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1519 챕터

제481화 상관하지 마세요

하영은 주원과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저한테 문자를 보낸 목적이 뭔지 바로 얘기하시죠.”하영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주원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웃으며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여기 커피 한 잔 부탁해요.”“커피 안 마셔요.”하영이 거절했다.“레몬물이면 돼요.”“네.”주원이 웃었다.“그렇게 빨리 가고 싶어요?”하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주원을 바라보았다.“지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거든요. 이제는 얘기할 수 있겠죠?”주원은 웃으며 커피를 마셨다.“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찾지 않으면 먼저 연락이 없더군요.”“정주원 씨.”하영이 진지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저 매일 바쁘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나한테 MK 공장 운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다만 이 일은 강하영 씨가 협조해 주셔야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어떤 방법이요?”하영이 물었다.“만약 고객들 손에 들어간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아무리 디자이너를 청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그런 떳떳치 못한 수단으로 MK를 이겨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다는 말인가요?”주원이 되물었다.“회사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주원 씨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용건 없으면 먼저 일어날게요.”하영은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떠나려 했는데, 그때 주원이 천천히 한 마디를 내뱉았다.“보아하니 정유준에 대한 원망이 깊지 않은 가 봐요.”하영의 손이 멈칫하더니 이내 주원을 바라보았다.“아무리 미워도 평생 양심에 찔릴 만한 일은 하고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정유준의 능력으로 뒤에서 일을 꾸민 사람 정도는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그런 방법으로 그를 해치는 건 동시에 나 자신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하영은 아직 주원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다.주원의 속셈이라면 잘 알고 있었다. 만약 하영이 정유준에게 들통날 위기에 처하게 되면 또 주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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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대표님과 얽히지 않게 할게요

정주원이 떠나자마자 종업원이 레몬물을 가저댜 주었다.하영은 물을 몇 모금 마셨지만 주원이 그녀에게 일으킨 역겨운 감정을 덮지 못했다.같은 시각.유준은 경찰서 앞에서 차에서 내쳤다.경찰서 국장님은 유준을 보자마자 마중 나왔다.“정유준 대표님, 오랜만입니다!”국장님이 열정적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유준도 그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번거로우시겠지만 사고낸 사람을 데려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번거롭긴요. 데리러 가라고 했으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유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다음에 제가 차 한잔 대접하겠습니다.”“괜찮습니다, 대표님.”두 사람이 두어 마디 나눴을 때 한 형사가 성훈을 데리고 나왔다.성훈은 유준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몸이 굳어버렸고 앞으로 다가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대, 대표님.”유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다시 국장님을 바라보았다.“감사합니다. 잠시 둘이서 얘기 좀 나눌게요.”“편할 대로 하세요.”국장님이 웃으며 답하자 유준은 성훈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차 문이 닫기자 성훈은 바로 유준의 몸에서 풍기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성훈의 심장이 쿵쾅거리고,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등에는 식은 땀마저 맺기 시작했다.유준은 좌석 옆에 있는 팔걸이에 손을 올리고 싸늘한 어조로 물었다.“네가 직접 얘기할래, 아니면 내가 물어볼까?”유준을 따라 일한 시간이 꽤 길었기에 거짓말을 한 결과가 어떨지 잘 알고 있었다.목숨과 돈 중에서 성훈은 목숨을 선택하기로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대, 대표님. 어떤 사람이 저한테 26노3591 차량을 박박기만 하면 2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조심해서 사람은 살려 두라고 했습니다.”유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성훈을 쳐다보며 물었다.“빠진 게 있지 않아?”그러자 성훈은 침을 꿀꺽 삼켰다.“상대방은 어떻게든 강하영 씨한테 대표님이 분부한 일이라고 은밀하게 알리라고 했습니다.”유준은 피식 웃었다.“나 화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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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저한테 상처주지 않을 거죠?

