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외부에서 소란이 생겨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다만 그녀는 무서운 악몽을 꾸고 있었다.전연우가 불꽃 속에 총을 들고 서 있었는데 그의 몸은 온통 검붉은 피로 뒤덮였고 발밑엔 시체들이 무더기로 누워 있었다.장해진, 강만옥, 강영수, 강씨 노부인, 인시윤, 인정아, 그리고... 강용까지...모두 그에게 짓밟혀 죽어버린 것이다.또 별이는 바닥에서 기어 다니고 있었다.장소월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전연우는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게 장소월은 한명 한명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안돼!”그녀가 깜짝 놀라며 깨어났다.그 소리에 은경애는 다급히 옆방으로 달려왔다.“아가씨, 드디어 깨셨네요. 오전 내내 주무셨어요. 두 시간만 더 지나면 저녁 식사시간이에요. 조금 전 대표님께서 전화하셨는데 아가씨가 아직 주무신다고 하니까 아픈 건 아닌지 걱정하시더라고요. 지금 이쪽으로 오고 계세요. 대표님은 정말 아가씨를 끔찍이 아끼세요.”장소월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길게 잤을 줄은 정말 몰랐다.그녀가 흐릿하고 무거운 머리를 어루만졌다.“어젯밤에 제대로 자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급히 집에 돌아온 전연우가 가장 처음 확인한 것은 바로 장소월의 몸 상태였다.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녀를 병원에 데리고 가 검사를 받았다.장소월은 그가 과장된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걱정의 마음 중 진심이 몇 퍼센트나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장소월은 혈액 검사를 하려 의자에 앉아 소매를 걷었다. 전연우는 장소월의 외투를 받아들고 매서운 눈빛으로 주사기를 들고 있는 간호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경험이 많은 간호사였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절대 그의 공포스러운 시선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간호사는 감히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아프지 않게 해요.”전연우가 서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대표님, 사모님, 걱정 마세요. 금방 끝날 겁니다.”장소월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저 사람은 신경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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