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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이랑 씨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

멀지 않은 곳 테이블에 앉은 몇 명의 직원들이 소현아를 계속 힐끔거리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말을 하고 있었다.

소민아는 몇 입 먹지도 않고 감자탕이 도착했다는 핑계로 얼른 자리를 떴다.

역시 이제부턴 구내식당에 오지 말아야겠다.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저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송시아는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었다. 금방 오전에 왔다 갔던 사람이 다시 나타날 줄은 몰랐다.

“민아 씨 오라고 한 적 없는 거로 기억하는데요.”

송시아의 날카로운 눈빛에 소민아는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코를 슥 문질렀다.

“전 부대표님의 비서잖아요. 옆에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는데 제가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부대표님께서 좋아하시는 감자탕 가져왔어요. 어서 맛보세요.”

소민아가 그릇을 가져와 감자탕을 덜어 두 손으로 송시아에게 건넸다.

“송... 부대표님, 왜... 왜 그런 눈으로 절 보시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송시아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거두어들이고 그릇을 받았다.

“내 기억으로 민아 씨는 무남독녀였던 것 같은데... 언니나 오빠는 없어요?”

소민아가 숨김없이 대답했다.

“사촌 언니 한 명 있어요. 소현아라고 하고요. 제 부모님이 너무 바쁘셔서 어렸을 때부터 전 대부분 사촌 언니 집에서 자랐어요.”

송시아가 머리를 숙이고 숟가락으로 감자탕을 한 입 떠먹었다.

“그래요?”

하지만 송시아는 소민아에게서 자신 여동생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 아이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지금 소민아와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늘 고개를 푹 숙이고 시선을 피하곤 했다.

예전 송시아가 허둥지둥하며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소민아를 단번에 선택한 것도 이 이유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송시아에게 더없이 익숙한 느낌을 안겨준 것이다.

“오늘 저녁 시간 있어요?”

소민아가 대답했다.

“네, 있죠!”

송시아는 감자탕을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저녁에 나랑 같이 파티장에 가요. 예쁘게 꾸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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