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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기성은 씨,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당신의 이런 다른 사람을 벌레 보듯 하는 오만한 태도예요. 왜 그렇게 사람을 깔봐요!”

기성은은 이미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있었다. 소민아는 그가 준 야식을 보니 끓어오르던 화가 적잖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

날이 거의 밝아오는데 무슨 야식이란 말인가. 곧 아침밥을 먹을 시간이다.

소민아는 화가 나 버리려고 했지만, 구영관의 음식인 걸 보고는 다시 손을 거두어들였다.

“됐어. 공짠데 그냥 먹어보지 뭐.”

“쿵...”

집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소민아는 신이랑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로 알고 곧바로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신이랑이 바닥에 넘어져 있었고, 침대 옆에 두었던 유리컵이 떨어져 산산조각나 있었다.

“이랑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소민아는 얼른 넘어져 있는 신이랑을 부축해 침대에 눕혔다.

신이랑은 힘없이 쿡쿡 기침했다.

“난 괜찮아요. 바깥에서 말 소리가 들리던데 누가 왔어요?”

소민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도둑이에요. 놀라서 도망치더라고요.”

“민아 씨는 괜찮은 거죠? 신고할까요?”

“괜찮아요. 얼른 쉬어요. 물이 다 끓었네요. 컵에 따라줄게요.”

“네. 고마워요.”

“고맙긴요.”

소민아는 그가 약을 먹는 것을 지켜본 뒤 이불을 덮어주고는 말했다.

“푹 쉬어요. 난 더 귀찮게 하지 않고 이만 돌아갈게요.”

신이랑은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은 그녀의 옷깃에 스쳐 지나갔고, 그의 얼굴엔 실망의 감정이 피어올랐다.

소민아는 집에 가자마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기성은이 보낸 문자와 부재중 통화가 한 통 와 있었다.

기성은은 늘 똑같다. 용건이 뭐든 짧게 몇 글자만 보내면 끝이다.

조금만 더 길게 쓰면 죽기라도 하는지.

“전화 몇 번 더 걸면 어디가 덧나요? 이제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난 왜 찾은 거예요!”

그녀는 분노에 차올라 핸드폰 화면에 대고 욕설을 퍼부었다. 식탁에 올려져 있는 음식은 확실히 그녀 입맛에 맞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성은이 왜 야식을 가져다주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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