시원은 말을 마치고 시동을 걸었다.유준의 시선이 어두운 도로 위로 향했는데, 무력함과 공허함이 그를 옭아매는 것 같았다.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놨어도, 결국 그 돈으로 아들을 구할 수는 없었다.명품 그랜드 캐슬.주원이 별장으로 돌아오자 도우미가 얼른 슬리퍼를 꺼냈고, 주원이 무덤덤하게 물었다.“일어났어?”“아직이요. 이번엔 약효가 세기 때문에 잠깐 동안은 깨어날 수 없을 겁니다.”도우미의 대답에 주원은 외투를 벗으며 입을 열었다.“애들을 데려와.”“네, 도련님.”위층에 있는 방에서 양다인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누워있었는데, 아무리 눈을 뜨고 싶어도 눈이 떠지지 않았다.양다인은 마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데 몸을 뺄 힘이 없었다.달칵-그때 문이 열리는 동시에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주원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왔다.“다인 씨?”주원이 부드러운 어조로 양다인의 이름을 불렀다.양다인은 손가락을 움직이며 대답하고 싶었지만, 유준의 차가운 시선은 방금 움직인 그녀의 손가락으로 향했다.주원은 허리를 굽혀 양다인의 가느다란 손을 잡았다.“어떻게 깨어날 수 있어요?”유준의 어조엔 약간 아쉬움마저 담겨있는 것 같았다.양다인은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었고, 머리속이 웅웅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주원이 지금 자기 손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양다인이 안심하고 있을 떄 주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잘 자요. 저녁에는 깨면 안 돼요.”양다인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주원 씨, 그게 무슨 뜻이죠?’“여봐라.”주원이 사람들을 부르자 곧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도우미가 문앞에서 물었다.“대표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주원은 양다인의 손을 놓으며 입을 열었다.“약을 더 투약하도록 해.”“알겠습니다!”‘약이라니?’그 의문이 양다인의 머릿속에서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곧 병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고 따끔한 고통이 팔에 전해졌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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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내가 대신 양다인을 떠볼게

주원의 말에 양다인은 그제야 안심하고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고마워요, 주원 씨. 그럼 먼저 집에 돌아갈게요.”양다인은 세수를 하고 명품 그랜드 캐슬을 떠났다.소백중네 집에 도착한 양다인은 마침 집을 나설 준비를 하던 희원과 마주쳤다.양다인은 희원의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그쪽은 어떻게 됐어?”희원은 양다인을 힐끗 쳐다보고 답했다.“유준 오빠가 골수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얘기해 줬잖아.”그러자 양다인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어제는 나한테 문자 보내지 않았어!”“문자가 없으면 별다른 상황이 없다는 뜻이잖아. 매일 문자 보내는 게 귀찮지 않아?”양다인은 희원한테 바짝 다가갔다.“나랑 얘기할 때 태도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야!”희원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꾹 참았다.“감시하지 말까? 그런 게 아니라면 비켜!”“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양다인은 말을 마친 뒤 구두를 또각거리며 별장으로 들어갔고, 희원도 화를 내며 병원으로 향했다.희원이 금방 떠났을 때, 마침 서민희가 소백중을 부축해 뒷마당에서 정원으로 걸어나왔다.그리고 희원의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소백중이 미간을 찌푸렸다.“희원이는 요즘 왜 자꾸 밖으로 싸돌아다니는 거야? 혹시 취직했어?”“아버님, 희원이 아직 출근 안 해요. 아마 무슨 일이라도 있겠죠.”“요즘 사회가 얼마나 복잡한데. 절대 아무데나 돌아다니지 않게 잘 지켜봐.”서민희가 웃으며 답했다.“아버님, 희원이는 제가 잘 지켜 볼게요. 다만 다인이 나이도 이제 어리지 않은데 아버님이 잘 돌봐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서민희는 소백중을 일깨워줬다.“그래, 네 말이 맞아. 다인이 어제 또 집에 안 들어왔지?”“아버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대로 얘기하면 되죠.”소백중은 미간을 찌푸렸다.‘요즘 대체 뭐하러 다니는지 따라가 확인해 봐야겠어!’병원.유준이 희민을 데리고 수액을 맞고 있을 때 현욱이 병실로 들어섰다.유준은 현욱을 한 번 쳐다보고 희민의 손을 이불 안에 넣었다.“최대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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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저를 탓하지 마세요!

