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1202 챕터

제951화

고은영은 량천옥의 광기를 경험해 봤기에 이제 와서는 정말 어떻게 량천옥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고은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돼요.”“은영아 나는.”“그리고 저한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사실 저희 사이에는 그런 말을 하는 게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량천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심호흡을 했다.‘나와 은영이 사이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관계일까? 그럼 우리 사이에는 어떤 말이 적합하지?”“나도 알아.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너의...”여기서 말을 멈춘 량천옥은 고은영을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나의 엄마라고? 내가 딸이라고? 량천옥이라는 사람이 엄마가 될 자격이 있나?’그동안 량천옥이 고은영에게 저질렀던 일들 때문에 고은영이 얼마나 상처받고 마음 아파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네 말이 맞아. 우리 지금은 이런 얘기하지 말자.”량천옥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고통스러운 가슴을 억눌렀다.그동안 그녀는 계속 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했다.량천옥은 이 순간 고은영의 침착한 모습을 보니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소위 말하는 덕을 쌓는 것이 예전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지금 이 순간 량천옥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량천옥이 그 많은 악행을 저지르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결국 자기 친딸을 힘들게 만들었다는 것을 말이다.결국 고은영은 고은지 때문에 입맛이 별로 없어 대충 음식을 먹었다. 고은영이 억지로 먹는 모습을 본 량천옥은 다시 걱정하며 물었다.“입맛에 안 맞니?”“아니에요.”고은영이 고개를 젓자 량천옥이 말했다.“고은지 때문에 그러니? 걱정하지 마. 매칭에 성공하면 내가 꼭 기증해 줄게. 그리고.”량천옥은 여기까지 말하고서는 다시 고은영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나도 고은지한테 맞는 골수를 찾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곧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와서 매칭 검사를 받을 테니까 곧 일치하는 골수를 찾을 수 있을 거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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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이전에 량천옥이 얼마나 미친 것처럼 행동했는지 고은지도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었다.그런데 그런 여자가 갑자기 고은영에게 잘해준다는 것이 고은지는 걱정되어 고은영에게 조심하라고 말하려 했는데 사실을 듣고 나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량천옥이 정말로 네 엄마라고?”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친자 확인도 했으니까 거짓은 아니겠지.”고은지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배준우는 뭐라고 안 해?”안지영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다들 가장 먼저 떠오른 걱정이 고은영과 배준우의 관계였다.량천옥이 배준우의 새엄마였기 때문이다.지금은 배씨 가문을 떠났다고 그래도 그동안 량천옥이 배준우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굳이 말할 것도 없었다.“준우 씨는 괜찮은데 지금은 내가 량천옥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량천옥의 얘기를 꺼내자면 예전에는 고은영이 배준우와 함께 있는 모습만 봐도 량천옥은 정말 싫어했다.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마치 몰락한 귀부인처럼 매우 불쌍한 모습을 보였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은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지 마. 그거 별거 아니야.”이 점에서 고은지는 더 개방적으로 생각했다.고은영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저녁이 되어 고은영은 지친 몸을 이끌고 란완리조트로 돌아왔다.고희주는 계속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희주는 고은영이 돌아온 것을 보고 바로 소파에서 내려와 그녀에게 달려왔다.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두 팔을 벌려 고희주를 안아주려고 했지만 고희주는 그녀로부터 1미터 정도는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그러고는 고개를 숙였다.“이모 미안해.”그 목소리는 너무나 부드러우면서도 애처롭게 느껴졌다.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 있다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왜? 갑자기 왜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내가 오늘 엄마 앞에서 울면 안 됐는데 엄마가 걱정할 말은 하지 말아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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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고은영이 중얼거렸다.