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모님.”안방.장소월은 아이를 안고 앉아있었고, 은경애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세상에, 세상에. 정말 놀라 죽는 줄 알았어요.”“아주머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뭘 봤길래 이렇게 무서워하는 거예요.”“아가씨, 있잖아요. 저 아가씨 말대로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장 어르신의 서재에 들어가 몸을 숨기거든요. 아까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길래 서재에서 나왔어요. 전 내려온 사람이 아가씨인 줄 알고 어깨를 두드렸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린 순간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얼굴이 완전히 타버려서 얼마나 흉측하던지, 그냥 사람이 아니라 괴물 그 자체였어요!”“손엔 칼도 하나 들고 있었어요. 전기가 빨리 오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무사하지 못했을 거예요.”정말 그 사람은 장소월을 죽이려 했던 것이다. 최근 며칠간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느낀 건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대체 누구란 말인가!어두운 방 안, 몰래카메라에서 보내온 화면이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5성급 호텔에서 송시아가 목욕 가운 차림에 손에 와인잔을 든 채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영상을 보고 있었다.“인시윤 저 바보 멍청이! 이렇게 좋은 기회에도 장소월을 없애버리지 못하다니!”동시에 영상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여자 이미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따라갈까요?”송시아가 우아하게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됐어. 너도 이제 돌아가... 계속 거기에 있다가 전연우가 돌아오면 도망치고 싶어도 못 쳐.”“네. 알겠습니다.”영상이 꺼지고 송시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코 푸는 이 상황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장소월은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지금의 인시윤은 그저 그녀 손바닥 위 노리개에 불과하다.인시윤을 조종하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탁자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고 문자가 도착했다. 살펴보니 네 글자가 와 있었다.[거래 실패.]“젠장, 전연우! 넌 분명 머지않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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