“어떻게 할 셈이야?”현욱은 어깨를 으쓱했다.“그것까지는 신경쓰지 마. 아무튼 결과만 기다리고 있어.”유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만약 양다인한테 골수가 있다면 가격부터 흥정해 봐.”“어떻게 얘기할지 나도 잘 아니까, 안심하고 나한테 맡겨 봐.”“그래.”오후.현욱은 양다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두 사람은 병원 앞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선글라스를 끼고 카페에 들어선 양다인은 현욱을 발견하고 다가오기 시작했다.현욱은 양다인을 보고 밖에 있는 날씨를 확인했다.“흐린 날씨에 왜 선글라스를 꼈어요?”그러자 양다인은 자리에 앉으며 우울한 말투로 답했다.“요즘 희민이 일 때문에 잠을 좀 설쳤거든요.”현욱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혐오감이 일었다.‘그대 희민을 때리고 욕할 때도 죄책감 하나 없어 보였는데, 이제 와서 좋은 사람인 척하려고?’현욱은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양다인을 살폈다.“말 돌리지 않을게요. 혹시 희민이와 일치한 골수를 갖고 있습니까?”양다인은 고개를 들어 선글라스를 통해 현욱을 바라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걸 어떻게 알아요?”“가격 얘기해 봐요.”현욱은 양다인과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돈은 필요없어요!”양다인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그저 희민이를 만나고 싶어요. 그 아이가 건강해질 때까지 옆에서 보살펴 주고 싶어요.”현욱은 미간을 찌푸렸다.“예전에 희민을 어떻게 대했는지 잊은 건 아니죠?”갑자기 눈물이 양다인의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그녀는 티슈를 꺼내 눈물을 닦았다.“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아이한테 너무 미안해요. 그래도 어려서부터 제 손으로 키운 아이잖아요. 아무리 혈연 관계가 없다고 해도 모자지간으로 지내왔는데 제발 한 번만 희미이를 만나게 해주세요.”현욱은 양다인의 이런 태도에 반감을 느꼈다.‘예전에는 뭐 하다가 이제와서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 거야?’“양다인 씨.”현욱은 인내심 있게 말을 이었다.“지금 한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 바로 가격을 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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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내가 바본 줄 알아요?