“아기는 어디 갔어요?”“도우미가 데려갔어.”“그럼 내가 가서 좀 보고 올게요.”아기가 방금까지 잘 놀고 있었는데 배준우가 그녀와 조금이라도 놀게 두지 않으니 고은영은 너무 화가 났다.고은영은 정말 아기가 너무 보고 싶었다. 최근 몇 날 며칠을 고은지 때문에 아이 곁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두 걸음 정도 옮겼을 때 허리 쪽에서 갑자기 힘이 느껴졌다.고은영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러고 나서 그녀는 침대 위로 던져졌다.“아니 준우 씨 또 읍.”아직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배준우가 강하게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고은영은 머리가 윙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이게 뭐야? 어젯밤에도 날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하더니 지금 또?’고은영은 정말 울고 싶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남자의 눈에 얼마나 매혹적으로 보이는지 몰랐다.그녀의 눈빛 하니만으로도 배준우는 바로 자제력을 잃었다.고은영은 흐느끼며 배준우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전혀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렇게 배준우와 함께 고은영은 깊은 밤의 바닷속으로 빠져들었다.완전히 지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배준우는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정말 나빠요.”고은영은 울먹이며 말했다.그녀는 배준우가 남성에서 있었던 그날 밤 일을 무의식적으로 복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젯밤 그 일을 알게 된 이후로 그는 정말 그녀를 거칠게 대했다. 마치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것 같았다.배준우는 고은영을 안고 가볍게 키스하며 말했다.“내일은 병원에 가지 마.”“응? 왜요?”고은영은 몽롱한 상태로 배준우의 목소리에 담긴 이상한 기색을 이해하지 못했다.배준우가 말했다.“요즘 일이 좀 있으니까 너 혼자서 란완리조트를 나가지 마. 병원에는 민초희가 돌보고 있으니까 문제없어.”“무슨 일인데요?”배준우의 일이 있다는 말에 고은영은 바로 경계했다.배준우가 말했다.“큰 일은 아니니까 긴장하지 마.”그녀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해놓고 이런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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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그럼 다음 김영희는 아무런 온기도 없는 시선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다.진정훈의 눈빛도 어두워졌다.진유경은 숨 막힐 듯한 분위기 속에서 입을 열었다.“할머니 하지만 둘째 오빠가.”“앉으라고 했잖아. 이 집에서 나가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야.”“그럼 누구라고 생각하세요?”진정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제 할머니라고 부르지도 않았다.모든 일을 알고 난 뒤 지금 진정훈의 마음속에서 김영희는 비록 어른이긴 했지만 더 이상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김영희는 진정훈의 비웃음 섞인 말투를 듣더니 호흡이 거칠어졌다.“너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감히 네가 날 화병으로 죽게 하려는 거야?”“죽어요? 무슨 일이 생겨도 남을 끌어들이고 자기 며느리조차 제대로 대하지 않는 악한 사람이 어떻게 죽을 건데요?”진유경과 김영희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뒤따라오던 진호영도 진정훈의 무례한 말을 듣고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형. 무슨 말 하는 거야?”‘이게 형이 할 말인가? 이건.’진호영의 목소리를 들은 진정훈의 가슴 속에서는 분노가 불길처럼 솟아올랐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진정훈은 진호영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왔다.마치 바보처럼 자기 엄마와 여동생에 대한 모든 감정을 진성택의 첫사랑 딸에게 바쳤다.지금 와서 그 모든 것을 돌아보면 웃음거리일 뿐만 아니라 용서할 수 없는 비극이었다.진성택은 진정훈이 돌아온 것을 알고 또 일이 터질까 봐 서둘러 내려왔다.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이 하루 동안 진성택은 진정훈이 모든 것을 알게 됐다고 확신했다.그렇지 않으면 어젯밤 진정훈이 그런 태도를 보일 리가 없었다.진성택은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 일은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진정훈의 무례한 말을 듣자 진성택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이 망나니 자식이 감히 집에서 누가 그런 말을 하라고 허락했어?”진정택은 가슴을 들썩이며 말했다.그의 말투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진호영은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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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한순간에 김영희는 분노하며 앞에 놓여 있던 컵을 집어 들어 진정훈에게 던졌다.“이 못된 놈 당장 꺼져.”컵은 정확하게 진정훈의 이마에 맞고 떨어졌다.