 얼굴은 급격히 굳어졌다. 내가 명백히 말하지 않았다 해도 그는 내 말뜻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었다.다만, 이 최소연이라는 여자가 사람의 말귀를 잘 알아듣는지가 문제이다. 역시나 그녀는 내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고, 아무런 어색함 없이 오히려 웃어 보이며 내 유모차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 시각, 로아가 유모차에 누워있었다.“어머, 노 대표님. 아이가 두 명 더 늘었네요?”최소연은 손을 뻗어 로아를 만지려 하였다.“친구 집 아이예요.”노성민은 재빨리 그녀에게 설명해줬다.그러고는 바로 최소연에게 그의 가족을 소개했다.“여기는 제 와이프와 아이예요. 사진으로만 봤을 텐데 이제 실물로 보게 되네요.”정아는 조금 전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최소연이 온 걸 보고는 바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며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연 언니죠? 가끔 남편한테서 많이 들었어요.”최소연은 깜짝 놀라며 노성민을 바라봤다.“노 대표, 진짜예요? 집에서 가끔 제 얘기도 해요? 진짜로 절 친구로 생각하나 보다.”나는 그녀의 그런 여우 짓에 참을 수 없었다. 결국은 이리저리 말 돌리며 본인이 노성민과의 사이가 좋다는 걸 과시하려는 뜻 아닌가?“그냥 가끔이요.”노성민이 재빨리 해명했다.“가끔 업무상의 일 때문에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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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불여시 감별 능력

“그래요, 고마워요. 아이들이 인호 씨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요.”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어색하게 답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최소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게요. 애들이 배인호 대표님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우리 집 아들도 배인호 대표님 엄청나게 좋아해요. 한두 번만 봤는데도 배인호 대표님을 잊지 못하더라고요.”그러면서 최소연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배인호를 바라봤다.그녀는 그냥 남자를 볼 때면 이러한 눈빛으로 보는 듯했다. 나와 정아를 바라볼 때는 전혀 그런 눈빛이 아니었고 말이다.하지만 배인호의 반응은 노성민과 사뭇 달랐다. 그는 최소연의 그 칭찬을 아예 듣지 못한 듯 바로 몸을 돌려 거실로 나갔다.최소연은 더욱 어색한 상황에 놓였다. 조금 전에 내가 그녀한테 한 소리 했고, 이번에는 배인호한테 무시당했으니 어떻게 생각해도 쪽팔릴 것이다.나도 그녀를 무시한 채 로아와 승현이를 안고 안방 침대에 눕혔다.최소연도 눈치껏 그 자리를 떠났고, 진짜로 화장실을 찾으러 갔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나는 문을 조용히 닫았다. 정아 품속의 아이도 서서히 잠이 들었고 정아도 아이를 눕힌 뒤,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지영아, 나 이혼하고 싶어.”“뭐?”나는 그 말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비록 노성민에게 지금 작은 문제가 있다 해도, 굳이 이혼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나 이혼하고 싶다고. 나 도저히 이런 거 못 견디겠어.”정아는 잠이 든 아이를 바라보며 마음이 약해지는 듯하더니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은 듯 보였다.“너희들 평소에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줄 알지? 사실 이렇게 의심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됐어. 나 지금 큰 감정 소모에 빠져서 너무 힘들어.”정아는 살짝 울먹이며 말했고, 나는 그 말에 마음 한쪽이 쑤시며 아파 났다.평소 정아의 성격이 호탕하고 직설적인 지라, 사람들은 그녀의 속마음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정아가 지금까지 우리한테 말해주지 않은 이유 또한 우리가 걱정할까 봐 말해주지 않은 듯했다.그러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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