현욱의 시선이 인나에게 향했고, 인나도 마침 몸을 돌려 현욱을 발견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인나는 또 앞에 있는 양다인도 발견했다.그러자 인나의 눈가에 짜증이 일었다.현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다인을 내버려둔 채 인나를 향해 걸어갔다.양다인도 궁금한 마음에 몸을 돌려 그쪽을 바라보니, 인나와 그 뒤를 급히 쫓아 카페를 나서는 현욱을 보고 비웃음을 날렸다.카페 문밖.현욱은 빠른 걸음으로 인나를 쫓아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인나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 혹시 병원에 가는 길이에요? 어디 아파요?”인나는 현욱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날카롭게 소리쳤다.“나한테서 떨어져요! 그쪽 얼굴만 보면 토하고 싶으니까!”현욱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뭘 어쨌는데요? 지난번 일은 이미 지난지 한참인데 아직도 나 용서할 수 없어요?”“용서?”인나는 피식 우승며 카페에 앉아 있는 인나를 가리켰다“지금 양다인이랑 함께 앉아 있으면서 용서를 바라는 거예요?”현욱은 다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양다인을 만난 건 인나 씨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라, 바로…….”현욱은 반쯤 얘기를 하다말고 멈칫했다.유준과 희민의 병에 대해 얘기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인나는 하영의 절친이기 때무에 더욱 얘기할 수 없었다.현욱이 말이 없자 인나는 실소를 터뜨렸다.“왜요? 변명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요?”현욱은 몸과 마음이 극도록 피곤해지는 것 같았다.“아무튼 인나 씨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나는 유준을 도와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양다인을 만난 거예요.”“양다인한테 묻고 싶은게 있다고요?”인나는 크게 웃었다.“내가 그런 헛소리를 믿을 것 같아요? 정유준이 알아내지 못 하는 일이 뭐가 있어서 현욱 씨가 도와서 물어봐요? 내가 바본 줄 알아요?”현욱은 인나의 말에 다시 말문이 막혔다.“지금은 얘기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될 거예요.”“나중에 완벽한 거짓말을 꾸며낸 후에 다시 설명할 생각인가요?”“…….”인나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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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양다인이랑?”하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확실해?”“정말 확실하다니까, 왜 내 말을 못 믿어?”인나는 속상한 마음에 더욱 흐느끼자 하영이 위로하기 시작했다.“믿어. 하지만 현욱 씨와 양다인이 함께 뭔가를 꾸미는 건 말이 안 돼…….”예전에 양다인과 정유준이 함께 있을 때 현욱이 하영을 도와 얘기해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양다인이랑 함께 있을 수 있지?’인나는 울먹이며 얘기했다.“나는 지금 내가 본 것만 믿어.”하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돌렸다.“오늘 병원엔 다녀왔어?”“바로 병원에 갔을 때 커피라도 한 잔 마시려고 카페에 갔다가 마주친 거야. 다시 가고 싶지 않아.”“그럼 다음에 나랑 같이 가자.”“그래, 나 너희 집에 가서 놀다가 밥이나 얻어먹고 싶어.”하영은 쓴웃음을 지었다.“현관 비밀 번호도 알고 있으면서 그냥 오면 되잖아. 굳이 얘기할 필요 있어?”“나 환영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얘기한 거야.”그러다가 인나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참, 너 옆에 있던 별장 아직 안 팔았어?”“아직, 내 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아.”“내가 돈만 있으면 사는 건데. 그러면 이웃이 돼서 매일 주희 씨가 해준 밥을 먹을 수 있잖아.”“여기 없어도 매일 밥 먹으러 오면서 뭘…….”연세 병원.현욱은 병원으로 돌아와 한창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유준의 곁에 털썩 앉았다.“유준아, 나 망했어.”현욱이 절망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자 유준이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그를 힐끗 쳐다봤다.“언제 안 망한 적 있었어?”현욱의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네가 그러고도 친구야? 이번에는 정말 망했단 말이야!”“얘기해 봐.”유준이 낮은 소리로 얘기하자 현욱이 바로 몸을 곧게 폈다.“나 양다인이랑 얘기하고 있을 때 인나 씨 만났어! 그런데 나랑 양다인 사이를 의심하잖아! 웃기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희민이 일은 비밀이니까 왜 양다인이랑 만났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거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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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부담스러워할 거예요

유준이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또 너를 다치게 할까 봐 겁나지 않아?”희민은 고개를 저으며 유준을 향해 웃어보였다.“아빠가 저 지켜줄 거잖아요.”유준은 커다란 손바닥으로 희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빠한테 이틀만 시간을 줘. 만약 그래도 찾을 수 없으면 양다인을 부를게, 괜찮지?”희민은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말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희민은 눈을 감고 또 잠에 빠졌다.머리를 쓰다듬던 유준이 천천히 손을 거두고 손바닥에 빠진 머리카락을 본 순간, 누군가 가슴을 난도질하는 것 같았다.그동안 희민의 몸이 아픈 것만 생각하다가 머리가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유준은 아픈 가슴을 꾹 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병실 밖으로 나간 유준은 경호원에게 헤어디자이너를 불러오라고 분부했다.아크로빌.하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희에게 음식을 많이 차려달라고 당부하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가 낯선 번호인 것을 확인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네, 누구시죠?”하영이 묻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저예요, 송유라.”하영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송유라 씨, 오늘 주말이라 디자인은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송유라는 스피커 폰으로 돌리고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뒤 소진호를 힐끗 바라보고 다시 말을 이었다.“다음 주면 나올 수 있을까요?”하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디자인 팀에 급하다고 얘기하면 이틀 안에 나올 수 있어요. 참 송유라 씨,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어려운 아이들이 있는 곳이 구체적인 위치가 어디죠?”“F시에 있는 산골 마을이에요.”유라가 대답했다.“네, 다음 주에 보내드릴게요. 사이즈 별로 전부 만들어 놓으라고 할게요.”“갑자기 부탁한 주문이라 조금 부담스럽죠? 듣자니 강 대표님 회사에 요즘 주문이 꽉 찼다고 들었어요.”“솔직히 말씀드리면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크게 영향은 없어요.”“도와줘서 고마워요. 혹시 내일 저녁에 시간 괜찮을까요? 저희 남편이랑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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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장소 바꿔요