순간 그의 이마에 상처가 나며 피가 줄줄 흘렀다.진호영은 이 광경을 보고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형.”“그래도 이제 모두가 당신의 본모습을 보고 진유경과 당신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됐네요?”피를 흘리면서도 진정훈은 물러서지 않고 계속 공격적인 말들을 뱉어냈다.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날카로웠다.진정훈이 모두라고 말하는 걸 들은 김영희는 원래 안 좋았던 표정이 더욱 분노로 가득 찼다.진호영과 진유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할머니와 진정훈을 번갈아 쳐다보았다.특히 진유경은 더욱 혼란스러웠다.“오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리 엄마가 할머니랑 무슨 관계가 있겠어?”“그래. 어떻게 관계가 있겠어? 아무 관계도 없으면서 자기 친손자를 돌보지 않고 입양한 손녀를 그렇게 잘 돌본 게 말이 되는 걸까?”진유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심지어 자기 친손녀 샘플까지 손대면서?”진정훈의 모든 질문은 이 순간 하나같이 공격적이었다.진성택은 계단 입구에서 분노의 목소리를 외쳤다.“그만해.”“그만해요?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어요? 아니면 아버지는 직접 말할 용기도 없으시고 직면할 용기도 없으신 거예요?”“너.”진성택은 너무 화가 나서 눈앞에 깜깜해지는 것 같았다.‘이 망나니 같은 놈이 정말 계속.’진정훈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소리는 온 거실에 울려 퍼졌고 더욱이 조롱의 뜻이 가득 담겨 있었다.김영희도 지금 마음이 편치 않은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그녀의 눈빛은 마치 진정훈을 찢어버리기라도 하듯이 증오로 가득 차 있었지만 또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는 듯했다.“지금 당장 서재로 와.”진성택은 진정훈이 더 이상 여기서 헛소리하지 못하도록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진정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진성택을 한 번 바라봤다.그 유달리 싸늘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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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하지만 최근 진정훈이 진유경에게 보인 태도 변화를 보면 진호영도 뭔가 불길한 예감이 느껴졌다.진성택은 이미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진정훈이 들어오고 뒤따라 진호영이 들어오는 것을 본 진성택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진성택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도대체 얼마나 더 난리를 치려는 거니?”지금도 진씨 가문은 너무나 혼란스러운 상태였다.오늘 하루 종일 진성택은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진윤은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진성택도 진윤이 평생 자기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집안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이에 진성택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진윤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이제 진정훈도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진성택은 마지막으로 진호영은 모르길 바랐다.“호영아 넌 나가 있어.”진성택이 엄숙한 말투로 말했지만 진호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진정훈과 진성택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 생겨난 불길한 예감이 더욱 선명해졌다.이 집안이 완전히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진호영이 돌아서기도 전에 진정훈의 비웃음 가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나가? 왜 호영이를 내보내세요?”“진정훈.”“박경숙이 아버지한테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처음부터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셨어요?”“그만해.”진성택의 얼굴은 다시 창백해졌다.진호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순간 숨이 막혔다.박경숙이라는 여자의 이름이 조금 익숙했다. 그 순간 진호영은 박경숙이 누구인지 생각해 냈다.박경숙은 김씨 가문의 며느리였고 여러 해 전에 사망했다.진호영이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 장례식이 너무나도 성대했기 때문이다.진성택의 분노에 가득 찬 모습을 보며 진정훈은 웃음을 터뜨렸다.이 순간 진정훈의 웃음소리에는 조롱의 뜻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만해요? 어떻게 그만할 수 있겠어요? 진성택 당신이 지금 얼마나 역겨운지 알기나 해?”진성택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첫사랑의 딸이라니. 그렇게 첫사랑을 사랑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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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진정훈은 분노에 찬 채로 계단을 내려왔다. 그의 이마에 흐르는 피는 더욱 보는 사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김영희는 계속 진유경을 달래고 있었다.