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1화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기성은의 뒷모습을 보며 소피아는 분노에 차올라 쿵쿵 발을 굴렀다.

왜 가만히 있는 그녀에게 화를 분출한단 말인가. 이게 다 소민아 때문이다.

계약서를 받은 뒤 기성은은 회사로 돌아가 이 일을 대표에게 보고했다.

전연우가 말했다.

“잘했어. 사람을 보내 결혼식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감시하라고 해.”

“네, 대표님.”

전화를 끊고 보니 책상엔 아직 검토하지 않은 새로운 계약서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자리에 한참을 앉아 있었음에도 기성은의 눈엔 좀처럼 글씨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만년필을 들고 이마를 꾹꾹 짓눌렀다. 그렇게 시간이 산만하게 지나가 버렸다.

기성은은 종래로 이렇게 도가 지나치게 마음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던 적이 없다.

대체 왜 이런단 말인가!

오후 3시, 소피아가 들어와 회의 시간을 알렸다.

오후 4시 반, 회의가 끝났다.

기성은이 전원을 끄지 않은 컴퓨터가 놓여 있는 소민아의 책상 앞으로 다가오자 백혜진은 고개를 들고 늘 그래왔듯 자연스럽게 보고했다.

“저기 그... 기 비서님, 소민아 씨는 오늘 아침 일찍 외근하러 회사에서 나갔어요. 송 부대표님과 함께 병원에서 출발해 천추 산장에 가 클라이언트들과 식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 제가 조금 전 문자 보내뒀어요.”

그때, 백혜진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들고 살펴보았다.

“민아 씨 집에 돌아갔대요.”

“어머! 신 편집장님이 보내온 문자네요!”

늘 차분하고 느릿했던 사람이 순간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버렸다.

백혜진은 걱정스레 기성은을 쳐다보았다. 다행히 이미 사무실에 들어가 있었다.

백혜진의 말이 퍼지자 회사 단톡방은 또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소민아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얼마 후 달달하고 매콤한 무언가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어서 마셔요. 더 있어요.”

신이랑이 그녀를 위해 만든 해장국이었다. 대체 얼마나 마셨길래 이렇게까지 취했단 말인가.

해장국을 다 먹인 뒤 신이랑은 소민아가 주정을 부리며 바닥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