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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의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소월은 의식을 되찾았다. 흐릿한 시선 속 전연우가 문 앞에서 도우미에게 무언가 지시하고 있었다.

전연우가 안으로 들어오자 장소월은 침대에 손을 짚고 일어나 앉았다. 전연우가 만지려 하자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가서 몸에 찌든 냄새 깨끗이 씻어내고 와.”

전연우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의사 선생님한테 듣기로 너 오늘 저녁밥 안 먹었다면서? 도우미한테 죽 끓이라고 했으니까 곧 될 거야.”

“다음부턴 밥은 꼭 잘 챙겨 먹어야 해. 난 샤워하러 갈게.”

장소월은 그와 말 한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전연우가 샤워실에 들어가자 그녀는 힘없이 이불을 거두고 걸상에 걸어놓은 그의 정장을 집어 들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확실히 휘발유 냄새였다.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 그는 또 야밤에 나가 사람을 해치고 온 것이다.

장소월은 분노에 차올라 정장을 던져버리고는 작업실에 들어가 서철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철용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

감정을 애써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연우가 어디에 갔었는지 알죠? 대체 뭘 하고 왔길래 몸에서 휘발유 냄새가 진동하는지 말해주세요. 전연우...”

장소월은 한참이 지나서야 본래의 목소리를 되찾고 말했다.

“또 사람을 죽인 거예요?”

서철용이 그녀의 감정을 가라앉혀주며 말했다.

“소월 씨, 침착해요. 내가 다 말해줄게요.”

‘소월 씨, 요즘 누군가 계속 보고 있는 것 같다던 느낌이 맞았어요. 착각이 아니었어요... 인시윤이 줄곧 어둠 속에서 몰래 소월 씨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던 거예요. 정전이 되었던 그날 봤던 그 사람 역시... 인시윤이었어요...’

“소월 씨... 인시윤은 죽지 않았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장소월은 심장이 격렬하게 진동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눈동자 속엔 기쁨과 경악 등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서철용이 말을 이어갔다.

“저번에 인시윤이 소월 씨를 해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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