예전에는 이런 장면을 보면 진정훈은 김영희가 워낙 마음씨가 책해서 자기 친손녀도 아닌 아이를 애지중지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런 장면을 보니 정말 웃겼다. 진유경은 진정훈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놀라서 김영희의 품으로 더 깊이 숨었다.“오빠.”“앞으로 그 호칭을 네 입에서 듣고 싶지 않아.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진정훈의 말을 들은 김영희는 화를 내며 말했다.“이 못된 놈이.”“그리고 여기서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내일 내가 돌아왔을 때는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진정훈은 무섭고 차가운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진유경은 그의 차가운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 덜덜 떨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김영희에게 물었다.“할머니 오빠가 정말 날 버리는 거예요?”진유경은 자기가 샘플을 건드린 것이 이렇게 큰 후폭풍을 가져올 줄은 몰랐다.그녀는 단지 그 아이가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았을 뿐이다.진유경은 이 집을 잃는 것이 두려웠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가족들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할머니 어떡해요? 오빠가 절 이 집에 두지 않겠대요. 오빠가 정말 날 버렸어요.”진유경은 계속 울면서 이제는 정말 공포에 떨었다‘그 샘플의 주인은 누구야? 대체 누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진유경은 마음속으로 원망하면서 생각했다.비록 아직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진유경은 이미 마음속으로 그 아이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무서워하지 마. 할머니가 있잖아. 그 녀석은 감히 널 어떻게 하지 못해.”“하지만 오빠가.”여기까지 말한 진유경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방울방울 흘렸다.진정훈이 김영희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보니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존경하지도 않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유경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김영희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괜찮아. 넌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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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진씨 가문은 지금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고은영 쪽도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량천옥의 일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고은지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일치한 골수를 기다리는 과정은 정말 고통스러웠다.게다가 멀리 매하리에 있는 안지영은 부상을 입었다.“윽 아파.”항상 강인했던 안지영은 이 순간 바닥에 주저앉으며 고통에 떨고 있었다.장선명은 안지영의 다리가 돌에 베어 피가 나는 것을 보고 바로 자기 셔츠를 벗어 그녀의 허벅지에 꽉 묶어줬다.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일사천리로 상처를 처치했다.하지만 다리를 감싸는 응급 처치 과정에서 안지영은 생명을 잃는 것처럼 힘들어했다.“핸드폰에 신호가 없어.”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장선명이 끔찍한 소식을 전했다.장선명은 이번에는 이곳에 관광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 왔고 오늘은 팀과 따로 움직였다.안지영과 장선명은 가는 길 내내 지리적 위치를 기록하고 있었다.역시 매하리의 풍경은 정말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안지영은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이 팔려 발밑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완전히 잊고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요?”그녀는 정말 아팠고 이제는 걷는 것도 할 수 없었다.장선명이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해 보니 해가 지기까지 이제 30분 정도 남아 있었다.방금 안지영이 다치지 않았다면 산에서 내려갈 시간은 충분히 맞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둠 속에서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해가 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가야 해.”장선명이 말하자 안지영도 그제야 해가 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산속 상황은 그들도 잘 모르지만 밤에는 언제든지 눈이 내릴 수 있는 매하리의 특성상 기온이 현저히 낮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지금 안지영은 다리가 너무 아파서 일어서는 것도 힘들었다.그녀가 불쌍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바라바자 장선명은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업혀.”