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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소민아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그의 시선을 피하고는 허리를 짚고 일어섰다.

“아... 아니에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랬어요. 다른 날엔 이렇게 게으름 피우지 않아요. 저 오늘 점심밥은 집에서 가져왔으니까 다음에 같이 먹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누가 뒤에서 쫓아오기라도 한 듯 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녀가 거절한 건 회사 사람들이 또 제멋대로 그들을 입에 올릴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저번 기성은과 함께 비상계단에 있었던 일도 한동안 시끄럽게 들끓지 않았던가. 기성은이 강압적으로 일을 덮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대표님에게 불려가 한바탕 혼났을 것이다.

소민아의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가 먹을 것을 사러 가던 중 화장실을 지나칠 때, 안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진 봤어요? 소민아 씨가 신 편집장님 사무실에서 자는 걸 누가 찍어 올렸잖아요. 소민아 씨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편집장님도 기 비서님도 저렇게 꽉 잡고 있는 거죠. 저번에 기 비서님이 소피아 씨를 시켜 우리한테 입 간수 잘해야 한다고 경고하셨잖아요. 아니면... 사내 연애한다는 사실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넘어갈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아직 기 비서님과의 사이도 명확하지 못한데 남자를 또 한 명 꼬드기고 있네요.”

“그러니까요.”

여자가 거울을 비춰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소민아보다 훨씬 더 나아요. 그렇게 훌륭한 남자 두 명이 그깟 소민아 한 명 때문에 애를 태우다니, 참.”

“소민아 씨가 두 사람에게 무슨 독을 풀었는지 당최 모르겠네요.”

소민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소매를 걷어 올리고는 씩씩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순간 목소리가 끊겨버렸다.

그냥 참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어디에 있든 그녀는 동료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는 사람이다. 지금 비서실 모든 직원들이 그녀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보기만 하면 슬슬 피해 다닌다.

평소 가장 친했던 백혜진도 요즘엔 무척이나 조심스러워하며 그녀를 대한다.

소민아가 1층으로 내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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