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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전연우, 대체 너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인시윤이 눈만 남겨놓고 얼굴을 꽁꽁 싸맨 채 경호원들에게 묶여 내려왔다. 거실에 와보니 도우미와 엄마도 자신과 같은 처지로 앉아 있었다.

마음속 공포심이 부풀어 올랐다. 문밖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짙은 휘발유 냄새가 코를 스쳐 지나갔다.

전연우는 지금 이 시간 인씨 가문 사람들을 모두 불태워 죽이려 하고 있다.

“우리 시윤이... 해지치 마.”

인시윤은 전연우가 또다시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너무 무서워 눈물을 흘렸다.

그날 사고에서 그녀를 집어삼켰던 불길이 인시윤에겐 크나큰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

하여 그녀는 지금 완전히 겁을 먹었다.

‘시윤’이라는 이름을 들은 서철용은 고개를 돌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인시윤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것이다.

서철용은 전연우가 장소월 때문에 이렇게까지 미쳐버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십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수없이 사형을 집행당한다고 해도 그 죄를 씻지 못할 것이다.

“역시 소월 씨 말이 맞았네. 넌 높게 올라갈수록 더더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어. 소월 씨는 저번 일도 떨쳐내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고 있어. 그런데도 또 이런 일을 벌여? 내일 이 소식이 외부에 전해지면 소월 씨는 분명 처음으로 널 의심할 거야.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것 같아?”

“소월 씨가 나한테 전화해서 가보라고 부탁했어. 소월 씨가 직접 왔다면 어땠을까?”

“강영수의 죽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잖아. 소월 씨는 줄곧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 죄책감 때문에 몰래 강영수의 아이를 찾아 속죄하려 하고 있고. 하지만 넌!”

“대체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사람들 다 죽으면...”

“그다음으로 저세상에 가는 사람은 소월 씨일 거야. 확신해.”

서철용이 소리쳤다.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당장 이 사람들 풀어줘. 오늘 아무 일도 없었던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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