“근데 선명 씨도 오늘 많이 지쳤잖아요?”안지영은 울먹이며 말했다.오늘 그들은 하루 종일 산을 돌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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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늑대였다.그들은 늑대를 만난 것이다. 그것도 두 마리나 눈앞에 있었다.“장선명 씨.”안지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장선명의 목을 더욱 꽉 껴안았다.‘헉 왜 이런 상황을 마주한 거야? 혹시 내가 부상을 당해서 피 냄새를 맡고 온 거야?’장선명은 고개를 숙여 떨고 있는 안지영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장성명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무서워?”“어떻게 무섭지 않을 수 있어요?”안지영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장선명이 말했다.“일어설 수 있어?”안지영의 떨리는 목소리와는 달리 장선명의 목소리는 여전히 침착했다.안지영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나 일어설 수 있어요.”지금 이 상황에서는 설 수 없어도 서야 했다.장선명이 말했다.“그럼 천천히 일어서 봐.”“알겠어요.”안지영은 무서워 온몸을 떨면서도 최대한 침착하게 천천히 땅에 서려고 했다.두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안지영은 상처가 벌어지면서 피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이에 앞에 있는 두 마리 늑대의 눈빛이 더욱 번쩍였다.공포에 질린 안지영은 무의식적으로 장선명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서로가 짐이 되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안지영은 내밀었던 손을 다시 거두고 두 주먹을 꽉 쥐고서는 최대한 침착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장선명은 안지영을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별일 아니야.”별일 아니라고 말했지만 안지영은 이미 긴장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이게 별일이 아니라고? 이건 늑대라고. 개를 만난 게 아니라.’그러나 장선명이 이렇게 말하니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난 선명 씨를 믿어요.”두 마리의 늑대는 천천히 앞발을 굽히며 공격 태세를 취했다.안지영은 그 모습을 보고 급히 몸을 숙여 허겁지겁 땅에서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그러나 그녀가 몸을 숙이자마자 두 마리의 늑대가 그들 쪽으로 뛰어왔다.그 순간 안지영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것 같았다.안지영은 본능적으로 손에 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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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장선명이 늑대가 이미 죽었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큰 충격을 받은 안지영은 여전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안지영은 천천히 장선명의 품에서 벗어났고 그제야 장선명의 팔이 심하게 다친 것을 발견했다.아마 방금 장선명이 그녀를 밀쳐내면서 늑대에게 물린 것 같았다. 상처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만약 장선명이 안지영을 밀쳐내지 않았더라면 늑대가 덮친 것은 분명 그녀였을 것이다.안지영은 눈앞이 더욱 흐려졌다.“피 나요.”‘피가 너무 많이 나.’장선명은 안지영이 흐느끼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지금 울 때가 아니야. 우리 빨리 여길 떠나야 해. 피 냄새가 다른 짐승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 근처에 또 다른 늑대가 있을 수도 있고. 만약 늑대 무리를 또 만나면 우린 오늘 끝장이야.”늑대 무리라는 말을 듣자 안지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두 마리 늑대만으로도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만약 늑대 무리를 만난다면 정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그럼 우리 빨리 가요.”“업혀.”그렇게 말하며 장선명은 이미 그녀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그녀를 업고 산에서 내려가려 했다.안지영이 말했다.“안 돼요. 선명 씨 지금 팔도 다쳤잖아요.”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비록 그녀의 다리에서는 지금도 피가 흐르며 고통이 느껴졌지만 장선명도 다친 상황이었다.장선명이 말했다.“빨리 업혀. 우린 최대한 빨리 산에서 내려가야 해.”“아니. 나 혼자 갈 수 있어요.”안지영은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걸을 수 있다고는 했지만 살짝만 움직여도 다리에서 고통이 심하게 느껴졌다.하지만 지금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장선명이 다쳤으니 그녀는 스스로 걸어야 했다.“정말로 걸을 수 있어?”“걸을 수 있어요.”안지영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장선명이 그녀를 붙잡았다.“그럼 가자.”“네.”두 사람은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이 위험한 곳을 떠나야 했다.그러나 안지영은 고통이 심해 걸음이 너무 느렸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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