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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그럼 다음 김영희는 아무런 온기도 없는 시선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다.

진정훈의 눈빛도 어두워졌다.

진유경은 숨 막힐 듯한 분위기 속에서 입을 열었다.

“할머니 하지만 둘째 오빠가.”

“앉으라고 했잖아. 이 집에서 나가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야.”

“그럼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진정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제 할머니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모든 일을 알고 난 뒤 지금 진정훈의 마음속에서 김영희는 비록 어른이긴 했지만 더 이상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김영희는 진정훈의 비웃음 섞인 말투를 듣더니 호흡이 거칠어졌다.

“너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감히 네가 날 화병으로 죽게 하려는 거야?”

“죽어요? 무슨 일이 생겨도 남을 끌어들이고 자기 며느리조차 제대로 대하지 않는 악한 사람이 어떻게 죽을 건데요?”

진유경과 김영희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뒤따라오던 진호영도 진정훈의 무례한 말을 듣고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

“형. 무슨 말 하는 거야?”

‘이게 형이 할 말인가? 이건.’

진호영의 목소리를 들은 진정훈의 가슴 속에서는 분노가 불길처럼 솟아올랐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진정훈은 진호영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왔다.

마치 바보처럼 자기 엄마와 여동생에 대한 모든 감정을 진성택의 첫사랑 딸에게 바쳤다.

지금 와서 그 모든 것을 돌아보면 웃음거리일 뿐만 아니라 용서할 수 없는 비극이었다.

진성택은 진정훈이 돌아온 것을 알고 또 일이 터질까 봐 서둘러 내려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

이 하루 동안 진성택은 진정훈이 모든 것을 알게 됐다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젯밤 진정훈이 그런 태도를 보일 리가 없었다.

진성택은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 일은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진정훈의 무례한 말을 듣자 진성택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이 망나니 자식이 감히 집에서 누가 그런 말을 하라고 허락했어?”

진정택은 가슴을 들썩이며 말했다.

그의 말투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진호영은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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