“하영아, 절대 가면 안 돼!”인나가 말을 이었다.“정주원 같은 인간은 너한테 무슨 짓을 할 지 몰라!”인나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희가 얼음 주머니를 가지고 들어왔다.주희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얼음 주머니를 인나에게 건넸고, 인나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주머니를 받았다.“고마워요.”“아닙니다!”주희가 말을 마치고 방을 나섰고, 하영은 몸을 일으켜 인나 곁으로 다가가 얼음 주머니로 인나의 눈에 올려줬다.“조심할 테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네 걱정이나 해.”하영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얘기하자, 인나는 아예 하영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나 괜찮아, 며칠만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하영은 한숨을 내쉬더니 인나에게 물었다.“너 혹시 F시에 있는 산간 지역 알아?”인나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다.“모르지, 왜?”“좋은 일 좀 하려고, 송유라라고 하는 여자가 찾아와서 산간 지역에 있는 어린아이들한테 옷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거든. 나도 생활용품들을 사 가려고.”인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경악한 표정으로 물었다.“사 가겠다고? 너 혼자서? 언제 가는데?”하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옷은 10흘 정도면 나올 것 같으니까, 완성되면 가 보려고.”“그럼 다음 주네?”“응.”인나의 물음에 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위험하지 않아? 그런 산간 지역에 있는 길은 전부 험하다고 들었거든.”“그곳에 있는 아이들도 겁내지 않은데 내가 겁낼 게 뭐가 있어? 게다가 나 혼자 가는 것도 아닌데.”하영이 안심하라는 듯 얘기하자 인나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팀을 꾸려서 가려고?”“맞아, 물건도 적지 않으니 내가 따라가야 안심할 수 있어.”“그래. 그렇게 결정했다면 더 말리지 않을게, 안전이 제일이야. 알지?”월요일.하영은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해 회의를 열어 산간 지역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디자인과 자료들을 토론했다.디자인팀에 있어서 아동복은 가장 디자인하기 쉬웠다.점심이 되자 디자인팀에서 10장 정도의 디자인을 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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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결국 나를 용서하잖아

‘안색도 안 좋고, 누렇게 변한 얼굴을 보면 엄마가 많이 놀라시겠네.’희민은 손을 내리고 세면대에 기댔다.‘대체 언제면 완치될 수 있을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골수 이식을 받을 수 있지?’희민은 엄마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매일 너무 힘들다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약물 치료로 인해 아무 것도 넘기지 못 하고 저녁에는 의식마저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그래도 유준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너무 힘들었다.희민의 눈에 뿌옇게 물안개가 차오르고 손을 들어 화장실 문을 열었다.문을 조금 열었을 때 의사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대표님, 백혈구 수치가 많이 올랐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골수 이식만 하면 금방 나을 겁니다.”“골수를 이식하고 약물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합니까?”“아니요. 하지만 골수 이식을 받기 전까지는 계속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과정이 많이 고통스럽고 꼭 완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거든요.”유준은 침묵을 지켰다.“네, 일단 나가보세요.”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인 뒤 병실을 나섰고, 희민은 벽에 기댄 채 언제 나갈지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지금은 유준의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웠다. 이미 바쁜데, 희민 때문에 더욱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한참 뒤에 희민은 휴대폰 벨소리를 듣게 되었다. 곧이어 희민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목소리가 전해졌다.“유준 씨, 드디어 나한테 전화를 주네요.”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만나서 얘기해.”“괜찮으면 오늘 저녁에 만나는 건 어때요?”“좋아, 내가 위치 보내줄게.”“네, 기다릴게요.”희민은 고통스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는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그는 그 여자가 골수를 내놓을 때까지 꾹 참아야 했다.건강해진 몸으로 엄마를 다시 만나고 싶으니까.저녁.송유라가 레스토랑 위치를 보내왔다. 하영은 애들을 집에 데려다준 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20분 뒤 하영은 레스토랑 앞에 주차를 마치고 들어가려 할 때 뒤에서 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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